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국 정치와 지방자치 성공을 위한 제언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오랜만에 다시 재개됐다. 뜨거운 열풍이 다시 불기 시작한다. 미스터트롯이 온 국민의 축제처럼 사랑을 받고 있는데에는 성공의 법칙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팬덤 문화현상과 각광받는 방송․광고․문화산업에 작동하고 있는 법칙들 속에 숨어있는 코드를 발견해서 우리 사회의 각 부문에 접목시킨다면 상당히 성공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많은 국민들과 지역주민들로부터 불신과 무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정치와 지방자치 분야에서 미스터트롯을 통해 얻는 교훈을 받아들인다면 변화와 개혁을 통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섯가지 법칙과 코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전방향 소통과 공감형성

미스터트롯은 전 세대와 전 지역 그리고 전 계층을 아우르는 공통적 소통코드를 찾아냈다. 그것이 바로 트롯이라는 음악장르다. 트로트의 가사 속에는 빈곤과 망국, 전쟁과 분단, 사랑과 이별, 시련과 도전 등 우리 민족의 희노애락이 다 담겨있다. 이 공감하는 소통코드를 멋진 가수들이 맛깔나는 노래에 실어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했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멋으로 다가갔다. 코로나라는 재앙과 정치적 혐오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에 지쳐있는 기성세대에게는 위로와 삶의 활력을 주는 비타민이 되었다. 이 화려한 무대는 과거로의 단순한 회귀가 아니라 트롯을 재해석해서 세련되게 세상에 내놨다. 온 라인을 통한 다양한 콘텐즈를 개발한 방송기술도 한 몫 했다. 그 결과 한동안 단절됐던 가족들이 저녁 밥상앞에 앉아 서로의 섭섭함과 어색함을 털고 모처럼 함께 웃고 박수를 쳤다. 오랜만에 가족간에 소통과 화합의 시간을 나눴다고 한다.

이 새로운 현상이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 한국의 정치와 지방자치도 이제 국민들과 소통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코드를 찾아야 한다. 같은 진영, 같은 지역, 같은 세대 끼리만 일방적으로 소통하면서 상대방을 적대시해 온 증오와 투쟁의 살벌한 정치를 과감하게 청산해야 한다. 같은 정당의 지방의원들 끼리 의장단 직을 놓고 이전투구하는 가운데 주민들과 소통이 단절된 채 주민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지 못하고 있는 지방자치도 미스터트롯을 통해 제 갈 길을 찾아야 한다.

# 공정한 경쟁 그리고 협력과 상생의 결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경쟁이 기본이다. 민주주의는 복수정당제를 허용하면서 선거에서 자유경쟁을 보장해 줘야한다. 자본주의는 사유제(私有制)를 인정하고, 시장에서 자유경쟁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를 보장해 줘야 한다. 그렇다고 무한대의 자유경쟁만 보장해서 승자독식의 사회를 창출한다면 그 체제는 사이비 민주주의이고 천민자본주의와 다름없다. 자유경쟁을 보장하되 공정하고 정의로운 경쟁이 되도록 늘 체제를 수정해 나가야 한다. 승패가 갈려 승자와 패자가 수시로 발생하는 모순이 부득이 하지만, 경쟁의 결과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패자에게도 늘 재기의 기회를 줘야한다. 기득권에 항상 밀릴 수 밖에 없는 소외계층에게도 보상의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견고한 민주주의, 성숙한 자본주의가 가능하다.

미스터트롯은 국민참여라는 민주적 방식을 통해 비교적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를 통해 실력있는 승자를 탄생시켰다. 치열한 경쟁과정을 통해 경쟁자들의 실력을 모두 높혀주는 기회를 제공해 준 바 있다. 임영웅이라는 새 스타를 우승자로 선출했지만, 승자가 독식하는 무대가 아니라‘톱7그리고 다양한 유니트로 멋진 팀웍의 무대를 보여줌으로써 상생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정치와 지방자치도 마찬가지다. 선거라는 경쟁은 자유롭고 치열해야 하지만 그 과정은 공정해야 한다. 선거는 후보자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수행해줘야 그 효과가 나타난다. 선거로 부득이 승패가 갈려도 승자와 패자가 함께 상생하는 정치와 자치의 무대를 만들어야 국민들이 신뢰하고 박수를 칠 것이다.

