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공식 발표..구단 "사임 의사 존중", 강철 감독 대행체제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취임 9개월만에 돌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1월 대전시민구단에서 기업으로 재창단한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단을 이끌어 온 황선홍 감독이 8일 돌연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황 감독의 사임 소식을 공식화했다.

대전 구단에 따르면 황 감독은 지난 6일 부천과의 홈경기를 마친 후 대전하나시티즌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며 사임의사를 밝혔고 구단과의 긴밀한 상의 끝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 것으로 보인다.

대전은 황 감독의 사임 의사를 존중하고, 차기 감독을 선임하기 전까지 당분간 강철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황 감독은 "대전하나시티즌의 초대 감독을 맡게 되어 감사했다. 팬들의 기대에 못미쳐 송구스럽다"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를 위해 힘써주신 구단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감독직에서 물러나지만 대전하나시티즌의 앞날을 항상 응원하겠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황 감독은 지난 1월 부임 후 9개월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전은 감독 대행으로 강철 수석코치를 임명한 뒤 빠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물색한다는 계획인데 황 감독의 사임 배경을 두고 저조한 경기력 때문이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황 감독은 허정무 이사장 등과의 오랜 인연으로 재창단한 이번 시즌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돼 구단을 맡게 됐고, 구단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기존 선수들을 방출시키고 새롭게 능력위주의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 결과 40명으로 꾸려진 현재 구단의 베스트 11은 K리그1 구단과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선수층을 보유한 구단으로 꼽혔다. 특히 안드레와 바이오, 에디뉴로 이어지는 브라질 트리오와 서영재, 이웅희, 이지솔, 김동준, 윤승원 등은 국가대표급으로 손꼽힐 정도로 개인 능력을 인정받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수준과 달리 경기력은 부족했다. 무엇보다 지난 6일 부천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기 전 4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선두권 경쟁에서 한발 밀려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현재 대전은 8승 6무 4패로 승점 30점을 기록하며 K리그2 10개 구단 중 3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까지만해도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저조한 경기력으로 승리보다 무승부나 패하는 경기가 이어졌다. 이러면서 첫 위기가 닥쳤다는 얘기들과 함께 황 감독의 용병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고 결국 황 감독이 사임하는 결과를 낳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구단 사정을 잘 아는 축구계 인사는 "그동안 대전 선수들의 경기력에 비판적인 의견이 많았는데 그 중심에는 황 감독의 지도력이 있었다"면서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황 감독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기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구단 관계자는 "앞으로 구단이 더 잘되기 위해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황 감독과 상의를 거쳤다"며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검토 중인데 일단 당분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뒤 후임 감독 선임 타이밍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은 오는 13일 선두 제주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이 물러나는 상황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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