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은 밤, 2020-09, 송선헌
익은 밤, 2020-09, 송선헌

1. 밤, 栗(西 + 木)은 밤나무의 열매다.
 栗은 Chestnut, 은행(Ginkgo nut), 잣(Pine nut), 개암(Hazel nut)과 같은 견과(堅果) Nut다.  
栗의 학명은 카스타네아 크레나타(Castanea crenata)다.  
栗의 대표는 과실로 먹는 밤, 약밤, 유럽밤, 미국밤 4종이다.
栗, 약밤은 평양밤이라 부르며, 알이 작고 속껍질이 잘 벗겨지며 맛이 달고 유럽밤은 알이 작고 질도 단단하지 않다.
栗 생산은 중국이 1위, 터키, 한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서 생산한다. 
栗은 가시가 많이 난 송이에 쌓여 있다.
栗은 갈색 겉껍질 안에 얇고 떫은 보늬(속껍질)가 있다. 
栗은 전분이 많고, 특히 밤죽은 소화가 잘 된다.
栗은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칼슘까지 풍부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栗은 비타민C도 풍부, 타닌(Tannin) 성분이 있어 설사나 배탈에 도움 된다. 
栗, 특히 생栗은 숙취해소에 좋다.
栗은 생, 군밤, 약밤, 죽, 찜, 한과인 율란(栗卵), 밤 조림, 밤 통조림, 김치, 막걸리, 밤식빵, 타르트, 티라미수(Tiramisu), 케이크 등에 사용된다. 
栗, 마포의 리치몬드과자점이 밤식빵을 처음 만든 곳이란다. 
栗, 돌로 구운 것이 약밤이며 군밤을 상품화한 것이 맛밤이다.
栗은 가을에서 겨울이 제철이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판다.
栗, 군밤은 칼집을 내고 구워야 밤 안쪽의 공기가 폭발하지 않고 튀지 않는다.
栗은 5분 정도 물에 담가 뒀다가 까면 부드럽게 잘 벗겨지며 밤가위로 깐다.
栗은 과자의 단맛을 내는데 자주 사용된다. 
栗, 밤꽃꿀은 색이 진하고 맛과 향이 쓰며 꿀벌이 싫어해서 생산량이 적다.
栗은 벌레(밤바구미(꿀꿀이바구미), 밤애기잎말이나방)들이 완전히 크기 전 껍질이 약할 때 밤 안에 알을 낳는다. 
栗을 물에 넣어서 떠오르면 벌레가 먹은 것이다.
栗, 밤꽃은 특별히 ‘밤늦’이라고도 하며 꽃말은 ‘호화로움’이다.
栗의 꽃, 밤꽃 냄새는 정액 냄새와 비슷하다.  
栗의 밤꽃과 정액(Sperm)의 스퍼미딘(Spermidine)과 스퍼민(Spermine)이 같은 냄새를 나게 한다.
栗의 꽃이 피는 6월! 과부 6월 넘기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栗은 충주, 공주, 청양, 부여, 광양, 순창, 임실, 하동, 산청 등에서 많이 나며 가을이면 밤 줍기 행사를 한다.
栗은 조선시대엔 구황식품(救荒食品)이었다.
栗, 일본에서는 익혀 설탕을 넣고 조려먹는다.
栗, 중국에서는 천진꿀밤을 구워 길거리에서 판다. 
栗을 넣은 약밥은 별식이며 갈비찜에도 栗이 들어가야 제 맛이 난다.   
栗, 양갱(羊羹)도 栗이 주재료다.  
栗, 이탈리아에서는 1802년 재난을 대비해 밤나무를 심었다.
栗, 스위스 산악 지대에선 밤가루로 빵을 해먹었고, 밀가루에 밤가루를 약간 섞은 빵을 관광 상품으로 팔고 있다. 
栗, 프랑스 리옹 지역에선 실크산업의 후퇴를 栗이 대신, 밤을 갈아 만든 세계적인 디저트 몽블랑(Mont Blanc, 흰산)도 파리에서 개발되었다. 
栗을 남부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는 밤을 시럽이나 설탕물로 여러 번 코팅하여 속은 부드럽고 겉은 달콤한 과자인 마롱글라세(Marron-밤 glace, 밤캔디)가 세계 3대 명과에 속한다. 
栗은 추석 때 그리고 제사에 생밤 형태로 상당량을 소비한다.
栗, 조율시리(棗栗枾梨)는 대추, 밤, 감, 배의 순서, 두 번째가 깎은 栗로 씨알이 세 개라 3정승(政丞)을 의미, 조율이시도 무관, 감 놔라 배 놔라 하기 없기.
栗, 제사 때 밤을 치는 것은 내 담당이었고 각이 지게 쳤다. 
栗을 제사에 쓰는 이유는 땅속에 들어갔던 최초의 씨밤은 썩지 않고 남아 있어 조상의 뿌리를 기억하자는 뜻이며 그래서 위패(位牌)도 밤나무로 만든다.
栗, 밤나무는 타닌 성분이 많아 보존성이 좋다.
栗의 고장 공주엔 밤국수, 밤파전, 밤만두, 밤닭(오리)백숙도 있고 천지인주조에선 달달한 밤 막걸리를 개발했다.
栗, 나는 옥광밤(玉光栗, 중부 18호)을 가장 좋아한다.
栗, 식물간 관계가 유사하거나 관계는 멀지만 비슷하게 생기면 ‘나도’, ‘너도’를 붙이는데, 울릉도만의 너도밤나무는 참나무과로 밤나무와는 다르다. 
栗, 폐백 때 던지는 栗은 자식을 정승처럼 훌륭하게 키우라는 뜻이다.
栗, 율리, 밤골, 밤실, 밤말은 모두 밤나무 동네(또는 ‘밤’이 크다는 뜻)다. 
栗, 강원 평창군 방림면 운교리 밤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98호다.
栗, 과거 신선호의 율산(栗山)그룹은 부친의 호에서 연유했다.
栗, 법률 법인과 회사 이름 등에 율촌(栗村)이라는 곳이 많다.
栗, 원효대사는 밤나무아래서 해산, 경북 경산시 암량면 율촌(栗村)이다.
栗, 율곡(栗谷)은 이이의 고향, 파주 밤골에서 유래했다. 
栗, 栗谷은 반골-방골-밤골로 되었고 밤나무를 많이 심어 밤골이라는 지명으로 굳어버린 것이다.
栗, 팝송 ‘Chestnuts Roasting On An Open Fire’는 X-mas Song이다.
栗, 딱밤(Finger flick) 맞기는 아픈 벌칙이다.


