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국 태방파텍 회장 초청 강연 ‘태방파텍 생존사, 30년의 변화와 극복기’
제347차 대전세종충청 CEO 창조혁신포럼

제347차 대전세종충청 CEO 창조혁신포럼이 17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호텔인터시티에서 열려 초청강연을 정희국 태방파텍 회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과 김정규 뱅크그룹 회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을 비롯해 포럼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세종충청 CEO 창조혁신포럼은 17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호텔인터시티에서 정희국 태방파텍 회장을 초청해 ‘태방파텍 생존사, 30년의 변화와 극복기’란 주제로 제347차 포럼을 진행했다.

정 회장은 “지난 1989년 설립된 태방파텍이 식품포장기술을 혁신했다고 호평하지만 저에겐 살기 위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저의 꿈 ‘돈 버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살다보니 포장지를 뜯지 않고도 맛있게 가정 간편식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포장 용기까지 개발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지난 1948년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정 회장은 동명목재상사(합판공장)에 입사했으나 구조조정으로 인해 퇴사하고 전주제지(현 한솔제지)에 공채로 입사, 직장생활을 무난히 할 수 있었지만 고졸 출신의 신분 장벽으로 진로를 고민한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전주제지를 그만두고 중소기업인 태광특수기계(창원공단)로 이직, 88올림픽 특수를 맞아 과도하게 수주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급성간농양 진단을 받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았다. 정 회장은 “병원신세를 지면서 장사에 눈을 떴다"고 했다.

하지만 식품포장 엔지니어링 전문 업체를 운영하던 정 회장도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파고를 넘지 못했다.

정 회장은 갑작스럽게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자금난에 허덕이던 회사는 결국 도산했다..

정 회장은 ​ “1997년 12월 ‘IMF 외환위기’로 인해 거래 은행의 갑작스러운 대출 회수로 회사는 도산했고, 살고 있던 아파트와 가재도구까지 몽땅 경매로 넘어갔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52세.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러시아에 있던 지인을 만나 포장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러시아에 식품포장 제품을 팔게 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정 회장은 “한 번은 러시아 친구가 그곳 주식인 흑빵 포장용 MP 필름을 보여주면서 샘플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 필름은 기존 비닐 포장과 달리 수백 개의 작은 공기 구멍이 있어 신선도가 유지되는 기능성 포장지였다. 어렵게 샘플을 개발해 러시아로 갔지만 가격이 비싸서 거래는 불발되고 말았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빵 대신 신선한 야채를 포장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 회장은 “그렇게 ‘숨쉬는 필름’이 탄생했다. 제품 개발 초기 시장 반응이 냉랭했지만, 고품질 식품포장이 주목 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그는 묵묵히 기다린 결과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태방파텍은 지난 2013년 ‘찜팩(ZZim pak)’ 용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찜팩은 기존의 즉석 조리식품과 달리 포장을 뜯지 않고 바로 데워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용기 모서리에 작게 난 구멍으로 수증기가 빠져나가는 기술은 태방파텍을 ‘혁신기업’ 반열에 올려 놓는 계기가 됐다.

정 회장은 “찜팩은 국물이나 양념이 많은 한국 음식을 가정 간편식으로 포장할 때 최적의 용기라고 생각한다. 2015년에 싱가포르 국제공항의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싱가포르항공서비스(SATS)와 연간 100만달러 규모 기내식 포장용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뉴욕 마트에 첫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태방파텍은 찜팩으로 2015년 신기술 정부 포상인 ‘코리아스타상’과 한국특허기술상인 ‘지석영상’을 수상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세계포장협회의 ‘2016 월드스타상’을 받기도 했다.

태방파텍은 현재 베트남에 현지 공장을 건립,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위기 극복 4대 실천 과제로 종업원의 협력받기, 3정 5S, 신용회복 노력, R&D에 집중을 꼽았다.

정 회장은 “종업원은 사업의 동반자로 어려움을 나눈다, 3정 5S는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사고와 이직률을 낮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이어 “돌아가신 정주영 회장님의 말씀처럼 장사는 신용덩어리로 신용쌓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경쟁없는 제품만들기 Blue Ocean을 만들기 위해 포장기술연구소를 설립, 일본 퇴역기술자 고문을 영입했다”고 했다.

정 회장은 “바깥에서는 저를 보고 실패와 고난를 딛고 재기한 CEO라고 평하지만 저는 그냥 살기 위해서, 생존하기 위해서 무작정 살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시대와 동행하고, 위기와 동행하고, 친구와 동행하는 삶이 제 삶이 아닐까 싶다”며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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