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원준연 교수 ‘원종린 수필문학상’ 창간호 내

원종린 수필문학상 수상작품 모음집(도서출판 이든북)이 나왔다.

지난 2011년 작고한 수필가 원종린(元鍾麟) 선생의 순정한 문학정신을 기리는 ‘원종린 수필문학상’이 해마다 시상되고 있으나 수상작을 한 권의 책으로 모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 창간호에는 원 선생의 작품 ‘구름’을 비롯해 구활(경북)의 ‘궤나소리’, 윤병화(충북)의 ‘달밤’, 류인석(대전)의 ‘천리길 흘러온 강물’ 등 전국의 수필가 작품 40여 편이 실렸다. 대전에서 나온 수필집이지만 작품 수준은 ‘전국구’다.

원종린 수필문학상은 개인이 시상하는 문학상이다. 2003년 원 선생의 후배와 제자들이 “원종린 문학상을 만들자”고 제안하자, 원 선생은 이렇다 할 업적이나 문학적 성취도 없는데 “무슨 문학상이냐”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2년 뒤 제자들이 원 선생의 등단 40주년 때 문학상 제정을 거듭 요청하면서 2005년부터 시상해오고 있다. 올해는 한상렬 수필가가 얼마 전 ‘문자향’으로 대상을 받았다.

해마다 대상 1편, 작품상 2~3편을 뽑는다. 상금은 대상 500만 원, 작품상 100만 원씩이다. 상금의 크기가 작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넉넉하지 못한 개인 문학상의 ‘거금 상금’은 순수 문학에 대한 응원 의지가 담겨 있다. 문학상 운영에 한해 1000만 원이 넘게 들어간다고 한다. 원종린 선생이 남긴 기금 2억 원으로는 부족해서 원 선생의 아들 원준연 중부대교수가 해마다 몇 백만 원씩 보태고 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상금을 되돌려주겠다는 수상자도 있고, 간혹 재정적으로 좀 거들겠다는 제안도 받지만 문학상운영위원회는 절대불가다. 문학상의 의미가 훼손될까 해서다. 위원회에는 리헌석 전대전문협회장, 김남식 수필가, 문희봉 전대전문협회장, 이규식 한남대 명예교수, 이자야 수필가, 정순진 문학평론가, 김선애 수필가, 이영옥 시인, 조성순 수필가 등의 문인들이 원종린문학상의 뜻을 응원하며 이끌어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는 리헌석 회장이 운영위원장을 맡아오다가 지금은 아들 원 교수가 이어받아 이끌고 있다.

원 교수도 선친처럼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도 냈다. 공주교교대 교수이자 수필가였던 아버지처럼 아들도 아버지의 길을 따라 가고 있다. 그야말로 부전자전(父傳子傳)이다. 젊은 문학도들도 원종린 문학상의 열정을 알아주는 듯하다. 운영위원장 원 교수는 “원종린 문학상 수상 작품들이 수필을 가르치고 공부하는 자료로 쓰인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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