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한국프로야구가 시즌 후반으로 치닫고 있지만 순위 경쟁은 한치 앞을 모르게 전개 중이다. 전반기 내내 굳건하게 선두를 지켜냈던 NC가 후반기 들어 주춤하면서 선두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선두 추격에 성공한 키움은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선두 NC와의 경기 차이를 1.5경기로 유지하며 호시탐탐 정상을 노리고 있다.

한편, 4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상승세의 LG는 부상 선수들의 복귀와 양석환의 군 제대 복귀로 인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선두 NC와는 3.5경기 차이지만 2위 키움과는 2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다만, 4위 두산과도 두 경기 차이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다시 4위로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두산은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면서 4위에 머물고 있다. 특히 선발진에서 부상 이탈 선수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과연 명문 구단답게 마지막 투혼이 경기력에 투영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치열한 5위 싸움의 승자는 KT가 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롯데가 힘을 내면서 KT와의 5강 경쟁을 포기하지 않았고 기어이 한 경기 차이로 추격에 성공했다. 하락세의 기아도 아직까지 5강 경쟁에서 멀어지지 않았다. 5위 KT와 1.5경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염경엽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으며 현장에 복귀하는 SK는 마지막 반전을 꾀하고 있으나 9위에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4할 승률 달성이 현실적인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화이글스는 최근 좋아진 경기력을 바탕으로 시즌 ‘100패’에 대한 우려를 씻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강한 야구로 선수층의 강화 과정에 있는 한화이글스, 미래 위한 전략 쌓아야... 

코로나19로 인해 역대 어느 시즌 보다 많은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10개 구단에 공히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익부 빈익부’. 선수층이 두텁고 활용 선수들이 넉넉한 구단은 이를 잘 극복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구단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주전과 백업들의 경기력 차이가 큰 구단일수록 주전 선수들의 이탈은 경기력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10개 구단 중 주전 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주전들의 평균 연령도 가장 많은 구단이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더뎌 1군에서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할만한 선수들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에서 부상 선수들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을 가장 많은 받은 구단이 한화이글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시즌 초반 하주석, 오선진의 부상은 한화이글스에게 큰 내상을 안겼다.

결국 한용덕 감독이 퇴진하고 최원호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이어 받았지만 ‘18연패’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워야만 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본인이 직접 눈으로 확인한 젊은 선수들에게 눈을 돌려 팀 내 외연 확대에 나섰다. 베테랑들을 중용하되 적재적소에 젊은 선수들의 활용도를 높게 하는 전략을 택했다. 철저하게 건강한 야구를 위한 선수단 운영을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고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이상군 현 스카우트 총괄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2017년 후반기의 이상군 감독대행은 젊은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기회를 제공하면서 성장의 밑거름을 주었고 베테랑들에겐 적절한 휴식을 주면서 2018년 대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의 최원호 감독대행도 “그땐 그랬지~”처럼 또 한번의 대도약을 위한 단단한 토대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밑거름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걸림돌이 있다. 바로 “시즌 100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위기론을 제시하며 한화이글스의 역대 최초 “시즌 100패”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쏟아내고 있다.

시즌 100패. 팬의 입장에서 안타깝고 창피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시즌 경기 수는 10개 구단이 만들어진 후 144경기로 정착이 됐다. 126경기, 133경기, 144경기로 확대되면서 경기 수가 늘어났다. 그 전 시스템에서는 100패는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시즌 100패가 현실로 다가온 것은 맞다. 그럼에도 굳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시즌 100패를 두려워하는 것 보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미래 전략을 세워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미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시즌 100패를 달성(?)할 수도 있고 그에 못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시즌 100패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 놓고 미래 전력을 위한 전략으로 팀을 운영해주길 바란다.

필자는 지난 2주에 걸쳐 현재 한화이글스의 투수진과 야수진의 젊은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바가 있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렸다. 다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베테랑들의 측면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그 성장의 폭이 작음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진에 안착한 김민우, 최근 공, 수에서 팀을 이끌고 있는 노시환 등의 활약은 한화이글스가 미래를 위한 코어 유망주들이 드디어 야구에 눈을 떴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정은원의 부상 이탈, 강경학의 잔부상으로 기회를 받은 노태형이 2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여기에서 하주석이 굳건히 유격수를, 오선진이 전천후로 내야를 지켜주면서 점차 안정되어 가고 있다.

베테랑 이성열은 복귀 후 장타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태세를 갖췄고 송광민도 포지션 변경과 함께 클러치 상황에서의 집중력과 장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송광민, 이성열, 반즈가 1루와 지명타자 자리를 지켜준다면 내야의 세대교체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된다. 2루 정은원(노태형), 유격수 하주석, 3루수 노시환(정기훈), 여기에 전천후 오선진과 강경학이면 충분한 경쟁력이 갖춰진 내야진이 완성된다.

정진호, 노수광이 제 컨디션을 찾아주면서 외야도 한숨을 돌리고 있다. 이용규와 반즈 그리고 정진호와 노수광에 유장혁, 임종찬, 최인호가 경험을 쌓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과감하게 젊은 선수들을 중용했지만 이제는 베테랑, 중간급, 젊은 선수들을 조화롭게 적재적소에 운영을 한다면 시즌 100패의 위기를 넘어 충분히 미래 전력을 위한 전략을 만들 수 있을 것을 보인다.

어렵게 개막을 맞이한 2020시즌. 팬들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많은 훈련과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부상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승리를 따내고 가을야구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