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코칭스태프 구성, FA 영입, 외국인 선수 조합

한화이글스의 2020 시즌은 사실상 실패다. 2021 시즌을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한화이글스의 2020 시즌은 사실상 실패다. 2021 시즌을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은 한화이글스 주요 선수들과 최원호 감독대행.

2020시즌 한국프로야구의 최종 순위는 시즌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듯싶다. 선두 경쟁 뿐 아니라 5강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위권 세 팀의 순위만 거의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7개 팀의 순위 향방은 현재로서는 오리무중이다. 

위기의 선두 NC가 드디어 키움의 추격에 발목을 잡혔다. 최근 10경기에서 3승에 그친 NC는 키움에게 승차 없는 2위를 허용했다. 키움과 LG의 추격을 따돌리고 가까스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결국엔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때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LG는 3연패에 빠지며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다시 키움에 2위 자리를 내주며 선두 NC, 2위 키움과의 승차를 3경기로 유지하는데 만족했다. 4위 두산은 3강 경쟁에서 밀려난 채 5위 KT와의 경쟁에서 승차 없이 승률에서 가까스로 앞서며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 KT는 최근 10경기에서 7승을 쓸어 담으며 계속된 상승세를 보여 4위 두산에 승차 없이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5위 경쟁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6위 기아는 여전히 상승세(최근 10경기 8승)를 타고는 있지만 임팩트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하는 필요성이 있고 7위 롯데는 5할 승률을 넘어서곤 있지만 5위 추격에 힘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위 삼성, 9위 SK, 최하위 한화의 순위는 이변이 없는 한 시즌 마지막까지 그대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상승세를, SK가 하향세를 탔지만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감독 선임 및 코칭스태프 구성 빨 빠르게 움직일 필요성 대두

아직 38경기가 남은 한화이글스의 2020시즌은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한용덕 감독이 계약 마지막 해인 3년차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을 했고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이어받은 최원호 감독대행은 팀의 18연패를 막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확진 선수까지 나왔고 그에 대한 대처 또한 미흡하면서 대표이사가 물러나는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11년 만에 가을야구의 기쁨을 맛봤던 성적도 지난 시즌에는 9위, 올 시즌에는 역대급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계속된다. 팬들은 여전하고 선수들도 아직 그라운드에 있다. 한화이글스는 올 시즌의 실패를 거울삼아 빠르게 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코칭스태프의 재구성이다.

현재 지휘봉을 잡고 팀을 운영하고 있는 최원호 감독대행은 정민철 단장이 어렵게 영입한 지도자이다. 아직 지도자 경험은 많지 않지만 올 시즌의 감독대행 경험을 바탕으로 팀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을 자원이다. 내년 시즌에는 다시 퓨처스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감독을 영입해야 하는 것인가. 이것은 팀에서 면밀하게 검토를 하고 숙고의 과정을 거쳐서 결정해야 된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할 수도, 외부에서 야인으로 있는 지도자를 선택할 수도, 또는 다른 팀의 지도자를 전격적으로 영입할 수도 있다. 다양한 방법이 있겠으나 그동안 한화이글스의 실패를 되짚어 보면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큰 변화를 위해서는 전격적이고 파격적인 결정이 필요하다. 이는 아마도 한화이글스 구단 내부에서도 동의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아마도 이미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감독이 결정되고 코치진이 구성이 돼야 시즌이 끝나자마자 교육리그, 마무리 훈련, 전지훈련으로 이어지는 동계 시즌을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코로나19에 따른 다양한 제한들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은 충분하다.

FA 선수 영입과 외국인 선수 리스트 업을 통한 전력 보강 계획 명확해야

한화이글스의 전력은 10개 구단 중 최하위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전력 보강을 해야 되는 부분들이 한, 두 곳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이다. 투, 타에 있어서 다른 구단에 비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역대급으로 부족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투수진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야수진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얼굴을 나타내곤 있으나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보면 투수진 보다는 야수진의 보강이 절실하다.

올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많다. 과연 한화이글스가 전력 보강을 위한 지갑을 열지가 주목된다. 아니 반드시 열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포지션의 어떤 선수 영입에 나서야 하는가는 면밀히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 가장 부족한 포지션이 어디인지, 가장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는 누구인지를 말이다.

FA 영입 대상이 확정되면 외국인 타자 쪽의 가닥도 어느 정도 잡힐 수 있을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서폴드, 채드벨, 호잉의 외국인 세 명을 유일하게 재계약을 한 구단이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왔다. 서폴드는 시즌 초, 중반 힘을 내줬지만 에이스로서는 한없이 부족한 성적을 거두고 있고 채드벨은 부상의 여파 속에 마지막까지 부상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했다. 호잉은 이미 퇴출되었고 새롭게 영입한 반즈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세 명의 대활약이 5강 경쟁에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토종 선수들의 전력이 강하지 않은 한화이글스의 올 시즌 실패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선발 투수로 두 명, 필요한 포지션에 특히 장타를 쳐줄 수 있는 타자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FA 영입을 통해 팀의 어려운 곳을 보강하고 외국인 선수들을 통해 부족한 투수진과 장타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도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직 2020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한화이글스의 2021시즌은 이미 시작되어야 한다.

어렵게 개막을 맞이한 2020시즌. 팬들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많은 훈련과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부상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승리를 따내고 가을야구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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