2. 밤에게서도
 겉은 아무도 뎀벼들지 못하게 날카롭고
속은 달지만 거기까진 쉽지 않은 길
가시밭을 지나고, 딱딱한 겉옷을 벗기고도
보늬가 쓰디쓴 장막을 치고 있다.
 벌초(伐草)하라는 전화가 올 때쯤이면 
生은 씹는 맛 아삭아삭, 
쪄서는 님처럼 포근, 구워서는 사탕처럼 달콤한 너
보문산 입구 보리밥집 앞에는 구운 약밤을 맛보기로 주고
동학사에선 도토리묵에 밤막걸리 한 통 시키고는
엄나무 백숙으로 천렵하는 청남가든 아저씨에게
작년엔 벌레차지였다는 玉光이 나왔는지 톡을 해봐야겠다.
 과거 각 지게 밤 치는 일은 온전히 내 몫이었는데
이젠 그것도 제사음식 대행업체에 송금으로 대신하고
산화(酸化)되던 밤도 표백제 때문인지 아니면
정성부족인지 변하지 않는 시대다.
 그래도 삶은 이어가는 것
이 밤에, 찐 옥광밤으로 
이 밤에, 사랑하는 이에게 먼저 주고 
이 밤에, 가시는 남이 아닌 내게... 반성하며...
이 밤에, 포근함은 내가 아닌 남에게... 겸손하며... 
따끈한 밤을...


송선헌(宋瑄憲) 약력

송선헌 원장
송선헌 원장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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