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것도 기대를 하지 않는 만남이어야 한다
그 어떤 것도 기대를 하지 않는 만남이어야 한다
  • 박경은
  • 승인 2020.10.13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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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인간의 마음이 어느 정도로 연약할까? 누가 봐도 좋은 사람, 늘 배려하고 베푸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 또한 어느 누구한테 기대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것은 그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공통표현이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도 연약함은 있었다. 자신에게 취약한 부분은 ‘부탁’ 하는 것이었다. 부탁을 했고, 상대방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충분히 들어줄 수 있다고 했다. 부탁을 한 사람의 기대였을까? 부탁의 결과물을 본 순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자신의 것을 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 사건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깨졌다. 부탁을 할 때는 충분히 거절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하고, 1%라도 기대를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그럴 마음의 자세가 되지 않는다면 부탁은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어떤 관계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관계에서 기본이며 중요한 요소다. 서로 존중의 대상이 된다면 서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동시스템처럼 작동하게 된다. 그러나 서로 대화할 때는 공감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상 어려움이 닥쳤을 때 상대방의 행동이나 배려의 마음을 보면서 실망감을 느꼈을 때 그때서야 ‘아. 나와 달랐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또한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나 마음의 자세가 자기식대로 이해하고 받아드렸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실망하는 마음은 왜 생기는 것일까? 자신의 생활방식대로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인정했을 때는 그 이후의 관계는 훨씬 더 성장하게 된다. 그것은 한 쪽만의 노력이 아닌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통행이란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그 어떤 대상이 사물이 아닌 ‘사람’이어야만 되는 이유는 ‘사람’만이 성장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문득 주변 사람들의 삶을 떠올려 본다. 부와 명예에 둘러싸여 사랑이 많은 환경에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시기심과 탐욕으로 가득 찬 사람이 있다. 또한 태어나자마자 부모를 잃고 사랑이 없는 환경에서 성장하고 빈번한 버림당함을 경험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 도움 없이 건강하게 성숙한 성자와 같은 사람도 존재한다. 설령 그런 사람들이 미미하게 존재하더라도 그들의 정신적 성장이 서로 큰 차이를 가져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부터 말하면 그것은 ‘은총’이다. 어떤 사람은 불평불만이 가득한 사람으로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사랑이 많은 사람으로 태어나지는 않는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도덕을 배우고 양심을 키우고, 나름의 인품으로 자기에 걸 맞는 옷을 만들어 입기 시작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타인에게 보여주는 모습에는 존경을 받을만한 자세를 취한다. 어쩌면 상황이 그렇게 만든다. 어떤 사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결같은 자세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상황이 만든 것이 아니고, ‘나’라는 사람이 곧 ‘자신’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사는 사람도 있다.

그 누구를 막론하고 인간은 어느 정도의 삶에 대한 이해 즉 자기만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또 다른 말로 표현하면 누구나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단지 기독교, 불교, 천주교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어쩌면 종교 자체를 국한해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폭넓은 의미로 종교를 정의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도 훨씬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

우리는 어떤 사람도 완전히 만족시키지는 못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족시킬 수는 있다. 그것은 사랑이다. 자신의 이득으로 숨긴 채 가식된 사랑은 어떤 식으로든 표가 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지속하기가 어렵다. 여기서 말하는 자신의 이득에는 학위, 직위, 인맥, 경제력 등뿐만 아니라 마음(심성), 존경, 인품도 포함된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타인으로부터 존경받기 위해서, 잘 갖춰진 인품을 돋보이기 위해서 이 또한 ‘가식된 사랑’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에게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의지적으로 자신을 성찰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겉과 속이 한결같은 사람을 ‘은총의 옷을 입은 심성을 가진 사람’이라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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