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탁명가(대전 유성구 봉명동 구)리베라호텔 앞)

장안의 화제가 됐던 미스터트롯의 선 영탁이 부른 ‘막걸리 한잔’으로 효모가 살아 있는 생 막걸리 영탁막걸리가 탄생하면서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홍어삼합이 덩달아 뜨고 있다.

홍어삼합 한상차림
홍어삼합 한상차림

홍어삼합, 코부터 꼬리 살까지 홍어 한 마리 맛 볼 수 있는 집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구)리베라호텔 앞에 있는 ‘원조 홍탁명가‘는 최근 영탁막걸리가 히트를 치면서 홍어와 막걸리가 결합한 홍탁삼합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곳은 외식업 45년 경력의 이정자. 장상채 부부가 항아리에 볏짚을 깔고 제대로 삭힌 전라도 방식의 홍어 맛으로 홍어마니아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집으로 정평이 난 집.

종업원 없이 부부가 운영하고 영암이 고향인 주방을 담당하는 남편의 전라도 사투리와 충남 당진이 고향인 부인의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어우러진 걸쭉한 입담은 정겹게 느껴진다.

홍어삼합 코스를 주문하면 홍어 코를 비롯하여 애, 뱃살, 뽈살.  꼬리살, 전. 탕, 찜. 무침 등 코에서 꼬리까지 홍어 한 마리를 골고루 맛볼 수 있다. 홍어요리의 백미로 꼽히는 홍어삼합은 홍어회를 비롯해 돼지수육, 묵은 김치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가지가 어울려 절묘한 맛을 낸다. 특히 보리새싹을 넣고 끓인 홍어탕은 별미.

홍어삼합
홍어삼합

선홍빛으로 윤기 자르르 흐르는 홍어회 살이 꼬드득 씹히는 가운데 부드러운 돼지 살이 그 속으로 스며든다. 묵은 김치의 시큼함은 그 두 맛을 감싼다. 처음엔 무슨 맛인가 싶다가도 씹으면 씹을수록 홍어의 톡 쏘는 맛이 뱃속이 청소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코에 어리는 알싸한 향훈, 혀끝에 착 감겨드는 속살, 잘 삭힌 홍어 한 점이 주는 맛의 경지가 이렇다. 이게 삼합의 정석이자 완성이다. 홍어 맛을 아는 사람은 반드시 홍어애(간)를 찾는다. 기다리던 홍어애가 나오면 홍어의 완결판이 된다. 부드럽고 담백하면서 고소함까지 있는데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는 맛이라 하고 참치 뱃살 맛이라고도 한다.

당진이 고향인 이정희 대표
당진이 고향인 이정희 대표

맛의 혁명 조화로운 맛 홍탁삼합  막걸리와 환상궁합

홍어의 삭힌 정도는 충청도 스타일로 무난하다. 쏘는 맛이 가장 강한 부위는 코다. 홍어 코는 꽉 막혔던 코와 목구멍을 말끔히 청소한다. 몰캉한 콜라겐 덩어리인 홍어 코를 소스에 찍어 한 입 넣으니 코끝이 찡하게 울리면서 얼얼함이 정수리까지 닿는다.

홍어 한 마리에 딱 3점 나온다는 유난히 차진 맛의 홍어 뽈 살도 맛있다. 홍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예약하면 장흥삼합(관자. 한우. 표고버섯)으로 대체해 주기도 한다.

특히 홍어를 먹을 때 빠지지 않는 게 홍어 냄새를 중화시켜주는 막걸리다. 톡 쏘는 홍어와 고소한 돼지고기, 시큼한 묵은지에 달달한 탁주 한 모금이 입 안에서 어우러지면 홍탁삼합이 된다. 요즘 뜨는 영탁막걸리와 홍탁은 환상의 궁합이다.

홍어 특수부위
홍어 특수부위

토속적인 밑반찬도 사다 쓰는 것이 없고 초장은 막걸리를 직접 삭혀 만든 식초로 만들 정도로 정성이 묻어 있다. 먹어보면 맛이 다르다. 3년 묵은 백김치는 이곳에서 직접 담는다.
홍어를 떠올리면 특유의 톡 쏘는 맛이 생각난다. 이런 맛은 홍어에 바다에서 몸의 삼투압을 조절하기 위해 요소가 있는데 이것이 삭히는 과정에서 암모니아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아미노산이 부패하면서 나는 암모니아와는 달라 부패세균이 발육이 억제되기 때문에 삭힌 홍어를 먹어도 식중독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홍어는 그 어떤 생선도 따라올 수 없는 깊이가 있다. 홍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입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코를 찌르는 지독한 냄새와 톡 쏘는 자극에 기겁을 하지만 그 맛에 한번 빠지고 보면 뇌리에 깊이 각인된 그 맛을 못 잊어 또 찾기 마련이다.

영탁막걸리 (출처 예천양조)
영탁막걸리 (출처 예천양조)
영탁의 막걸리 한잔(출처 TV조선 켑처)
영탁의 막걸리 한잔(출처 TV조선 켑처)

참치 뱃살 맛 홍어애 부드럽고 고소, 보리새싹 넣은 홍어탕 별미

홍어는 발효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코끝이 찡하고 입안에서 톡 쏘는 맛과 상큼함에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고급 음식이다. 삭힘의 미학. 홍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홍어는 숙성을 통한 발효로 그 맛을 낸다. 홍어의 독특한 맛에 대한 절대적인 표현이 아닐 수 없다. 홍어는 그냥 먹으면 음식이지만 삭히면 약이 된다는 말이 있다.
연중무휴. 좌석: 84석(방6개) 포장 가능, 수입홍어삼합5만-9만원, 국산홍어삼합7만-13만원, 대전 유성구 온천서로 8-7에 위치해 있다.

원조 홍탁명가 전경
원조 홍탁명가 전경
주차장
주차장

홍어는 고단백질 영양식품으로 관절염, 기관지에 효과가 좋으며 특히 감기에 특효가 있다. 삭힌 홍어는 산성체질을 알칼리성 체질로 바꿔주어 골다공증예방 산후조리에도 좋고 병후회복과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

같은 홍어라도 어떻게 삭히느냐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이다. 전국  에 홍어 집은 많다. 하지만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은 흔치않다. 이제 홍탁명가에서 영탁막걸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제대로 된 홍어삼합의 참맛을 느껴보자.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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