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남도일자리진흥원 이시우 원장…“보령시장 재선 등 종합행정 경험 올인”
4개 기관 통합, 초기 조직 안정화 적임자 평가…청년 지역정착 지원 역점
어느 조직이든 처음 출범할 때는 좌충우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때문에 첫 방향키를 잡는 선장에게는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게 하는 역할이 막중하다. 단일 조직임에도 어려움이 적지 않은데, 하물며 4개 기관이 통합 출범한다면 한 뜻을 모아내기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지난달 9일 첫 발을 내딛은 (재)충남도일자리진흥원(이하 진흥원) 이시우 초대원장이 직면한 현실이 그렇다. 진흥원은 충남지역인적자원개발 위원회와 충남노사민정협의회, 충남일자리종합센터, 충남광역새일센터 등 지역에서 일자리 관련 사업을 추진하던 4개 기관을 하나로 통합한 기관이다.
초대 원장으로 그의 이름이 오르자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시우 원장은 제4대~5대 도의원을 거쳐 제4대, 6대 민선보령시장을 지낸 인물이다. 30여 년간 정치권에 몸담은 만큼 ‘일자리’와 연관된 ‘경제’나 ‘기업’ 등과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이 원장도 이미 이런 시선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기존 4개 기관이 각각 일자리 창출과 관련돼 전문적인 연구와 활동을 해온 곳이다. 그러다 보니 양승조 충남지사께서 전문성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 초기 조직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역할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특히 “재선 보령시장을 지내면서 시민, 도민의 복지는 일자리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며 “복지수도 충남을 위해서라도 가장 좋은 방법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직의 안정화와 함께 이 원장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청년인구의 지역 정착이다. 실제 충남도내 특성화고 졸업자의 3분의 1, 대학졸업자의 4분의 1만 지역에 취업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이 원장은 정부의 청년 취업 관련 공모사업에 적극 도전할 방침이다.
유형별 국책사업을 유치해 지역 청년들에게 맞춤형 혜택을 제시하고, 여기에 수반되는 예산 중 국비의 비중을 늘려 도의 재정 부담도 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면에 나서기보다 조직내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려 있다.
자신을 표현하는 말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날마다 새로워진다는 뜻)’을 제시한 이 원장. 그에게 있어 초대 충남도 일자리진흥원장은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이다. 내일 만나게 될 이 원장은, 오늘과 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다음은 이시우 원장과 나눈 1문1답 내용이다.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보령을 떠나지 않고 살아온 토박이로서 지난 1991년 제4대 충청남도의회 의원에 당선된 이후 제5대 도의원을 거쳐 2002년 제4대, 2010년 제6대 민선 보령시장을 지냈다.”
-진흥원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계기와 포부가 있다면?
“지자체장으로 근무할 때 복지는 일자리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 왔다.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각 가정이 삶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충남도는 북부권과 남부권역의 지역적 격차뿐만 아니라 제조업과 서비스업간의 산업간 격차도 상당해 불균형이 더 심화돼 있는 실정이다.
이는 충남도정이 추구하는 ‘더 행복한 충남’ 건설에 걸림돌이 된 지 오래됐다. 이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양승조 지사의 적극적인 정책적 판단으로 진흥원이 설립됐다. 초대 원장으로 선임된 만큼 충남도민 모두가 생애주기별 양질의 일자리로 더 행복할 수 있는 날까지 모든 역량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
-진흥원의 기능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진흥원은 도내 고용·노동 유관기관인 충남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와 충남노사민정협의회, 충남일자리종합센터, 충남광역새일센터 등 지역에서 일자리 관련 사업을 추진하던 4개 기관을 하나로 통합한 기관이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추진된 일자리 관련 사업에 대한 거시적인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연구·기획·조정·평가 기능을 보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고용 환경 조사·분석 및 평가, 고용정책 개발, 맞춤형 일자리 발굴 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과 광역새일센터를 통합해 노사가 상생하는 일자리와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공급에 대한 비전제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인지.
“충남지역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다. 북부권과 남부권의 인구 고령화 속도가 다르고, 산업 집중도 측면에서 북부권에 비해 남부권이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는 구조다. 인구나 산업 구조로 봤을 때 격차를 해소해야 하는 현안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도내 거주하고 있는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는데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내 특성화고 졸업자의 35.5%, 대학 졸업자의 24.1%만 충남지역에 취업하고 있다. 지역의 산업구조와 인구구조 및 학교 분포가 지역 및 산업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인재를 지역에서 책임지고 성장시키는 선순환 일자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현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이 있는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중 직업계고 졸업생의 지역정착 활성화를 위해 29억 원을, 충남지역대학인재에 장학금 7억 원, 충남형지역균형발전 청년고용지원사업에 42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국비 50%, 도비 40%, 기업 10%를 부담해 2년 간 지역인재를 채용할 경우 200만 원을 보전하는 사업이다.
또 정규직으로 2년 정도 근무한 청년들이 매달 10만 원식 2년을 모으면 도와 지자체에서 260만 원을 지원해 500만 원의 목돈마련을 지원하는 열혈청년 페키지 사업도 추진 중이다. 공주와 서산시가 참여 중이다.
이와 함께 도시청년 지역상생 고용사업도 있다. 서울에서 내려온 청년들이 공주시, 부여군, 홍성군 등에 정착할 경우 1인당 220만 원씩 기업에 채용비용을 보전해준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경제관련 경력자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충남은 타 지역에 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고 이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역할에 방점이 찍힌 것 같다. 진흥원 역시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충남이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했다. 종합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의 인사와 안정적인 조직의 화합을 이끌어내겠다.
개인적으로는 도비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싶은 구상을 갖고 있다. 전체 예산 115억 원 가운데, 여성가족부와 행안부 고용노동부 등 국비는 30%에 불과하고 70%는 도비로 부담한다. 청년정책을 중심으로 정부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하면 지역엔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도비의 부담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충실히 준비하고 있다.”
-충남의 일자리 매칭 상황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일자리는 개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미래를 설계하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지역의 능력 있는 젊은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필요한 인재로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진흥원의 주요 업무라고 생각한다.
다만 수요와 공급자의 기대치 차이로 인해 실제 노동시장의 선순환이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특성상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많지 않아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이 많지 않다. 그러나 도내 우수한 중소·중견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우수한 인재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대학 및 특성화고, 직업훈련기관과 연계한 인력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구인 구직의 차이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자신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것이 새로운 기술이나 이론에 대해 학습하고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요즘 같은 정보통신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일자리 관련 통합기관의 수장으로서 마부작침(磨斧作針)하는 마음으로 학습하면서 우리 진흥원이 전국 최고의 일자리 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
-끝으로 도민들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흥원은 도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고용안정과 복리증진 및 경제발전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출범했다. 처음부터 큰 성과를 낸다는 욕심을 버리고 진흥원이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꾸준하게 정진해 나아갈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많은 성원과 지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