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 로테이션 고정, 젊고 강한 불펜, 신구 타선의 조화

최원호 감독대행의 야구가 시즌 막판 녹아들어 가는 분위기다.
최원호 감독대행의 야구가 시즌 막판 녹아들어 가는 분위기다.

오리무중에 빠진 2020시즌이 마무리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상위권에서 역대급 혼전이 계속되면서 시즌 막판까지 가봐야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내내 선두를 달렸던 NC는 후반기의 위기를 극복하고 시즌 막판 파죽의 11연승을 달리면서 2위권과의 승차를 여유 있게 벌리는 데 성공했다. NC는 21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2위권과의 승차를 무려 8경기까지 벌려 놨기 때문에 NC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은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진격의 KT는 어느덧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선두 추격에는 실패했다. 2위 자리를 지키던 키움이 최근 경기에서 하락세를 보인 틈을 타 박빙의 승부지만 결국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키움은 KT에게 2위 자리를 내주고 4위 LG와의 승차도 한 경기 차이가 되면서 다시 혼돈의 상위권을 만들고 말았다.

4위 LG는 하락세지만 치고 올라가지도, 5위권으로 처지지도 않으면서 2위권의 희망 고문을 이어가고 있다. 5위에 처진 위기의 두산은 기아와의 주말 3연전을 쓸어 담으며 4위 LG와는  한경기, 2위 KT와는 세 경기 차이를 유지하며 상위권으로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6위 기아는 5위 경쟁팀인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며 5위권 경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7위 롯데는 한화와의 주말 시리즈를 스윕하며 6위 기아를 한 경기 차이로 바짝 추격하게 되었지만 5위 두산과는 여전히 세 경기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사정권에는 있지만 급상승세를 타지 않는 이상은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할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시즌 내내 최하위를 달리던 한화이글스는 최근 경기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9위 SK와의 승차를 0.5경기 차이로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며 다시 2.5경기 차이로 밀려나며 최하위 탈출은 멀어지게 되었다.

선발 로테이션 고정하고 젊고 강한 불펜의 완성으로 투수진 안정적 운영

이제는 최하위 탈출이다. 역대 시즌 첫 100패의 두려움도 사라질 정도로 한화이글스의 경기력은 좋아졌다. 9위 SK의 하락세와 한화의 막판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시즌 첫 100패 탈출 뿐 아니라 탈꼴찌도 가능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SK의 경기력은 최악으로, 한화의 경기력은 시즌 중 최상으로 흐름이 만들어지면서 신바람을 내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이다. 다만, 지난 주말 시리즈를 내준 것은 너무나 아쉬운 장면이었다. 롯데에게 경기력에서 완벽하게 밀린 경기들이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흔들림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했다. 비록 서폴드가 피로 누적으로 두 차례 로테이션에서 이탈했었고 스피드도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로테이션을 최대한 지켜줬다. 또다시 이탈한 채드벨의 빈자리에는 김진욱과 김이환을 투입하면서 외국인 투수의 구멍을 최소화했다.

장시환과 김민우는 최고의 퍼포먼스는 아니지만 지난 시즌 보다 한층 성숙된 경기력을 보이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지켜줬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서폴드, 장시환, 김민우, 김진욱, 김이환으로 시즌을 마무리 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더블헤더와 같은 변수가 있을 시에는 젊은 선수의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막판 한화이글스의 상승세는 젊고 강해진 불펜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다. 최원호 감독대행과 송진우 투수코치의 작품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기고 있는 경기는 당연하고 박빙의 타이트한 상황에서 투입되는 투수들의 이면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8년 차 윤대경과 대졸 신인 강재민은 올시즌이 첫 시즌이라고 볼 수 있음에도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듀오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해외 유턴파 김진영과 8년 차 김종수가 박빙의 승부에서 주로 등판하고 있다. 4년 차에 접어든 박상원은 어느 상황에서든 등판이 가능한 경험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퓨처스에서 박주홍, 오동욱 등이 수혈되면서 추격조로 경험을 쌓고 있고 베테랑 안영명과 중고참 장민재는 상황에 따라 전천후로 출격을 하면서 한화이글스 불펜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최근 정우람이 등판 시 실점이 잦아지고 있지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베테랑들의 각성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어우러져 신구 조화 이루는 타선

이용규가 돌아왔다. 시즌 아웃될 것으로 보였던 캡틴 이용규가 놀라온 회복력을 보이면서 팀에 복귀했다. 이용규의 강한 의지가 크게 작용을 했을 것이고 후배들이 지켜보는 시선은 또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이용규는 유일하게 규정 타석을 채우고 있는 선수이다. 그만큼 시즌 내내 꾸준하게 출장과 함께 팀을 이끌었다는 방증이다. 자칫 규정 타석을 채우는 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을 수 있는 불명예 기록을 이용규가 막아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송광민, 이성열은 뒤늦은 장타를 치면서 팀 공격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시즌 전 베테랑들에게 팀이 기대했던 부분을 이제야 보여주고 있다. 두 선수 모두 8호 홈런을 기록하고 있기에 두 자릿수 홈런까지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진행도 8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베테랑들이 장타를 치면서 팀에 보탬이 되는 사이, 조금씩 경험을 쌓았던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노시환은 최근 타격 폼을 바꾸면서 자신이 왜 거포 유망주인지 제대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어느덧 10호 홈런을 쳐내면서 팀 내 홈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불과 고졸 2년 차 선수가 말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유격수로 포지션이 전환되면서 우여곡절을 겪었고 좋지 않은 선구안으로 인해 공격에서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국 본인이 왜 유망한 선수인지를 본인 스스로 시즌 막판에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내야의 노태형, 정기훈, 박정현 그리고 외야의 임종찬, 최인호도 적재적소에 투입이 되면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올시즌 첫 데뷔 시즌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동계 훈련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본인들의 기량을 더 갈고 닦는다면 내년 시즌에는 한화이글스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들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어렵게 개막을 맞이한 2020시즌. 팬들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많은 훈련과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부상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승리를 따내고 가을야구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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