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국감서 양승동 사장에 설립계획 보고 주문
재정적자 이유 들어 설립 지연 불가피할 듯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KBS충남방송국 설립 지연이 21대 국회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1년 충남 내포신도시 내 건립 부지를 마련해 놓고도 이 땅을 9년째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감에서 KBS재정악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충남방송국 설립’ 주장에 힘이 실리지 못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갑)은 지난 15일 KBS국정감사에서 양승동 사장을 상대로 충남방송총국 부재를 지적했다.

“충남, 일도일국(一道一局) 유일하게 제외”
KBS “적자 줄이기 어렵다”..설립 지연 불가피할 듯

조 의원은 먼저 “지역 국(局)을 통폐합하는 기능 조정을 하는 마당에 어떻게 비칠지는 모르겠다”며 “충남은 일도일국(一道一局)이라는 기본 틀에서 유일하게 제외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학생이 줄어드는데 학교가 왜 필요한가’라는 말이 있다. 실제 일부지역은 통폐합되기도 한다. 또 특정지역에서는 학교설립 수요가 생긴다”며 “그런 것처럼 지역 차이에 따라 어떤 경우는 기능조정을, 어떤 경우는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 “(양승동 사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충남방송국 설립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국정감사를 마치는 대로 직접 주도해 충남방송총국 설립계획을 수립·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양 사장은 조 의원 발언에 앞서 "지난해 759억 원 적자였고, 올해도 그에 못지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세 차례 긴축을 통해 예산을 300억 원 줄였으나, 적자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수신료 인상 문제에 관심을 당부했다. 

때문에 KBS가 조 의원에 제출할 충남방송국 설립계획에도 재정 악화를 이유로 충남방송국 설립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담길 공산이 크다. 

이날 국감에서 나온 KBS사업손익 분석표에 따르면 KBS는 2018년 585억 적자에 이어 2019년 759억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 의원실에서도 KBS는 수신료 인상 등 내부 조정을 마무리한 후 충남방송국 건립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문표 “국토균형발전 차원서 당위성 주장 필요”
KBS, 홍성 방송국 부지 매각..“지역에 투자해야”

KBS가 매입한 충남 내포신도시 내 충남방송국 설립 부지. 네이버 지도 캡쳐.
KBS가 매입한 충남 내포신도시 내 충남방송국 설립 부지. 네이버 지도 캡쳐.

홍문표 의원(홍성·예산·국민의힘)은 16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지역균형발전에 있어 방송국의 역할은 크다”며 “충남방송국 설립은 혁신도시 지정과 마찬가지로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당위성과 명분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특히 “KBS가 최근 홍성법원 앞 3만평 부지를 매각했다. 군민들은 방송국을 짓는다고 해서 부지를 여유 있게 내놓은 것인데, 이를 팔아서 중앙으로 가져간다면 결국 군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매각금을 지역에 투자하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중앙에서 보태 방송국을 설립해야 할 것”고 강조했다. 

한편 충남은 수도권 외 14개 시‧도 중 세종시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KBS방송국이 없어 지역별, 권역별 재난방송에서 소외되는 등 도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충남도의회는 지난 9월 ‘KBS충남방송국 설립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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