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은 9월 개교 예정인 해밀초등학교 교장으로 평교사 15년 경력의 A씨를 뽑았다. 그는 교장 공모에 지원해 33년 경력의 현직 교장을 제치고 선발됐다. 세종시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측근에 대한 특혜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총 관계자는 “시작부터 의혹투성이인 해밀초 교장 공모제의 결말은 교육감의 자기 사람 심기였다”고 말했다.

A씨는 2014년 최교진 교육감 당선자의 인수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했고, 이후에도 ‘세종교육혁신기획단’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한 적이 있다. 이런 전력 때문에 이전부터 A씨가 교장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고 인사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이었다.

A씨가 최 교육감 인수위에서 활동할 정도였다면, 상식적으로 A씨와 교육감과의 관계는 충분히 추정해볼 만하다. 이런 ‘관계’가 이번 공모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어쩌면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충분히 해명하지 않으면 인사 불신을 키울 수밖에 없다.

조직 사기 떨어뜨리는 '측근 챙기기 인사'

A씨와 함께 교장 공모에 응모했다가 탈락한 B씨는 33년 경력의 현직 교장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의 명문학교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는다고 한다. 이런 상대를 제칠 정도면 A씨는 무척 좋은 점수를 받았어야 하는데 이는 공개되지 않는다. 누가 어떤 점에서 더 나은 점수를 받아 당락이 갈렸는지 알 수 없다.

교육청은 공모 과정이 투명했다는 주장만 하고 있다. 형식적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세종시교육청은 A씨가 교육감과의 각별한 관계 때문이 아니라 그의 능력 때문에 선발되었다는 점을 해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젊은 교사가 교육감과 친해 교장 자리를 얻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교육감 측근 특혜라는 비판을 시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측근 챙기기 인사’만큼 조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도 없다. 인사권자인 교육감은 자기 뜻대로 이런 인사를 밀어붙일 수 있고, 설사 학교 하나를 살릴 수 있을 지도 모르나 세종시 교육 전체로 보면 손해가 분명하다. 교육감의 측근이 아니어도 기대를 갖고 교장 공모에 응하고 승진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젠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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