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이후 7존 형식 불상 최대작, 학술·서지학적 가치

석가여래좌상. (사진=공주시)
석가여래좌상. (사진=공주시)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과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 2건이 보물로 지정됐다.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7존(尊) 형식의 불상 중 현존 최대작이다.

27일 공주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갑사에 400년 넘게 봉안돼 온 2개의 문화재가 각각 보물 제2076호와 보물 제2077호로 지정됐다. 이 보물들은 고려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조각사‧서지학‧불교사에서 중요하게 평가돼왔다.

보물 제2076호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은 흔히 볼 수 있는 3존불이 아닌 7존불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1617년 광해군 9년에 행사(幸思) 등 9명의 조각승이 제작한 작품이다.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7존 형식의 불상으로는 현존 최대작이자 최고작이다. 불상은 평균 높이 2.5m, 보살상 역시 2m 이상으로 제작돼 장중한 인상을 준다.

제작 기법에 있어서도 17세기 전반 대형 불상에 널리 적용된 소조(塑造) 기법으로서는 가장 빠른 사례에 속한다. 조선 후기 삼불상 및 사보살 도상, 제작기법 연구에 중요한 기준작으로 평가된다.

복장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에는 명확한 제작 시기(1617년)와 행사(幸思)를 비롯한 제작자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2300여 명 조선후기 최대 인원의 시주자들이 참여해 시대의 역작임을 보여준다.

소조관세음보살입상에서 발견된 복장유물 7건 263점은 변형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7존불과 함께 보물로 지정됐다.

복장전적 백지묵서금강반야바라밀경. (사진=공주시)
복장전적 백지묵서금강반야바라밀경. (사진=공주시)

보물 제2077호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은 소조관세음보살입상에서 발견된 전전류 8건 8점이다. 백지에 묵서로 서사한 ‘금강반야바라밀경’ 필사본 1종 외 목판본 7종이다.

간행 시기는 고려본과 조선시대 16세기 중반까지로 확인됐다. 판본으로서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판각과 인출에 관련된 역사적 인물, 장정 형식 등에서 학술적·서지학적 가치를 지닌다.

현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은 갑사 대웅전에, 복장유물과 복장전적은 불교중앙박물관에 보존돼 있다.

김정섭 시장은 “보물로 승격된 문화재들은 임진왜란 이후 조선 후기 불교문화에 대한 연구 자료로 그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며 “앞으로도 중요 문화재들에 대한 가치를 연구해 공주시 문화재 위상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국보 16건, 보물 23건, 사적 8건, 명승 1건, 중요무형문화재 1건 등 47건의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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