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산 무주 영동 옥천 군수, 박재현 수공 사장 항의 방문
군수들 "자연재해 아닌 인재, 피해보상" 요구..박 사장 "정밀조사가 먼저"

(왼쪽부터)김재종 옥천군수와 박세복 영동군수, 황인홍 무주군수, 문정우 금산군수가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을 바라보고 피해보상 등을 요구했지만, 박 사장은 정밀조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용담댐 방류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충남 금산군과 충북 영동군, 옥천군, 전북 무주군 단체장들이 한국수자원공사 본사를 항의 방문한 뒤 박재현 사장에게 피해보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정밀조사가 먼저라는 입장만 보였을 뿐 댐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감있는 발언은 빠져 또 한번 비난을 사고 있다.

문정우 금산군수와 박세복 영동군수, 김재종 옥천군수, 황인홍 무주군수는 12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에 위치한 한국수자원공사 본사를 찾아 박 사장과 만났다. 박 사장은 4개지역 군수들과 간담회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국가 차원에서 정밀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인재(人災)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 군수 등 4개 지역 단체장들은 하지만 이날 박 사장을 만나기 전 발표한 공동 입장문을 통해 피해주민 지원과 배상 및 대국민 사과,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용담댐의 급격한 방류량 증가로 하류지역의 막대한 침수피해 발생이 예상됨에 따라 긴급히 공문을 통해 방류량 감소 요청을 했음에도 초당 2900톤 방류로 농경지 침수 및 다수 이재민 발생했다"며 "피해 지역의 6일부터 8일까지 기간 중 누적 강수량은 약 30mm 정도로 도저히 침수피해가 발생할 수 없으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라기보다 용담댐의 안일한 장마ㆍ집중호우 대비태세 및 물관리 부재에서 발생된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수자원공사는 방류량 감소요청 사전협의 무시와 일방적 방류계획 결정과 사후통보로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절차상 잘못이 있음을 인정하라"라며 "수자원공사는 용담댐 홍수조절 실패로 야기된 이번 재난에 대해 직접 원인제공자로서 궁극적 최종적 책임이 있고 이에 대한 공식 책임 표명과 대국민 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주민의 울분과 그 희생의 대가에 진지하게 경청하고 피해주민 지원과 배상에 완전하고도 신속한 이행에 성실히 임하고 피해원인 규명과 댐 방류체계 개선 등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박 사장은 4개지역 군수들의 피해 보상 요구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정밀조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그 조사 결과를 나오면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정밀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조사 결과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군수들과 상의하겠다"고 거듭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했다.

4개지역 군수들은 이날 박 사장과의 면담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향후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법적인 소송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방침이다.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이 군수들과의 간담회 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문정우 금산군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용담댐 방류 피해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이기 때문에 수자원공사에서 100% 보상해야 함에도 박 사장은 정밀조사가 먼저라는 입장만을 얘기헀다"면서 "앞으로 4개 시군은 자체적으로 피해 조사를 실시하고 대책위원회를 꾸려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법적인 소송까지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 7일 시작한 용담댐 방류는 8일 최고 초당 2913톤을 기록해 금산군의 경우 농경지 471ha가 물에 잠기고 125가구가 침수됐으며, 이로 인해 233명의 주민이 임시대피소에 대피했다. 또 가압장이 물에 잠겨 복수면 목소리와 금성면 마수리 등 지대가 높은 지역의 급수가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인삼밭 피해는 200ha로 전체 피해의 절반가량이며 수확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하고 침수에 취약한 작물 특성상 사안이 더 심각하다. 이외도 조정천 제방, 천황천 제방, 금강 제방(무지개다리 하류), 방우리 마을진입로가 유실돼 응급복구를 실시했으며 조정천, 천황천, 방우리의 경우 복구가 완료되고 무지개다리 하류는 조치 중이다.

금산군 뿐 아니라 용담댐 하류 지역인 무주와 영동, 옥천 등지도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수자원공사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공사 측은 아직까지 사과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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