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5일 국립대전현충원, '반대 VS 찬성' 세력 갈등 극심

 

백선엽 장군의 대전국립현충원 안장이 예고된 15일 대전시민단체가 안장 반대 시민대회를 개최했다.

친일반민족행위자인가? 구국의 영웅인가?

앞 세대의 갈지자 행보는 뒷 세대의 극심한 갈등을 야기했다. 15일 오전 백선엽 장군 안장식을 앞둔 국립대전현충원은 안장을 반대하는 측과 또 찬성하는 측의 대립으로 아수라장이었다.

국립대전현충원 정문을 기준, 좌·우 양측으로 분리된 세력들은 소형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쉴 새 없이 “안장 반대”와 “전쟁 영웅 폄하 중단”을 외쳤다.

공권력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몸싸움까지 번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심심치 않게 나타났다. 자칭 정도를 걷는 언론이라는 회사 스티커를 부착한 승합차량은 안장 반대 시위대 앞에 일부러 승합차를 들이대는 등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사진=1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한 승합차량이 백선엽 안장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 앞에 일부러 차를 대놓고 빼지 않아 소란이 일었다.
사진=1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한 승합차량이 백선엽 안장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 앞에 일부러 차를 대놓고 빼지 않아 소란이 일었다.

이날 광복회, 독립유공자유족회, 민족문제연구소,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전국유족회 등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는 시민대회를 열고 국립대전현충원 백선엽 장군 안장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경 광복회 대전지부장은 “백선엽은 지난 2009년 친일반족행위자 명단에 오른 자”라며 “이런 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국가보훈의 성지이자 민족의 성역인 국립묘지에 묻히는 것은 과거를 잊는 민족이 되는 것은 물론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전쟁 전·후 백선엽이 이끄는 토벌대에 의해 민간인이었던 아버지가 희생됐다고 주장한 장경자 여순1019 민중항쟁 전국연합회 대표는 “백선엽은 간도특설대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을 학살한 사람”이라며 “이 모든 것에 대한 뉘우침도 없었다. 파렴치하다. 이런 사람에게 이 나라 고위 공직자들이 꽃을 바치고 머리를 숙이는 모습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반면 재향군인회, 리박스쿨(이명박·박근혜를 배우는 학교), 진리를 사랑으로 행동하는 국민연대 등 일명 우파 단체들은 “백선엽이 있어 오늘의 대한민국 있다”며 치켜세웠다.

이들은 “6.25 전쟁영웅 현충원 안장반대가 웬 말이냐” “백선엽 장군은 동작현충원으로 가야한다” “백선엽은 현대판 이순신” 등을 외쳤으며 안장 문제와 관련 없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과 4.15 부정선거 의혹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백선엽 장군은 6.25 전쟁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낙동강 전선 칠곡 부근의 ‘다부동 전투’ 승리와 평양 최소 입성, 빨치산 토벌 등으로 대한민국 국군 최고의 영웅으로 꼽힌다.

이에 이명박 정부 당시 한국군 최초 원수 계급을 부여하려 했으나 간도특설대 경력 때문에 반대가 심해 무산되기도 했다.

간도특설대는 조선인이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던 조선인을 토벌한 부대로, 주로 동북항일연군 및 팔로군 소속 게릴라 부대를 상대했으며 잔혹함으로 악명이 높았다.

백선엽 장군은 1943년부터 3년간 간도특설대에서 활동, 자서전 등을 통해 이를 인정한 바는 있으나 생전에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을 표시한 적은 없다.

한편, 대전지법 제1행정부(이영화 부장판사)는 이날 대전시민단체가 낸 안장금지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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