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네(대전 대덕구 송촌동 먹자골목 내)

삼겹살을 대신할 수 있는 돼지특수부위가 뜨고 있다.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먹자골목에 있는 ‘허가네 돼지특수부위전문점’의 특수부위가 직장인들의 퇴근길을 유혹하고 있다.

생 꼬들살, 생등심덧살,생 갈매기살
생 꼬들살, 생등심덧살,생 갈매기살

송촌동 먹자골목 소문난 돼지특수부위전문점

돼지특수부위는 퍽퍽하지 않고 담백하면서 싼값에 다양한 부위를 먹을 수 있어 직장인들의 퇴근길 최고의 술안주로 알려져 있다. 부위별로 다양한데 대표메뉴는 생 꼬들살과 생등심 덧살, 생 갈매기살.

생 꼬들살은 돼지뒷덜미 살이다. 한번만 먹어도 미각의 덜미를 붙잡히는 맛이다. 고기 조직이 굵어서 씹으면 꼬들꼬들해서 꼬들살로 불린다. 칼로리가 낮고 오동통하며 쫄깃하고 감미로운 맛이라 소주안주로는 최고다. 돼지 한 마리에 200g정도 나오는 희소부위다. 씹는 맛이 좋아 돼지고기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쇠고기로 속을 정도다. 돼지특수부위는 돼지고기 같지 않은 맛이 오히려 매력이다.

한상차림
한상차림
일반 갈치속젓을 재가공해서 맛을 낸 갈치속젓. 맛이 다르다
일반 갈치속젓을 재가공해서 맛을 낸 갈치속젓. 맛이 다르다

생등심 덧살은 일명 가브리살로 등심위의 두꺼운 지방층 사이에 사람 손바닥 크기의 오각형모양의 살코기로 아는 사람들만 먹어 왔던 부위다. 손질할 때 지방을 많이 벗겨내기 때문에 지방이 적어 질길 것 같지만 삼겹살보다 연하고 부드러우며 쫄깃한 질감도 있다. 그만큼 색다른 맛이다. 돼지 한 마리에 200g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회전율이 높아 고기가 신선한 게 장점이다.

갈매기살은 국내산 냉동하지 않은 생고기만 사용한다. 갈매기살을 싸고 있는 질긴 얇은 막과 기름을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3등분으로 잘라 나온다. 절인 깻잎과 김치에 싸서 먹으면 괜찮다.

돼지고기 같지 않은 맛이 오히려 매력이다. 서민적인 가격대에 비해 귀족적인 맛이 있다. 지방은 거의 없지만 퍽퍽하지 않고 근막이 있어 쫄깃한 식감이 술안주로 제격이기 때문에 직장인들의 술자리에 인기이다.

냉장고 안에 있는 특수부위
냉장고 안에 있는 특수부위
청국장에 소고기를 갈아 넣은 사장밥
청국장에 소고기를 갈아 넣은 사장밥

육가공업체 근무한 허 대표 제대로 된 고기만 취급 단골 많아

쇠고기처럼 쫄깃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쇠고기의 안심이나 등심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돼지 한 마리에 300g 정도만 나오는 귀한 부위다. 고기 자체가 싱싱해서 양념이나 밑간을 안 해도 냄새가 없고 육즙이 풍부하다.
이런 특수부위는 참숯불판에 오르면 모락모락 연기가 나면서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현란한 손놀림으로 고기를 뒤집으며 손질하는 직원들이 먹기 좋게 잘라낸다. 석쇠에 직접 구워서 그런지 특유의 고기맛과 갈치속젓에 찍으면 먹을수록 괜찮다.

허성범 대표가 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허가네는 허씨 성을 따서 만든 상호다.
허성범 대표가 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허가네는 허씨 성을 따서 만든 상호다.

특히 백김치를 살짝 구워서 고기와 생 와사비를 얹어 써먹으면 돼지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담백한 맛이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이곳에는 기름장이 없다. 고기를 쌈 싸서 먹는 손님보다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갈치속젓과 소금만 찍어서 먹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또 고기 숙성도 없다. 돼지고기는 조직이 연하기 때문에 숙성시킬 필요가 없고 신선한 게 최고라는 게 허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식사로 나오는 사장밥은 청국장에 소고기를 갈아 넣은 밥으로 안주로 먹어도 괜찮다.

허성범 대표는 고기 집을 운영하기 위해 5년 동안 육가공업체에 취업을 해서 고기 손질과 유통과정 등을 배워서 문을 열었다. 고기에 대해 아는 게 많아 제대로 된 고기만 취급하면서 자부심도  많았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대전 대덕구 송촌동 먹자골목 안에 있는 허가네 전경
대전 대덕구 송촌동 먹자골목 안에 있는 허가네 전경

고기 숙성 없고 기름장 없는 곳 고기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곳

그래서 불필요한 반찬은 다 빼고 여수에서 공수한 갓김치를 비롯해 절인깻잎, 양파절임, 계란프라이, 겉절이 등으로 손님상에 낸다. 이런 고기 맛을 나는 단골손님이 많다.

2.4주 일요일 휴무. 오후5시-11시. 생 꼬들살1만1000원, 생등심 덧살 1만2000원. 생 갈매기살1만3000원. 대전 대덕구 송촌북로4번길 35-14 먹자골목에 위치해 있다.

삼겹살은 맛은 있지만 고지방과 높은 콜레스테롤로 웰빙 음식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제 돼지특수부위로 코로나19와 무더위를 극복해보자. 가성비도 좋고 재대로 된 특수부위 맛을 느낄 수 있어 회식은 물론 가족외식에 좋을 것 같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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