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까지 끝마치겠다” 공언했지만...오리무중
지역 정치권 “재선도전 준비, 적합한 인물 고를 것”
허태정 대전시장이 차기 정무부시장 인선을 두고 ‘길게’ 고심하고 있다. 당초 8월말까지 인선을 끝마칠 계획이었지만, 장고에 들어간 모양새다.
3일 다수의 허 시장 주변인사 등에 따르면,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가 여럿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허 시장은 인물을 중심에 놓고 고민하기 보다는 ‘차기 정무부시장 역할론’에 대한 결심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허태정 시장은 지난달 13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김재혁 당시 정무부시장의 대전도시공사 사장 내정 사실을 공개한 뒤 차기 정무부시장 인선에 대해 “이달(8월) 중에 선임을 마치겠다”며 “좋은 분이 주변에 많다. 차기 부시장에게 어떤 역할을 맡겨야 할지 결정하고 적합한 인물을 모시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차기 정무부시장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해야 할지 먼저 결정한 뒤, 거기에 부합하는 인물을 선택하겠다는 의미였다.
허 시장이 이번엔 정통 정무형 부시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국정원 경제단장 출신 김재혁 전 정무부시장처럼 특정분야 전문가를 영입해 실무형 부시장으로 역할을 부여하기 보다는 정치권과 인맥을 갖춘 정통 정무형 부시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민선7기 반환점을 돈 허 시장이 2년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준비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이 그 이유다.
허 시장이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선거 전략상 중앙당과 연결고리 강화, 지역에서 조직력 강화 등이 핵심 포인트로 손꼽힌다. 허 시장이 전자의 능력을 우선할 것인지, 후자의 능력을 우선할 것인지에 따라 정무부시장 후보군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인선에서 전통적인 정무부시장 역할 중 중앙부처와 연결고리, 지역언론 및 시의회와 소통강화 등은 상대적으로 중시되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
최근 부임한 서철모 행정부시장이 전임자들과 달리 지역언론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시의회와 소통에도 의지를 갖고 있는 등 일부 정무부시장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앙부처 등과 연결고리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던 안필용 중앙협력본부장이 맡고 있다. 국회 및 중앙부처와 연결고리는 이미 어느 정도 강화한 셈이다.
기존 정무부시장 역할이 상대적으로 분산돼 있는 만큼, 허 시장이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중앙당과 관계, 선거에 대비해 지역에서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두터운 인맥을 가진 인사를 우선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허 시장이 차기 정무부시장 역할에 대한 결심을 끝마치고 대상자를 접촉하면서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사전조율까지 진행해야 하기에 최종 인선확정까지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