# 스타와 리더의 새 덕목

대중은 끊임없이 스타를 목말라 한다. 스타를 자기와 동일시하며 감정적 친화성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 지난 기간 우리 국민들이 열광한 스타는 주로 정치리더들이었다. 역대 대통령을 비롯한 거물 정치인들은 한동안 국민들로부터 스타 대접을 받다가 곧 실망하고 버림받는 일을 반복해 왔다. 이제 스타 정치인에 실망한 대중들은 시선을 돌려 스타 가수를 만들고 그들에 열광하고 있다. 대중들은 정치인들에게서는 발견못한 개성과 매력을 새롭게 찾은 것이다. 새로 발견한 나의 영웅들은 잘나고 똑똑해서 대중을 가르치려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 내가 살아온 길과 비슷하게 살아왔지만, 그들은 솔직하고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신세진 사람들에게 의리를 지키고,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일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 애뜻하게 열광하고 있다.

정치와 지방자치의 리더들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 국민들은 거짓없는 진심으로 다가와서 위로와 감동, 나눔과 배려를 느끼게 해주는 부드러운 리더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즉 IQ(지능지수)나 EQ(감성지수) 보다 MQ(도덕지수) 가 높은 리더가 각광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 문화상품의 고부가가치화

사람도 격(格)이 있다. 그 인격을 나누는 기준은 교양이다. 지역도 격이 있다. 지역의 격은 문화가 말해준다. 정치도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다. 지방자치 역시 지역의 문화적 정통성을 정립하고, 지역의 상품에 문화적 콘텐츠를 입혀 고부가 가치로 판매해서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최근 미스터트롯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을 활용해서 지역을 홍보하는 기회로 삼고자 경기도 포천에 임영웅 트롯거리, 경남 하동에 정동원 길 조성 그리고 몇몇 스타의 고향생가 복원이 한창 진행중이다. 지역의 문화브랜드를 자랑하고, 관광객을 유치해서 지역경제에 기여코자 함이다. 비틀즈의 고향 리버풀, 엘비스 프레스리의 멤피스 모두 세계적인 음악의 성지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도시들은 그 스타들 덕분에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도 거리를 조성해서 간판을 달고, 그저 팬들이 찾는 생가를 조성하는데 머물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음악 문화의 산실로 손색이 없는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동시에, 질 높은 지역상품을 생산·판매함으로써 지역발전과 연계되도록 지자체와 지역민들이 단합된 노력으로 적극 투자해야 할 것이다.

# 착한 팬들의 에너지화

육동일 명예교수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육동일 명예교수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미스터트롯을 통해 배출한 스타들에 대한 팬들의 반응과 역할도 많이 바뀌고 있다. 미스터트롯 팬들은 종전같이 가수의 음원 순위를 올리는 '스밍총공'이나 스타에게 선물을 보내는 '조공'에 머물지 않고, 스타를 응원하고 보답하기 위해 기부 서포트에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한부모 가정에 거액을 지원하거나 헌혈에 동참함으로써 내가 좋아하는 스타를 빛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봉사에 함께 참여하는 착한 팬이 되고있는 것이다. 이는 사회화합과 통합 및 지역발전의 강력한 에너지다. 이 에너지가 계속 충전된다면 지방자치의 활성화와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고 내재화시키는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결론적으로, 미스터트롯에서 나타난 성공법칙과 코드를 한국정치와 지방자치에 접목시키면 긍정적인 변화를 창출해서 발전할 수 있다. 모처럼 조성된 국민적 관심과 긍정의 에너지가 단기간에 방전되지 않고, 국가와 지역발전의 에너지로 충전되어 한국정치와 지방자치가 익어가기를 임영웅의 노래 '바램'에 담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