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 사퇴이후 2연패..2위 수원과 승점 6점차
4위 전남과 승점 1점차..남은 7경기 성적따라 플레이오프 결정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우승을 노리던 대전하나시티즌(이하 대전)이 경기력 저하로 인해 이제는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황선홍 전 감독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진 사퇴(일각에서는 사실상 경질로 예상)한 뒤 연패에 빠지며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은 4위권 마저 어렵다는 섣부른 예상이 나올 정도다.

21일 현재 대전의 성적은 8승 6무 8패 승점 30점으로 K리그2 10개 구단 중 3위에 올라있다. 단편적으로만 보면 매년 최하위권에 머물던 대전의 현재 성적은 좋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정도 성적만 유지해도 최소 1부 승격을 노려볼 수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심각한지가 나온다. 5월 3승 2무와 6월 2승 1무 1패(컵대회 1승 포함), 7월 3승 1무 2패(컵대회 1승 1무 포함)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한때 선두까지 등극할 정도였다가 8월 들어 경기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충남 아산에게만 이겼을 뿐 나머지 4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9월 들어 첫 경기인 부천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다시한번 선두권으로 도약하는가 싶더니 돌연 황 감독의 사퇴 소식이 날아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뒤 공격적인 영입으로 실력있는 선수들이 잇따라 영입됐음에도 경기력은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지만, 황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는 축구계는 물론이고 선수단도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 결과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강철 수석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은 대전은 제주와의 승점 6점짜리 원정에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역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였던 서울이랜드와의 홈 경기에서도 1-2로 패했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의 충격이 상당했음을 객관적으로 나타낸 경기였다.

대전이 정체돼 있는 사이 선두 제주는 연승을 거두며 승점 41점을 확보해 대전과의 격차를 11점 차이로 벌렸고, 2위인 수원FC도 승점 36점을 마크하며 대전을 6점 차이로 앞서 있다. 문제는 하위권 팀들의 약진이다. 4위 전남이 29점, 5위 서울이랜드가 28점, 경남이 27점으로 대전을 바짝 뒤쫓고 있다. 앞으로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표가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대전이 내년 시즌 1부 리그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4위안에 들어야만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7경기 한경기 한경기가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뛰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전은 오는 27일 안산에 이어 10월에도 충남아산(4일)과 수원FC(10일), 부천(17일), 전남(24일), 안양(31일)을 치른 뒤 11월 7일 경남과의 일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한 듯 대전은 강철 수석코치가 맡던 감독대행을 조민국 전력강화실장에게 겸임을 맡겼다. 조 감독대행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고려대를 비롯해 여러 팀에서 감독을 지낸 경험이 풍부한 레전드이긴 하지만 대전은 잘 모른다는 단점이 있다. 대전으로 온지가 불과 얼마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동안 주로 대학팀을 이끌어 온 점도 불안한 요소로 꼽힌다.

조 감독대행은 지난 19일 홈에서 서울이랜드와 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플레이오프까지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의 호흡 문제, 체력 문제 등을 고려하면서 맞춰볼 것"이라며 "플레이오프까지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방향을 잘 잡아서 잘 대처해 보겠다"고 거듭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에 대한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자진 사퇴인지 경질인지 모르지만 애매한 시기에 황 감독이 팀을 떠난 뒤 어수선한 분위기가 경기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하나시티즌 구단 입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놓고 아무런 결실이 없는 시즌이 될 수도 있다"고 관전평을 내놨다.

선두권 다툼에서 밀려난 것도 모자라 이제는 플레이오프 진출도 걱정해야 할 대전에게 조민국 감독대행이 구세주가 될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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