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당협위원장과 ‘다자경선’ 승리..‘지역세·이름값’ 분석

박찬주 전 육군대장(가운데)이 미래통합당 충남도당 위원장 선거 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가운데)이 미래통합당 충남도당 위원장 선거 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당원 출신인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현직 당협위원장들을 꺾고 충남도당위원장에 선출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장 당선은 충남도당에서 평당원인 후보가 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첫 사례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29일 충남도당에 따르면 지난 28일 진행한 도당위원장 선거는 지역 대의원(지역할당+당연직)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선거인단 832명 중 619명(74.4%)이 참여했다. 이중 박 전 대장은 294표(47.5%)를 얻었다. 박 전 대장과 경선을 치른 김동완 당진시 당협위원장은 198표, 박경귀 아산을 당협위원장은 127표를 각각 얻는데 그쳤다. 

평당원 출신 당선 ‘이례적’, 새로운 변화 요구 신인에 쏠렸나

박 전 대장 당선을 두고 당 안팎에선 여러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천안 지역세’와 ‘이름값’이 반영된 결과로 요약된다. 

우선 ‘천안 지역세’ 부분은 인구수에 비례해 배당하는 ‘지역할당 대의원’과 선출직 의원 등으로 구성된 ‘당연직 대의원’이 많다는 얘기다. 

도당에 따르면 천안(갑·을·병) 대의원 수는 230여명을 웃도는 반면, 아산(갑·을)은 100여명, 당진시는 50여명에 불과하다. 천안 출신인 박 전 대장이 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는 기본적인 요인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아산지역 한 당원은 “천안지역 당원으로부터 ‘박 전 대장을 지지해 달라’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 ‘천안에서 인물을 키워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작용한 것 같다”며 “(박 전 대장이)그만큼 지역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타 후보에 비해 선거운동도 활발했다”고 평가했다. 

‘박찬주’라는 이름값이 이번 선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전 대장을 제외한 두 후보는 당협위원장을 맡아 지역 내 조직 장악력은 있지만, 지역을 벗어나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다시 말해 당협위원장 프리미엄이 미미하다는 얘기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두 당협위원장은 충남 전체적으로 볼 때 박 전 대장보다 인지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고 본다”며 “여기에 지난 총선 참패에 따른 당원들의 새로운 요구가 당협위원장이 아닌, 정치 신인에게 쏠린 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초년생 박찬주, 리더십에 ‘기대와 우려’ 교차

박찬주 미래통합당 신임 도당위원장.
박찬주 미래통합당 신임 도당위원장.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박 전 대장의 조직 장악 등 리더십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 전 대장이 지난 총선 출마를 앞두고 올해 초 정계에 입문한 ‘정치 초년생’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공관병 갑질 논란과 삼청교육대 발언 등을 통해 쌓인 부정적 시선도 여전히 남아 있다.

통합당의 한 당원은 “정치적 경륜은 앞으로 쌓아가야 하지만, 군 조직을 이끈 경험이 있어 조직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며 “리더십과 통솔력은 말할 것이 못된다. 박 전 대장이 현실 정치에서도 부족함 없이 잘 이끌어 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한 당원은 “갑질 논란과 관련해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여전하다. 다가오는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폭넓은 지지 스펙트럼이 필요한데 이러한 부분에선 취약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1년이라는 도당위원장 임기 동안 국가정책과 사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낼 수 있는 식견을 가져야 한다. 그중 첫 시험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담론에 대한 입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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