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자간담회서 중기부 세종시 이전논리 반박
“이전 막아낼 수 있도록 총력” 이례적 화법 ‘주목’

허태정 대전시장이 20일 오후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세종시 이전과 관련해 "몹시 서운하다"는 감정을 드러내며 “(이전을) 막아낼 수 있도록 시장으로서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강력한 유감"이라며 조목조목 중기부 주장에 대한 반박을 담은 대전시장 명의 입장문도 발표했다. 

이날 허 시장 발언은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황운하 의원(대전 중구, 민주) 질의에 세종시로 청사 이전 필요성을 강조한데 이어 최근 행정안전부에 이전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이전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데 대한 대응조치 성격으로 풀이된다.

허 시장은 20일 오후 시청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 동안 이전설이 나오는 과정에 청와대와 총리실, 해당 주무부서에 비공식적으로 반대의견을 계속 밝혀왔고, 오늘도 진영 행안부 장관과 통화에서 중기부 세종 이전의 부당성을 설명드렸다”며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이어 정치적 해법을 강조했다. 그는 “중기부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비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웠다”며 “더불어민주당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부탁드렸고, 박영순 시당위원장이 이 문제를 지역 국회의원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장관 등 중기부가 사무공간 부족을 세종시 이전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것과 관련해 허 시장은 “현 둔산 청사의 부지 자체에 굉장히 여유가 있다”며 “공간적으로 놓고 보면 지금 정부대전청사에 있는 부지 내에서 신축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반론을 폈다.  

중기부가 대전청사와 세종청사의 ‘물리적 거리’를 두고 행정비효율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거 과천청사와 중앙청사 사이 거리와 시간보다 훨씬 짧게 걸리는 것을 보면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의사 결정도 화상 회의로 결정하고 있기에 중기부가 이전하는 것이 이 시점에 타당한가에 대해 매우 부정적,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장관은 지난 8일 국정감사를 받으면서 중기부 세종시 이전 필요성에 대해 사무공간 부족과 행정비효율 등 두 가지를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운 바 있다. 

허 시장은 끝으로 “서울에 있는 기상청이나 방사청 등이 아니라 대전에 있는 중기부 먼저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것은 국가균형발전 이라는 근본 취지와 정부 정책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중기부 승격시 얼마나 많은 대전시민들이 응원을 했나. 이제 떠나겠다는 것은 몹시 서운하다”는 감정도 드러냈다. 

한편, 이날 허태정 시장 발언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허 시장은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은 우회적 화법을 즐겨 사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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