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찬성 의견 우세, 충청권 비롯해 당내 ‘긍정론’ 확산

여권 발(發) 행정수도 이전이 ‘국면전환용’이라고 비판했던 미래통합당에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래통합당 홈페이지
여권 발(發) 행정수도 이전이 ‘국면전환용’이라고 비판했던 미래통합당에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래통합당 홈페이지

여권 발(發) 행정수도 이전이 ‘국면전환용’이라고 비판했던 미래통합당에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들이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함께 당내 충청권 인사들마저도 긍정론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행정수도 완성론을 제안한 것에 대해 '정부의 부동산 실정(失政)을 면피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차기 대선에서 충청권 표심을 의식한 ‘선거용’이라고 주장했다.

잇따른 여론조사, 수도 이전 찬성 의견 많아
당 지도부 함구령 불구 긍정적 발언 이어져

하지만 최근 수도 이전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반대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결과와 함께 충청권 야당 인사들이 논의 참여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주춤하는 모양새다.

앞서 오마이뉴스가 지난 21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행정수도 이전 찬성이 53.9%, 반대가 34.3%로 나왔다.

또 지난 27일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만 18살 이상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역시 찬성 48.6%, 반대 40.2%로 찬성 여론이 더 높았다.

특히 당 지도부의 ‘함구령’에도 정진석 의원(5선.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비롯해 이장우 대전시당위원장, 김병준 세종시당위원장, 차기 충남도당위원장 후보들까지 수도 이전에 공감하는 발언과 입장을 밝히면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병준 “아주 좋은 기회, 제대로 된 대안 마련해야”
정진석 “시간 갈수록 당 분열 노정..조속히 입장 정리해야”

김병준 위원장은 지난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왕에 이렇게 던졌으면 이것을 받아서 제대로 된 수도 이전의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함구령에는 “지금 함구가 되긴 힘들다. 이미 세종시에 불이 붙어 있다”며 “충청권뿐만 아니라 역사적 과업의 문제다. 그래서 입을 계속 닫고 있긴 힘들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행정수도완성추진단 출범을 통해 수도 이전에 진정성과 의지를 보이면서 통합당의 논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의 행정수도 완성 특위 참여 제안을 거부한 통합당 지도부는 당 내외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시간이 갈수록 우리 당 의원들 사이에도 수도 이전 문제에 대한 지역간 분열 요소가 노정될 것”이라며 “수도 이전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 무엇인지 조속히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수도 이전에 국한하지 말고, 지방소멸을 해소할 수 있는 지방분권 등 본질적이고 폭넓은 논의의 광장은 계속 열려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당 지도부는 초반 수도 이전에 무시 전략으로 일관했지만, 행정수도 이전에 공감하는 당 안팎의 여론에 더 이상 좌시하고 있을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차기 대선에서 충청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민주당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던졌던 정의당 역시 심상정 대표가 지난 27일 “대통령이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가세하며 행정수도 이전론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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