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울고 싶은데, 어떻게 울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면서 흐느끼기만 한다. 한 때 우는 것을 배워보고 싶단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다. 그만큼 감정을 쓰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진짜 아프면, 진짜 억울하면, ‘진짜’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진짜 아픔이거나 과한 억울함이면 울음도 꺽꺽 거리거나 멈출 수 없을 만큼 표출된다. 지인에게 전화하며 엉엉 울면서 전화하는 것은 다반사일 경우도 생긴다. 현재 우는 것을 잊었다면 그만큼 마음의 평안함이 있다고 받아들이면 된다. 또는 자신이 감정을 쓰지 않았을 때가 편했다면 그 때의 감정을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기질적 성향에 따라 자주 눈물이 나는 경우도 있다. 감동을 받거나 슬픈 사연만 들어도 엉엉 우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울지 않는 사람이 냉혈한 사람은 아니다. 감정의 표현이 다를 뿐이다.

감정 자판기도 만들었다. 초록색 긍정의 버튼을 누르면 무조건 100원, 빨간색 부정의 버튼을 누르면 무조건 1000원이다. 긍정의 버튼이 저렴한 이유는 마음의 힘듦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정의 버튼은 고통과 힘듦이 따르기 때문에 더 비싸다. 힘든 것은 그만한 값을 치러야 한다. 비논리적이긴 하지만, 자판기를 만든 사람의 마음이다. 비싼 만큼 기억을 빨리 잊지 못한다. 부정의 감정이 자신을 더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기억해야 부정의 버튼을 누르지 않을까하는 자판기 발명가의 생각이다. 또한 긴장감이 필요할 때도 부정의 버튼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긍정의 버튼은 쉽게 얻어지면서 쉽게 잊혀 진다. 쉽게 얻어서 충전하라고 가격이 저렴한 것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조차도 선택하지 않으면 그 또한 자신의 선택이다.  

초록색 긍정의 버튼 종류에는 상쾌하다. 싱그럽다. 신바람난다. 감격스럽다. 시원하다. 짜릿하다. 즐겁다. 기분 좋다. 벅차다, 설레다. 평안하다. 만족하다, 뿌듯하다, 흐뭇하다. 기쁘다. 반갑다, 사랑스럽다, 고맙다, 친절하다, 다정하다, 울고 싶다, 뭉클하다, 든든하다, 근사하다, 행복하다, 명랑하다, 희망차다, 자랑스럽다, 황홀하다, 포근하다, 통쾌하다, 평화롭다, 멋있다. 재미있다 등이다. 빨간색 부정의 버튼 종류에는 분하다, 후회스럽다. 부끄럽다, 울적하다, 아쉽다, 실망스럽다, 얄밉다, 서운하다, 혐오감 느끼다, 두렵다. 신경질 나다, 조급하다, 주눅 들다, 억울하다, 밉다, 허탈하다, 조심스럽다, 원망스럽다, 복수심 느끼다, 멋쩍다. 겁나다, 떨떠름하다. 짜증스럽다. 아리송하다, 갈등을 느끼다, 답답하다, 불쾌하다, 긴장되다, 울고 싶다, 야속하다, 지겹다, 소름끼치다, 힘겹다, 울화가 치밀다, 분하다, 슬프다. 괘씸하다, 속사하다, 민망하다, 초조하다, 불쌍하다, 가슴 아프다, 참담하다, 무섭다, 불만스럽다, 안쓰럽다, 애매모호하다, 섭섭하다. 속상하다, 수치스럽다, 분통 터지다 등이다.

지금부터 여러분은 감정자판기에서 자유롭게 뽑으면 된다. 단, 규칙이 있다. 1.하루에 3번까지만 뽑을 수 있다. 2. 잘못 뽑아도 반품, 환불 불가 3. 뽑은 감정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한다. 4. 타인에게 양도하지 않는다. 5.타인과 공유할 수 없다. 6.타인과 바꿀 수 없다. 7.뽑은 것에 충실하지 않을 때는 알아서 소멸된다. 8.뽑은 후부터 2시간 유효하다. 9.재사용 불가앞으로 생명연장 자판기, 소원성취 자판기, 시간 연장 자판기, 용돈 주는 자판기, 엄마(아빠)대용 자판기, 남편(부인)대용 자판기, ‘과거 속으로’ 자판기, ‘미래로’ 자판기, 친구대용 자판기, 놀아주기 자판기 등 다양한 자판기를 스스로 개발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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