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후보 인사청문
“검증보다 주문이 많았던 형식적 청문회” 평가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임용후보자가 28일 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에서 청문위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김재혁 대전도시공사(이하 공사) 사장 임용후보자에 대한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에서 공사 최대 현안인 유성복합터미널 건립 정상추진과 오월드 체질개선 방안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다만, 김 후보자의 임용을 전제로 한 질문이 집중되다보니 인사청문 본질인 자질과 전문성 검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28일 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위(위원장 김찬술) 위원들은 김재혁 후보자에게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좌초 원인과 향후 대책을 묻는데 집중했다. 일단 김 후보자는 좌초 원인에 대해 “1차적 책임은 도시공사에 있다”고 전제한 뒤 “민간투자 경험이 부족하고, 사업추진 과정과 절차상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향후 사업정상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취임 후 대전시와 협의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이어갔지만, 구체적 대안을 요구하는 위원들 질의에 사견을 전제로 (민관)공동개발형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도시공사가 50% 이상 지분을 갖고 금융권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 거론됐다. 다만 김 후보자는 “성남시가 이 같은 형태로 분양사업을 추진한 바 있는데, 사업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 경우에도 공기업 예타를 받아야 하기에 준비기간을 포함해 최장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내부가 안고 있는 오월드 수익구조 개선 방안 역시 청문위원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김재혁 후보자는 “코로나로 인해 입장료 수입이 급감하고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며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입장료 현실화나 수익사업 개발 등 여러 방안이 있지만, 현재로선 좀 더 근본적으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기이기에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국가정보원에서 오래 근무했던 김 후보자가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노사관 역시 청문대상이 됐다. 김 후보자는 “1984년 사기업에 입사해 입사 동기회장을 맡으면서 노조설립을 추진해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아픈 기억이 있다”며 “국정원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강성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노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대한민국 전체로 볼 때 강성노조 때문에 입는 경제적 손실에 대한 걱정이 없지는 않다”고 답했다. 

다른 지방공기업 일부가 도입한 노동이사제 도입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검토해보지 않았지만, 심도 있게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주민등록법 위반 문제도 거론됐다. 대전시 정무부시장으로 1년 남짓 일하면서 서울시 서초구에 둔 주소지를 대전으로 옮기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추궁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해 실천하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면 (주소지를) 이전하겠다”고 곧바로 잘못을 시인한 뒤 시정의사를 밝혔다.

대다수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에게 공사 사장 취임 이후 도시공사의 공적역할 강화를 주문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수익성을 내는데 매몰되기 보다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강화 등으로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주력해야 한다거나 공사 수익을 공공의 이익으로 환원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내용이 주된 주문이었다. 

때문에 의회 일각에서는 “전문성과 자질 검증을 위한 송곳 질의보다는 임명을 전제로 한 주문이 많다보니 다소 맥 빠진 청문회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를 지켜 본 동료 시의원은 “청문회가 아니라 공사 사장에게 업무보고를 받는 듯 한 모습이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인사청문간담회 종료 직후 김재혁 후보자는 청문위원들을 향해 “오늘 조언과 지적은 반드시 경영에 반영해 인사청문회 의미를 살려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특위 경과보고서가 29일 채택되면, 곧바로 취임하게 된다. 

한편 이날 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는 산건위 소속 김찬술 위원장(대덕2, 민주)과 오광영 부위원장(유성2, 민주), 남진근(동구1, 민주), 윤종명(동구3, 민주), 이광복(서구2, 민주), 박수빈(서구6, 민주) 의원 등 6명 외에 우애자(비례, 국민의힘), 우승호(비례, 민주) 의원 등 2명을 포함한 8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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