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IN충청-⑰] 충남 태안 신두리 해안 사구…3.4㎞ 모래언덕, 천연기념물 제431호
대한민국 유일 자연형성 모래사막…‘활’ ‘마더’ 등 영화·드라마·CF 등 촬영 명소

대전세종충남 지역 곳곳이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촬영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속 명대사와 인상 깊은 장면들을 회상하며 지역 관광 명소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방문객들의 오감만족은 물론 추억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촬영지 명소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 모습.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연 사막의 이국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 그 끝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평행선을 이룬 모래언덕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외국의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선명한 바람자국을 품고 있는 모래언덕 위로 바람에 흔들리는 초록빛 물결이 나타난다.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 위치한 신두리 해안사구의 모습이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사막과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오랜 시간 바다와 바람이 쌓아온 모래언덕이 선사하는 이국적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풍경을 사진에 담고자 찾는 사람들은 물론,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 위한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영화와 드라마, 각종 CF와 뮤직비디오 등 수많은 작품들의 배경이 됐다. 대표적으로 김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에서 박해일과 류승룡이 문채원을 가운데에 두고 대치한 곳이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서 김혜자 배우가 갈대숲 사이에서 춤추는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또 영화 <스캔들>의 마지막 신과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도 이곳 신두리 해안사구와 이어진 신두리 해수욕장의 백사장이 등장한다. 일부 작품들은 천연기념물로 보존돼야 하는 조건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촬영을 강행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만큼, 풍경 이상으로 자연·생태학적인 가치가 높은 곳이다.

해안사구는 바다의 바람으로 만들어진다. 바닷물 안의 모래가 조수간만의 차로 썰물 때 마르고 해풍에 실려 바닷가에 쌓여온 결과물이다. 길이 3.4㎞, 폭 0.5~1.3㎞의 신두리 해안사구는 빙하기 이후 약 1만5000년 동안 모래 알갱이 한 알, 한 알이 모아져서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속에는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한다. 두터워진 해안 사구는 넓은 백사장과 해안선을 보호하고, 지하수 저장고 역할을 한다. 그 물로 사구에는 각종 식물들이 자라고, 사계절 다른 옷을 입는다.

식물군으로는 전국 최대의 해당화 군락지, 통보리사초, 모래지치, 갯완두, 갯메꽃을 비롯해 갯방풍과 같이 희귀식물들이 분포해 있다. 이와 함께 표범장지뱀, 종다리, 맹꽁이, 쇠똥구리, 사구의 웅덩이에 산란을 하는 아무르산 개구리, 금개구리 등도 서식하고 있다.

신두리 해안사구에는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30분, 60분, 120분 길이의 산책코스도 마련돼 있다. 구의 표면은 대부분 사초로 덮여 있지만 육지 쪽으로는 방풍림이 조성돼 있고 해안 가까이에서는 해당화도 자라고 있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세트장과 벤치 등 사진촬영 포인트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신두리 해안사구의 특징과 형성과정,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의 생태들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신두리사구센터’도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현재는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사구 위 풀밭에 풀어놓은 황소 두 마리도 눈에 뛴다. 해안사구 생태환경 복원 차원에서 쇠똥구리를 되살리기 위해 충북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지난해부터 풀어놓은 소다. 

잠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바다와 바람, 모래언덕이 선사하는 이국적인 평온함에 몸을 맡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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