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서른여덟 번째 이야기]협치로 '국가균형발전' 대국민 설득해야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대통령 직속 균형발전위원회(균발위)가 다음 주 혁신도시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통과를 장담할 순 없다. 정치적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란 얘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병석 국회의장이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에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집권 여당 대표와 국회 수장의 ‘화답’은 지역 현안해결에 1%라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혁신도시와 행정수도 문제가 맞물려 있다는 게 걱정스럽다. 지난 7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주장했다. 행정수도론은 정국의 ‘블랙홀’로 떠올랐고, 혁신도시는 이슈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기존 혁신도시 지역의 견제도 상당하다. 추가 공공기관 유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알짜 기관’을 차지하려는 자치단체들은 ‘혁신도시 시즌2’가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 상황에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밥그릇을 나눠야하는 까닭이다.

전국에서 혁신도시가 없는 권역은 대전‧충남이 유일하다. 참여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한 혁신도시 정책에 대전‧충남은 빠졌다. 세종시가 출범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던 세종시는 ‘반쪽도시’로 전락했다. 대전‧충남 인구를 빨아들이는데 그쳤다.

‘세종시 효과’를 예상해 혁신도시에서 제외한 대전‧충남이 15년 동안 역차별 받고 있는 배경은 여기에 있다. 두 지역은 지역인재 채용 불이익과 인구 유출로 상대적 박탈감을 겪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으로 기업 유치마저 애를 먹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펴 균형을 맞추고, 추가 공공기관 유치에 동등한 기회를 갖자는 게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의 변(辯)이다.

수도권 집중화로 주거, 환경, 교육, 교통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파생되고 있다. 수도권은 넘치는 인구로 과밀화되고, 지방은 사람이 없어 소멸 직전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어떤 정부도 부동산 정책에 성공을 거둘 수 없다. 혁신도시와 행정수도 완성 등 균형발전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21대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허태정‧양승조 광역단체장은 발품을 팔며 혁신도시 지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이 부단장인 민주당 행정수도완성TF는 전국을 돌며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에 국민 여론을 끌어 모으고 있다.

강훈식(아산을) 신임 충남도당위원장은 당직 인선을 통해 문진석(천안갑)‧이정문(천안병)의원을 혁신도시와 행정수도 완성의 선봉에 세웠다.

야당(국민의힘)은 무얼 하고 있는가. 현역 지역구 의원들은 여당 행보에 손발을 맞추려는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 원외 시‧도당위원장 모습도 안 보인다. 서둘러 ‘충청권 협의체’를 구성해 현안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 다음 선거마저 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지난 3월을 복기해보자. 여야 지역 정치권은 힘을 모아 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겨우 반년 전 일이다. 법만 통과시켰다고 ‘할 일 다 했다’고 손 놓아서야 되겠나.

균특법의 방점은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에 있다. 여야가 다시 협치로써 대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 지역 현안 해결에는 여야가 없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지금이 적기다. 정치권은 분발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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