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등교 장기화, 쌍방향 실시간 수업 전환 요구
기초학력부진·학업중단·귀국학생 지원 변화 필요

세종시 한 고등학교 실시간 화상 수업 시범 모습. (사진=세종교육청)
세종시 한 고등학교 실시간 화상 수업 시범 모습. (사진=세종교육청)

2학기 온라인 개학 직후 세종시 학부모들이 쌍방향 수업에 대한 선제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나 프로젝트 수업이 대면 수업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세종시 학교 온라인 수업 형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영상 콘텐츠 활용 수업 ▲과제 제시형 수업 ▲혼합형 수업 등 각 학교와 학급 실정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

다만, 초등학교의 경우 원격 수업에 필요한 기기 조작의 어려움, 다인 참여로 인한 수업 효과 저하 등으로 인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보다는 콘텐츠 활용, 과제 제시형 혼합형 수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도담초 학부모 김 모 씨는 “전면 등교 개학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2학기 개학을 했지만, 여전히 달라진 방식이 없다”며 “스스로 학습이 어려운 초등학생에게 영상 콘텐츠 교육과 출석체크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많은 학부모들이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전면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요구하는 이유”라고 토로했다.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의 경우 한숨이 더 깊다. 비대면 또는 온라인 수업 방식에 따른 학력 격차를 몸소 체감하고 있기 때문.

실제 지난 7월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5만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격 수업 시행 이후 학생 간 학습 격차가 ‘커졌다(46.3%)’ 또는 ‘매우 커졌다(32.7%)’고 대답한 교사는 79%에 달했다.

세종시 고교 교사 손 모 씨는 “1학기 온라인 수업 결과,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한 상위권 학생을 제외하고는 학업 집중도가 낮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실시간 화상 수업을 진행하더라도 출석만 하고 자기 공부를 하거나 질문이 오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학생도 교사도 마치 벽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유초등교육과 관계자는 “쌍방향 수업을 위한 교사 역량 강화 연수, 컨설팅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2학기에도 온라인 등교가 불가피해지면서 각 학교에 쌍방향 방식의 수업 활성화를 안내한 상태다. 학습 결손 최소화와 학습권 보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초학력·학업중단·귀국학생 교육 ‘흔들’

세종시교육청 교육감에게 바란다 코너에 학부모가 올린 온라인 수업 방식에 대한 민원글.
세종시교육청 교육감에게 바란다 코너에 올라온 비대면 수업 방식에 대한 민원글.

온라인 등교 상황이 교육격차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시에 대면 교육이 필수적인 기초학력부진 학생, 학업중단 청소년, 귀국학생 등에 대한 교육 지원 방식도 상황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교육청 유초등교육과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에서 대면 교육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기초학력 하위권 아이들에게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다각적인 방식을 검토했으나 현재는 면대면 지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고 있다. 각 학교에 기초부진학생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유도하고 있지만 아직 교육부에서도 뾰족한 지침이 나오진 않았다”고 밝혔다.

귀국학생 지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학기는 허비한 수준에 그쳤고, 2학기는 운영을 앞두고 있으나 기존만큼 원활할지는 미지수다. 지원 교육이 방과후 수업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2학기부터는 귀국학생 특별학급을 운영하는 어진중과 늘봄초에서 대면 수업 또는 온라인과 대면 수업을 병행할 계획”이라며 “방과후 학교가 거의 중단된 상태기 때문에 학교에서 가정에 양해를 구해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가 온라인 교육 혁신을 앞당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오는 2025년 시행될 고교학점제 등을 감안하면, 원격·대면수업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 교육계 관계자는 “세종시는 젊은 교사들이 많고, 의지만 있다면 수준 높은 원격 수업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충분하다”며 “코로나시대 교육을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면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