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종인 위원장 부정 발언 '작심비판'.."균형발전 대안 마련, 공당의 기본"

김병준 국민의힘 세종시당 위원장이 8일 오전 디트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종인 발(發) ‘수도이전 불가론’에 격정을 토로했다. 자료사진
김병준 국민의힘 세종시당 위원장이 8일 오전 디트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종인 발(發) ‘수도이전 불가론’에 격정을 토로했다. 자료사진

김병준 국민의힘 세종시당 위원장이 김종인 발(發) ‘수도이전 불가론’에 격정을 쏟아냈다. 김병준 위원장은 8일 <디트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에 부정적으로 한 발언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지역 여권과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 시민사회 여론을 당 지도부가 외면하고 있는 데 아쉬움으로 들린다.

김병준 위원장은 특히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강력한 대안을 갖는 것이 공당의 기본”이라며 행정수도 이전에 지도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노무현 정부(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선거 한두 번 졌나? 바른길 갈 때 시민이 표 던지는 것”
“노무현도 행정수도 이전 추진했지만 서울 표 얻어”

그는 또 김종인 위원장의 수도 이전 불가론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했다. 다분히 서울과 수도권 민심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선거 한두 번 졌나. 그런다고 이기고, 지겠나. 옛날 노무현 대통령도 행정수도 이전 추진했지만, 수도권 표 얻었다. 뻔한 이야기를 갖고 그런 계산할 필요가 없다”고 쓴 소리했다. 그는 “나름대로 비전을 갖고 바른 길로 제대로 갈 때 시민들이 표를 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이낙연 대표가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수도는 여전히 서울”이라고 한 발언에 의문을 제기했다. 두 달 여 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까지 통째로 세종으로 옮겨야 한다”고 한 주장보다 물러선 뉘앙스라는 이유 때문이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포함한 균형발전론과 관련해 나눈 문답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행정수도 이전에 부정적 발언을 했다. 이후 민주당과 지역사회 반발로 여론이 좋지 않다. 정작 충청권 국민의힘은 아무 반응이 없다. 어떻게 받아들이나.

“나 같은 사람은 이미 얘기를 했다. 최소한 공당이라면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현재 우리가 수도권 과밀화된 것이 국가 전체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국민적 통합에 문제가 있으니 균형발전에 대한 강력한 대안을 갖는 것이 공당의 기본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안에서 (수도 이전 주장이)없는 건 아니다. 곳곳에 이런 저런 얘기가 있고, 과거에 논의한 흔적도 있다. 저도 한 이야기가 있다.”

“균형발전에 강력한 대안 갖는 것이 공당의 기본”
“악보와 연주자 있어도 컨덕터가 제 역할 못해”

-그럼 지도부는 왜 행정수도 이전에 함구령을 내리거나 부정적이라고 보나.

“우리가 악보도 있고, 연주자도 있다. 문제는 ‘컨덕터(conductor, 지휘자)’가 제대로 된 악보를 고르지도 못하고, 연주자들을 제 곳에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 컨덕팅(conducting)이 안 되는 거다. 컨덕팅이란 차원에서 지금 균형발전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

-국민의힘은 여권 발(發) 행정수도론에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균형발전안과 관련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쪽(민주당)은 공공기관 이전이나 행정수도 이전 문제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 ‘이야기 하지 마라’, ‘때가 아니다’고 할 때가 아니다. 상대 의도가 어디에 있느냐는 따질 게 아니다. 의도 없는 정치가 어디 있고, 목적 없는 정치가 어디 있나. 집권을 위해 표심을 보며 이야기하고, 의제를 던지는 것 아닌가. 그것이 진정이든 아니든, 때로는 진정이 아닌 것도 국민들이 반응하면 진정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충청권 차원에서 당 지도부에 전달 했나.

“시도당위원장 회의 때도 충청권 시도당위원장들이 돌아가면서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충청권은 대전‧세종‧충남‧충북 협의체를 만들어 박찬주 충남도당위원장이 회장(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저는 강연을 하든, 고문을 맡든 역할을 하겠다고 한 상태다. 코로나19 때문에 우리가 협의체 (발족을)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의지만큼은 강력하다. 공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로서 수도 이전 문제 이전에 균형발전에 강력한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행정수도 이전만큼 더 강력한 건 없다. (지도부 차원에서) 함구령을 내리고, (행정수도가)아니라면 다른 대안을 내놔야 한다.”

