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주민, 지난 12일 게시...환경부, 용담댐 조사 계획 발표
금산군, 특별재난지역 선포 또 안 돼...피해주민들, 대책위원회 발족

용담댐 방류 피해는 인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문정우 금산군수 등 4개지역 단체장들이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을 항의방문했을 당시 모습. 문 군수 등은 사과 및 보상을 요구했지만 박 사장은 사과 없이 정부의 조사가 먼저라는 입장만 밝혔다.

용담댐 방류로 인해 충남 금산군 제원면 부리면 등 4개 지역 지방자치단체가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용담댐 방류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충북 영동군 주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용담댐 방류로 인한 수해, 이것은 명백한 인재입니다'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청원글에서 "이번 장마에 수해를 입은 피해자이기도 하다"면서 자신을 설명한 뒤 "영동군은 금강본류와 영동천, 초강천이 만나는 합수부에 위치해 있으며, 강폭도 넓고 이미 장마철 전에 마을하천까지 정비와 준설을 마친 상태"라며 "그러나 제가 사는 영동군은 양산면과 양강면, 심천면에 평생없었던 수해를 입었는데 이것은 자연재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영동군은 이번 장마에 다른 지역에 비해 강수량이 많지 않았는데 과연 무엇때문에 수해가 났을까"라며 되물은 뒤 "용담댐의 무리한 방류 때문이다. 이것은 명백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지만 막대한 재산피해와 침수된 농경지는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하는가"라며 "수자원공사와 용담댐 담당자는 즉각 피해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이같은 댐방류로 인한 인재를 인지하길 바라며 용담댐 방류 과정에서 초당 1000톤에서 3200톤까지 급격하게 수문을 열어야만 했던 이유와 방류로 인한 하류의 막대한 피해를 알면서도 무리하게 방류하게 된 경위에 대해 조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정부 차원의 조사도 요구했다.

지난 7일 시작한 용담댐 방류는 8일 최고 초당 2913톤을 기록해 금산군의 경우 농경지 471ha가 물에 잠기고 125가구가 침수됐으며, 이로 인해 233명의 주민이 임시대피소에 대피했다. 또 가압장이 물에 잠겨 복수면 목소리와 금성면 마수리 등 지대가 높은 지역의 급수가 중단되기도 했다. 총 피해액만 175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피해 현지를 직접 찾아 눈으로 확인했음에도 금산군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미지수인 상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피해 현지를 직접 찾아 눈으로 확인했음에도 금산군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미지수인 상태다.

더구나 인삼밭 피해는 200ha로 전체 피해의 절반가량이며 수확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하고 침수에 취약한 작물 특성상 사안이 더 심각하다. 이외도 조정천 제방, 천황천 제방, 금강 제방(무지개다리 하류), 방우리 마을진입로가 유실돼 응급복구를 실시했으며 조정천, 천황천, 방우리, 무지개다리 하류에 대한 조치가 마무리됐다.

금산군 뿐 아니라 용담댐 하류 지역인 무주와 영동, 옥천 등지도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수자원공사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금산과 무주, 옥천, 영동지역 단체장들은 지난 12일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을 항의 방문한 뒤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박 사장은 사과와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없이 현장 조사가 먼저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용담댐 방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지역은 전국 각지에서 피해복구를 위한 손길이 답지하면서 피해 주민들의 어려움에 다소나마 위안을 주고 있지만 정작 가해자격인 수자원공사는 여전히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17일 환경부는 용담댐을 비롯해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3개 댐에 대한 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는 별도로 4개지역 주민들은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렸으며, 자치단체도 범공동대책위를 구성해 정면 대응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법적 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충남 금산군 등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결정하지 않고 있어 피해주민들의 대정부 실망감 또한 적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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