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코로나 종식과 협치 국회를 바라며

청양군청 제공.
청양군청 제공.

‘불효자는 옵니다.’ 코로나19는 일상을 넘어 민족 대명절 분위기까지 삭막하게 만들었다. 거리에는 이번 추석에 고향에 오지 말라는 ‘웃픈’ 현수막이 걸렸다. ‘코로나 추석’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가족 만남마저 가로막았다. 벌초는 대행으로, 추모시설은 폐쇄하거나 한정 인원만 받는다. 조상보다 산 사람의 건강과 목숨이 더 중요해졌다.

정치권도 조용한 추석을 예고했다. 해마다 봤던 역과 터미널 귀성 인사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 차원에서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한 마당에 귀성 인사를 했다 무슨 욕을 먹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변에선 “꼴 보기 싫은 정치인들 안 봐서 좋다”는 사람이 많다.

여야는 오늘도 어김없이 싸운다. 조국과 추미애 아들딸을 놓고 싸우고, 공수처를 출범하니 마니하며 싸운다. 피감기관 공사 수주 특혜 의혹과 항공사 대량해고 책임론에 탈당한 의원을 놓고 싸운다.

북한의 해상 피격으로 숨진 공무원을 놓고 공방을 시작했다. 59년 만에 4차 추경을 끝내놨으니 맘 놓고 싸워도 된단 말인가. 협치 하자면서 만날 싸우고만 있다. 협치가 아니라 유치하다.

거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말로만 협치’를 내세운다. 쪼그라질 대로 쪼그라든 국민의힘은 ‘나몰라 협치’로 일관한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데, 맞들 생각이 없으니 국민은 또 속았나 싶다. 코로나에 지치고, 정치에 지쳐간다.

국회의원 300명 중 절반(151명)이 넘는 초선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핑크색 원피스’를 입은 의원과 ‘임차인’ 발언 의원 정도가 겨우 떠오른다. 두 의원 모두 눈부신 의정활동으로 떴다고 보긴 어렵다. 20대 국회 표창원, 이철희, 금태섭처럼 ‘내부 총질’을 주저하지 않는 용자(勇者)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후보자 시절보다 당선 이후 재산이 늘었다는 초선이 도드라지는 21대 국회 현주소이다. 낡은 정치문화를 개혁하려는 주체는커녕, 특정세력의 ‘행동대장’을 자처하기까지 한다. 또 그 세력에 기대어 ‘패거리 정치’를 배워간다. 눈도장을 잘 찍어놔야 다음 번 공천장 받기가 수월하다는 걸 벌써부터 아는 걸까.

얼마나 지나야 코로나 공포와 불안에서 벗어날진 모른다. 그렇다고 명절에 부모 보러 오겠다는 자식한테 ‘불효자’라고 박대하지 마시라. 그나마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은혜와 도리를 아는 이들이다.

21대 국회는 국민들에게 ‘일하는 국회’를 약속했다. 의원들은 후보자 시절 ‘○○의 아들’, ‘△△의 딸’이라며 지역민들에게 지지를 읍소했다. 임기 시작 넉 달이 지난 지금, 국회는 제 할 일을 하고 있나.

진짜 불효는 국회가 하고 있고, 불효의 정치에 국민들 한숨 소리만 커져간다. 여러 모로 슬픈 명절 앞이다.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코로나 종식과 정치개혁을 빌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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