충남역사문화연구원, ‘충남인 100년 전 생활상’ 특별사진전
유관순 열사 영명학교 재학 1915년 여학생 단체사진 ‘주목’

1915년 7월 영명학교 여학생과 교사가 함께 찍은 사진. 원 안이 유관순 열사로 추정되는 인물.

근대기 충남도민의 삶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사진이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빛을 봤다. 특히 공주 영명학교 재학 시절 유관순 열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함된 사진도 있어 주목된다.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원장 박병희, 이하 연구원)은 28일 오후 2시 충남역사박물관에서 ‘충남인의 100년 전 생활상’ 특별 사진전을 개막했다.

다음 달 29일까지 여는 이번 특별전은 논산 출신으로 언론계에 몸 담았던 임연철 박사가 ‘이야기 사애리시’를 집필하며 지난해 미국 드루대 감리교 문서보관소 현지조사에서 다량의 충남 관련 사진자료 등을 발견함에 따라 기획했다.

사애리시 여사는 1900년부터 39년 간 공주를 비롯한 충남 지역에서 활동한 캐내다 출신 감리교 선교사로, 실제 이름은 앨리스 H. 샤프(1871∼1972)다. 그는 천안 지역 선교 활동 중 유관순 열사를 만나, 유 열사를 영명학교에서 교육시킨 후 서울 이화학당으로 편입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전시 사진은 1900년대 초반 사애리시 여사를 비롯한 미국 선교사 등이 충남에서 활동하며 촬영한 사진 중 일부다.

임 박사가 드루대 자료 열람 중 휴대폰으로 재촬영한 사진과 연구원이 드루대에서 직접 받은 원본 스캔 디지털 사진 등 120장으로, 대부분 이번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915년 7월 영명학교 여학생과 교사가 함께 찍은 사진이다. 1902년 천안에서 태어난 유 열사는 13세인 1914년 공주 영명학교에 입학한다. 유 열사는 2년 동안 영명학교를 다닌 후 1916년 이화학당 보통과 3학년에 편입한다.

연구원은 이 사진 속에 유 열사가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로 촬영 시기가 유 열사의 영명학교 재학 시기와 겹친다는 점을 들었다.

사진 속에 유 열사의 영명학교 입학과 이화학당 편입을 추천한 사애리시 여사가 담겨 있는 점도 근거로 내놨다.

박병희 원장은 “전문가를 통해 수형복 입은 유 열사의 얼굴과 사진 속 학생들 얼굴을 대조한 결과, 유 열사로 추정할 수 있는 인물이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며 “그러나 10대 중반에는 얼굴과 체형 변화가 크기 때문에 두 사진 만으로 특정 인물을 지목하고 공개하기에는 곤란하다고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았다. 추후 과학적인 비교 연구를 통해 유 열사를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919년 2월 15일 공주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행사 ▲마을 입구 장승, 솟대, 서낭당 ▲굿하는 모습 등 민속 사진과 ▲공산성 공북루 ▲공주 옛 충남도청 정문 ‘금남루’ ▲논산 관촉사와 석조미륵보살입상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 등 유적사진, ▲볍씨 뿌리는 농민 ▲새참 먹는 농민 ▲벼 타작 농민 ▲공주 잡화점 ▲공주 금강 나룻배 ▲압록강 인근에서 벤 통나무를 실어 나르는 마차 ▲승용차를 구경하는 모습 등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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