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우리 땅, 영웅바위는 당진 땅 ③(최종회)

역사 속 숱한 애환을 간직한 당진의 영웅바위(당진시 신평면 매산리 앞바다)가 지난해 6월 당진의 향토유적으로 지정됐다. 당진의 향토유적이라 함은 영웅바위가 당진에 속한 당진의 보물임을 입증한 것이다. 하지만 영웅바위는 최근 경기도와 충남도 간 도계분쟁에 휘말려 불우(不虞)의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 바위가 이름처럼 당진의 ‘영웅’역할을 하려면 오랜 세월 당진의 앞바다를 지켜온 수호신임을 만방에 알려야 한다. 태평양 한 가운데 홀로서서, 늠연한 모습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는 독도처럼 영웅바위도 당진땅을 수호하기 위해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당진 땅에 대한 권리와 수호의무는 당진시만이 나설 문제는 아니다. 충남도가 당진시를 품고 있기에 당연히 충남도민 전체가 나서 영웅바위를 지켜야 한다. 이번 3회를 마지막으로 당진시 영웅바위 재조명작업을 마친다. 그동안 취재에 협조해 준 당진시와 당진시 문화관광과에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편집자).

 

(도계분쟁의 상징석이 된 영웅바위)

삼국시대부터 당진의 관할권에 있었던 영웅바위가 조선시대(말기)로 들어오면서 조금씩 지역 간 경계가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영웅바위에 대한 자료가 희박하다보니 경계를 구분한 지도나 단문의 기록들을 살펴 유추해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영웅바위는 현재 당진에 주소지를 두고 있으며 당진이 실효적 지배를 하는 엄연한 당진 땅이다. 거친 바다위에서 장구한 세월 당진과 함께 살아왔던 영웅바위를 놓고, 이제 와서 ‘자기네 땅’이라고 설왕설래하는 것은 바위에 대한 모독이다.

거친바다와 싸우며 영웅바위 주변에서 조업을 하는 당진의 어민. 어부의 뒤로 아스라이 영웅바위가 보인다.
거친바다와 싸우며 영웅바위 주변에서 조업을 하는 당진의 어민. 어부의 뒤로 아스라이 영웅바위가 보인다.

실제로 영웅바위는 가장 최근인 2004년 헌법재판소가 충청남도 당진 땅임을 확정한바 있다. 장구한 세월 당진의 어민들이 영웅바위 일대에서 어업활동을 하고 그들의 활동을 당진시가 보호·지원해 왔음을 인정한 것이다.

당진어민들의 생계터전인 영웅바위가 최근 매립지를 놓고 경기도와 충남도가 분쟁을 벌이고 있다. 당연히 당진 땅임을 알고, 당진해역 내에 매립지를 조성하고, 당진시가 실효적 관리를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평택시는 2015년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을 두고 영웅바위가 자기네 땅일 수도 있다고 우긴다.

그들은 영웅바위가 대진 한복판에 있고 대진이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의 대진과 원정리의 한나루, 당진의 한진포구 등과 지명을 공유하니 과거의 대진이 지금의 어디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혼란을 야기하며 교란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자신이 사는 평택이 과거 충청도에 속한 지역이었음을 잊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1914년 지역 통폐합을 하기 전까지 평택이 충남도에 속했다는 사실, 그리고 평택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 역시 충청도 방언에 근거한다는 사실을 얼마나 아는지 모를 일이다. 평택이 지금까지 충남에 속했다면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조들이 오랫동안 살던 충청도가 어느 날 경기도에 속하게 되었다고 손바닥을 뒤집어 고향을 비난하는 형국이다.

영웅바위의 경계를 놓고 혼란을 야기하는 지도와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 임하필기 정도이다. 이 기록은 대진을 평택, 당진, 아산을 포괄하며 심지어는 평택의 수리골을 배후지로 표기하기도 했다.

더구나 대동여지도를 잘못 이해하고 잘못 기록한 어떤 내용에는 지금의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를 대진으로 표기하고 당진의 한진은 누락시켜 도계분쟁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동여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웅바위는 분명 지금의 당진과 충남에 속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 대동여지도 참조). 1914년 가장 최근에 기록된 조선총독부 지도에는 영웅바위에 대한 월경지 경계를 더욱 확고히 해 영웅바위가 당진에 속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동여지도. 빨간 원 위로 점선 위쪽은 평택, 아래쪽이 당진관할이다.
대동여지도. 빨간 원 위로 점선 위쪽은 평택, 아래쪽이 당진관할이다.

 

1914년 조선총독부 지도
1914년 조선총독부 지도

당진시 문화관광과 남광현 문화재팀장에 따르면 평택시에서 만호리를 대진으로 주장하며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당시 당진에도 만호부가 있었으며 당진에 속한 난지도인근에도 유수격에 해당하는 만호가 있었다.

남 팀장은 “당시 만호부가 있던 당진의 지형은 유지되고 있지만 평택의 만호는 개발로 사라져 흔적도 없다”며“당시의 유적을 발굴하는데도 당진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영웅바위가 충남 당진에 속한 고유영토로서 잔잔히 살아왔던 세월에 차가운 얼음냉수를 끼얹은 장본인은 경기도와 평택시이다. 그들은 헌법재판소의 확정을 뒤집고 2015년 도계분쟁을 재 점화했고 최종 대법원의 판결만 남겨두고 있다. 그들은 힘을 앞세워 남의 땅을 가로채려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영웅바위를 품고 살았던 역사가 일천하다. 그들이 자신의 주장을 확고히 하려면 위와 같은 역사적 증거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들이 억지를 부리면 부릴수록 벌집만 쑤셔놓는 모양새가 된다. 화가 난 땅벌이 누구를 공격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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