“충청권 협의체 구성해 균형발전 의지 보일 것”
“이낙연 ‘수도는 서울’ 발언, 김태년 보다 후퇴”

김병준 위원장은
김병준 위원장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한다고 했어도 서울에서 표가 나왔다"며 큰 틀에서 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이전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사진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어제(7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행정수도 이전에 적극적인 입장을 내놨다. 어떻게 평가하나.

“이낙연 대표 연설 중에 ‘수도는 여전히 서울이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에서 말하는 수도라는 건지, 수위도시로서 수도인지 모르겠다. 수위도시로서 수도는 행정수도가 다른 곳에 있어도 서울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걸 이야기 하는 건지, 청와대와 국회를 여전히 두는 수도로서 의미를 얘기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전체적인 톤은 김태년 원내대표가 말했을 때보다는 뒤로 갔다. 자꾸 이러니까 정부 여당이 의지가 있는 게 아니라 정치적인 의제 전환이나 일종의 대선 프레임 속에서 이해관계만 따지며 이슈만 꺼내놓는 거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정부 여당이 어떻게 하면 그런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겠나.

“강력한 의지만 있다면 대통령이 일주일 한두 번 씩 세종에서 집무를 하면 된다. 여기 얼마나 일이 많은데, 그렇게라도 보여주면 그것이 관습이 되고, 새로운 관습이 만들어지면 세종이 행정수도가 되는 거 아니냐. 대통령이 그런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의지는 보이지 않고 말만 무성하다. 오히려 지금 이낙연 대표가 얘기하는 뉘앙스가 (행정수도 이전론에서)한발 뒤로 가지 않았느냐. (정부 여당이)왜 실컷 (수도이전론을)떠들어 놓고, 후속조치가 없는지 언론에서도 따져봐야 한다.”

“대통령 세종에서 집무하면 새 관습 만들어져..의지 보여야”
“서울시장 재보선 표 계산 안돼..공당은 길게 보고 가야”

-청주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김종인 위원장 발언에 반발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성명하나 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직접 이야기해야 한다. 저희는 당에 계속 이야기 하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을 함구하라거나 적극적인 의사가 없는 공당이 어딨나. 공당으로서 기본이 안 돼 있다. 이래선 안 된다.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식상해 하는 게 대안정당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상대방 실수에나 얹혀갈 뿐, 미래담론이나 국가적 상황에 대한 대안이 없는 정당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런 문제에 함구만 하고 있으라고 될 일이 아니다. 이렇게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고, 수도권 부동산 문제가 국민의 삶을 하나하나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에 지금 때가 아니면 언제가 때인가.”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김종인 위원장에 4개 특위(균형발전‧비상경제‧에너지‧저출산) 가동을 제안했다. 균형발전 특위에서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논의되지 않겠나.

“언제 한번 (당에서)특위를 구성하면 맡아줄 수 있느냐는 연락이 왔었다. 무엇을 위하고, 얼마나 구체화하고 있는지 알아야 맡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니냐고 했다. 형식상이라면 할 이유가 없고, 진정으로 균형발전이나 행정수도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런 다음 연락이 끊어졌다. 답답한 건, 우리 경제나 사회에 대한 전체 프레임이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이 특위, 저 특위 만들게 아니다. 위원회 구성도 저쪽(민주당)이 서두르면 서두르는 대로, 느리게 가면 느린 대로 해야 한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야기하자고 할 텐데, 일단 지켜보고 있다.”

-어쨌든 행정수도 문제는 당 지도부의 판단과 결단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할 조언이 있다면.

“당도 지금 여러 가지 생각할 거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으니 수도권 민심을 거스를까 우려도 있을 거다. 그런데 (우리가)선거 한두 번 졌나. 그런다고 이기고 지겠나. 뚜렷한 비전을 갖고 바른 길로 제대로 갈 때 시민들이 표를 던지는 거다. 국민을 그렇게 가볍게 볼 이유가 없다.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한다. 옛날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한다고 했어도 서울에서 표가 나왔다. 뻔한 이야기를 갖고 그런 계산할 필요가 없다. 맞으면 맞다고 얘기하고 가면 된다. 선거에 한번 질 수도 있다. 떨어지는 것도 자산이고, 실패하는 것도 자산이다. 공당은, 정당은 길게 보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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