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오후 3시 재정비심의위원회서 '재개발 대 보존' 여부 결정

(사진 왼쪽부터)도완석 대전아트포럼 대표, 박헌오 한국시조문학회 이사장, 정명희 화가(모임 대표), 강경호 연극기획가가 13일 오전 11시 소제동 관사51호 두충나무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문화·예술인 등 주요 인사 101명으로 구성된 '대전의 근대건축물을 사랑하는 모임'이 100여 년 근대 역사를 담고 있는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촌 보존에 지지를 표했다.

모임 대표로 참석한 정명희 화백과 도완석 대전아트포럼 대표, 박헌오 한국시조문학회 이사장, 강경호 연극기획가 등은 13일 소제동 관사51호 두충나무집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제강점기 이후 대전 철도 역사를 담고 있는 철도관사촌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역 뒤편에 자리한 소제동 철도관사촌은 일제강점기 시대 철도 종사자들이 거주하던 곳이다. 당시 대전역사 주변에 100여 채의 관사가 지어졌으나 한국전쟁과 도시개발 등을 겪으며 대부분 소실됐고, 현재 31채 만이 남아있다. 

현재 관사촌 일대가 재정비 계획이 수립된 삼성4구역에 포함되면서 '재개발 대 보존' 기로에 놓여 있다. 재건축조합 측은 "낙후한 소제동에 아파트 등을 서둘러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인근 상인과 주민들로 구성된 '관사촌살리기운동본부'는 "대전 역사의 100년 뿌리인 소제동 철도 관사촌을 지켜내겠다"는 입장이다. 

동구 소제동 도로가 옆 건축물에 걸린 현수막.

정명희 화백 등 101명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역사 문화유산인 이곳을 보존해서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중요한 관광 인프라로 발전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아파트는 언제 어디라도 지을 수 있지만 한번 철거한 문화유산은 복구하거나 되돌릴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요섭 관사촌살리기운동본부장은 "소제동 보존은 지역 주민의 재산권을 침해하자는 것이 아니"라며 "최대한 관사는 보존 하면서 재개발을 해야 한다. 무분별하게 부수고 나서 아파트를 세우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완석 대전아트포럼 대표는 "이른바 '핫플레이스'가 된 소제동을 알리는 것에만 그칠 게 아니라 이 곳을 문화와 예술이 접목한 곳으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민간 예술인들이 추진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대전시가 행정 차원에서 문화·예술과 관련한 육성 프로젝트를 많이 개발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시는 오는 29일 오후 3시 옛 충남도청에서 '삼성4구역 재정비촉진계획(변경)' 결정을 위한 재정비심의위원회(2차)를 열고 소제동 철도관사촌 재개발 여부를 결론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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