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 방식으로 결정된 대전도시철도 2호선은 아직도 기본계획의 승인 과정에 있는 상태다. 기본계획을 변경하고 있는 중이다. 기본계획이 확정되면 실시설계와 차량시스템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트램 건설에 따른 문제점을 점검하여 지금이라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지난 주 대전시에서 열린 '대전트램 세미나’에선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토론회에선 서민호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의 발표가 주목을 받았다. 그는 당초 지하철이나 고가철도 방식을 전제로 추진된 노선을 그대로 트램 노선으로 옮겨 온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고가(高架)나 지하철 방식으로 가능하지만 트램 방식으로 어려운 점이 있는 데도 이를 감안하지 않고 그냥 노면 위에 앉히는 방식으로 바꾼 데 따른 문제를 우려했다.

서 위원은 "트램사업을 추진하면 기존 차로의 노폭이 줄어들게 돼 있는데 노선 주변으로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 수요가 집중되면서 심각한 교통 혼잡과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대전에는 120여개 주택재개발 재건축 주거환경개선 사업이 계획돼 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2호선 주변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더 심각한 교통난이 우려된다는 게 서 위원의 지적이다.

빅데이터 기법 동원 트램 운행 시뮬레이션 해보자

트램 방식으로 기대하고 있는 ‘도시재생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표가 붙어 있다. 대전시에서 진행중인 10 곳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 중 7곳이 트램 노선 인접 지역에서 추진중이지만 트램 사업에 대한 반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원도심 오정동 유천동 유성온천역 등지의 뉴딜사업은 트램 도입을 상정한 전략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서 위원은 지적했다.

대전 2호선 트램은 예상처럼 심각한 교통혼잡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고, 트램으로 덕을 보려는 도시재생 사업과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서 위원의 지적이다. 교통혼잡과 도시재생 두 가지 과제는 대전 트램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점이다. 트램 건설로 승용차 출입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는 우송대 통과 구간 등은 큰 난제다. 오직 트램만 통과하는 구간이 된다면 이곳이야말로 ‘트램형 도시재생’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인데 그게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대전 시민들은 트램이 우리집 부근을 통과하면 편해지는 것은 무엇이고 불편해지는 것은 무엇인지, 득이 얼마고 실은 얼마인지 트램이 건설되기 전에 충분히 알 권리가 있다. 부동산 등의 반응을 보면 지금은 그렇지 못한 상태다. 대전시는 이제라도 트램이 실제 운행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알아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빅데터 분석 기법 등을 활용하면 트램 운행 시뮬레이션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대전시는 왜 그런 건 안하는지 모르겠다.

2호선은 트램방식으로 건설한다는 계획만 결정된 것이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건설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장점은 늘이고 단점은 보완해야 한다. 전문가는 물론이고 보다 많은 시민들에 의견을 구해야 한다. 이번 트램 세미나는 대책없이 트램을 깔았다간 큰 문제가 될 것이란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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