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전국 최초 난개발 예방 조례 '제동'
세종시의회, 전국 최초 난개발 예방 조례 '제동'
  • 한지혜 기자
  • 승인 2020.10.23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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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 지자체 재량권 강화
국정감사서도 언급된 난개발, 상임위 조례 보류

세종시의회 전경.
세종시의회 전경.

이춘희 세종시장이 난개발 방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세종특별자치시 산지전용허가기준에 관한 조례안’ 제정이 보류됐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조례 제정 사전 미보고, 개인의 경제활동 위축 등을 이유로 조례안 상정을 반려한 것.  

23일 시의회에 따르면, 이번 조례안은 산업건설위원회 소관 회의에서 보류돼 이날 임시회 본회의에 미상정됐다.

해당 조례안은 올해 6월 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마련됐다. 정부는 지역 여건 상 산지 이용·보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시, 지자체가 조례로 산지전용허가지준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부여했다.

시는 이 시행령 개정에 발맞춰 전국 최초로 조례 제정을 추진해왔다. 조례에는 산지전용허가기준 중 표고, 평균경사도, 입목축적에 대한 사항을 세부 사항을 규정하고, 허가 시 적정성 자문을 위한 산지관리위원회를 두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표고는 산지관리법령에 명시된 50% 미만에서 40% 미만으로, 입목축적은 ‘산지관리법에 따름’ 조항에 의거 150% 이하를 적용하고 있었으나, 100% 이하로 조정하는 게 골자다.

입목축적의 경우, 서울은 30%, 부산 80%, 인근 대전은 25%를 적용하고 있다. 세종과 상황이 비슷한 거제시는 이미 2년 전 100% 이하로 개정해 운영 중이다. 

시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세종시 건설지역 주변 비도시지역의 무분별한 난개발과 산지훼손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산림자원 보전을 위해 지역 여건에 맞는 산지전용허가기준 조례 제정은 필요한 조치다. 최근 북부권 지역가지 난개발로 인한 환경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편법 난립에도 조례안 '보류' 왜?

이명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이 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세종시 난개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이명수의원실)
이명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이 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세종시 난개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이명수의원실)

이번 조례는 버섯재배사 등으로 허가를 받아 부동산 개발을 진행하는 편법적 움직임을 사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시에 따르면, 최근 허가를 받은 버섯 재배사 23건 중 정상 준공된 곳은 5건에 불과하다.

시는 대부분 농업인 요건만 갖추고 사실상 부동산 개발 목적으로 허가를 받은 곳이 대부분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개발 가능한 면적까진 주택 등으로 개발하고, 불가능한 농림 지역은 버섯재배사를 이용해 개발 수단으로 삼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시 산림경영담당 관계자는 “실제 23건 중 정상적으로 버섯재배사로 준공된 건 5건이고, 나머지는 원상복구를 진행 중에 있다. 이중에서 일부는 그 사이 타 용도로 전용 허가를 받은 경우도 있다”며 “이번 조례가 제정되면 기존 허가 건을 비교해 봤을 때 57%는 걸러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채성 산건위원장은 지난 19일 열린 상임위 회의에서 “중요한 조례를 제정하는데 의회와 소통 논의가 없었다. 최소한 위원장에게 와서 논의 보고 했어야 하지 않느냐. 관련 전문가나 업체 의견 청취도 없었다”며 “조례 규정 강화에 따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손현옥 의원도 "세종시가 난개발 압력을 상당히 많이 받고 있는 있는데, 이 시점에 선제적으로 잘 대응하는 조례라고는 생각한다"면서 “다만 (조례 제정이) 크게 영향이 없다고는 하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 개인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말씀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 난개발 문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이명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충남 아산시갑)은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개발돼야 하는 도시”라며 “전국 최초로 성장관리방안이 도입됐으나 난개발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난개발에 대한 시 차원의 법적·행정적 제재 방안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난개발 관리 방안을 강화하고, 종합대책 수립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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