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매각 홈플러스 탄방점
임대매장 점주들 "한 푼도 없이 쫓겨난다, 생계 막막"
영업 손실액, 이사비용, 권리금 등 보상 요구

"말로는 상생을 얘기하면서 무조건 나가라고만 합니다"

지난 7월 매각이 결정된 홈플러스 탄방점 임대매장 점주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까르푸부터 홈에버, 홈플러스까지 십수 년 동안 영업을 이어 온 임대매장 점주들을 홈플러스가 영업 손실액이나 권리금, 이사비용 보전도 없이 내쫓으려 한다는 하소연이다. 

임대매장 점주들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매해 갱신하는 임대 계약 만료 시점인 오는 11월 30일 또는 최대 내년 1월 말까지 퇴거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생계를 이어 온 매장을 하루아침에 정리해야 할 상황에 놓인 임대매장 점주들의 심정은 막막할 따름이다. 

홈플러스 탄방점에서 10년 이상 어학원을 운영해 온 40대 이 모 씨는 코로나19와 폐점 소식까지 겹치면서 지금까지 환불 처리한 수강료만 1000만 원이 넘는다. 반면 이달 매출은 현재까지 달랑 11만 원. 특히 17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처지는 물론 어학원 문을 닫게 될 경우,  일시에 지불해야 하는 퇴직금도 만만치 않다.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는 육 모 씨는 손님들이 선불로 끊어 놓은 회원권만 1억 8000만 원에 달한다. 선불로 받은 비용으로 제품 구비, 인테리어, 직원 급여 등 여차저차 피부관리실을 꾸려왔고 단골도 만들었다. 하지만 홈플러스 탄방점  인근에 새 매장을 얻지 못하면 모두 되돌려줘야 하는 금액이다. 새 매장을 차리자니 수 천 만 원에 달하는 보증금이, 영업을 종료하자니 억대의 환불 금액이 걸려 가슴만 답답하다

이외에도 임대매장 점주들은 매달 200~300만 원씩 들어가는 홍보비와 매장 리뉴얼 시 인테리어 비용,  때마다 새로운 시설 구비 등에 큰 돈을 들여 왔다. 

이들은 "직원이 아닌데도 출·퇴근과 복장 관리를 하고 철마다 홈플러스 상품권과 크리스마스 같은 시즌 케이크를 강매해도 군말 없이 따랐다. 홈플러스가 잘 돼야 우리도 살고, 우리가 잘 돼야 홈플러스도 산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그런데도 홈플러스는 지금  '계약기간 끝나면 나가면 된다' '언제까지 영업을 할 거냐'고 압박만 하고 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특히 10년 이상 영업을 해 온 점주들에게는 홈플러스가 임대차보호법을 들먹이며 200만 원의 이사비용조차 보상하지 않으려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따르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

홈플러스 탄방점에서 가장 오래 영업을 해 온 50대 여성 오 모 씨는 "점포 매각 기사마다 홈플러스가 점주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힌게 있고 우리한테도 '(보상 등을) 터무니 없이 해드리겠냐'고 말한 적도 있다"며 "그런데 실제로는 한 푼도 못 주니 나가라. 법률상으로도 아무 문제 없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

이 씨도 "오히려 '비상대책위원회 현수막 내려라' '식품매장도 12월에 정리되는데 내년 1월까지 있어서 뭐하냐. 빨리 결정해라' 등의 협박과 영업 종료 종용만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비대위를 꾸리고 단체 면담을 요청해도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라는 대기업이 어떻게 이럴 수 있냐. 개인 건물주보다도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전시나 의회에도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전에서 두 개의 대형마트가 폐점한다. 이로 인해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사람들만 수백 명인데 시나 시의회는 어쩜 이렇게 관심이 없을 수 있냐"며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재를 하고 있는 안산시와 비교돼 씁쓸할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를 통한 현금 확보를 위해 경기도 안산점에서 이어 대전 탄방점과 둔산점의 매각·폐점을 확정했다. 오프라인 매장 쇠퇴 등 불확실한 사업 환경이 지속, 이를 타개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미래 사업 동력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노조 등은 지난 14일 '홈플러스 사례로 보는 먹튀 사모펀드 형태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여는 등 점포 매각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부동산 투기'라며 강하게 반발, 매각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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