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동 복컴 공간 사용 업무협약, 주민 반대 움직임
클라이밍·스쿼시장 리모델링… “복컴 특색 없어져”

13일 행복청은 다정동(2-1생활권) 복합커뮤니티센터(복컴)와 3생활권 광역복지지원센터의 건립 공사에 대해 발주를 완료했다.
세종시 다정동 복합커뮤니티센터 조감도.

세종시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 세종캠퍼스 유치에 성공한 가운데 뜻밖의 암초에 직면했다. 발레실이 다정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일부 공간을 활용해 들어선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

시는 발레라는 무용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입지였다는 입장인 반면, 주민들은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들어서는 만큼 주민 편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시는 지난 4월 29일 ‘예술영재육성 지역 확대사업’ 충청권 거점기관으로 선정됐다. 이후 한예종 측과 협의를 통해 지난 7월 1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7일 열린 사업설명회에서는 공간 활용에 대한 계획이 발표됐다. 발레연습장은 다정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일부 공간(클라이밍·스쿼시장)을 리모델링해 마련될 예정이다.

시는 이 공간을 평일 오후와 주말 영재교육원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는 한편, 전문 예술인과 일반인 대상 연습 공간으로도 대여한다는 구상이다.

세종시청 시민의 창 공개민원에 글을 올린 주민 조 모 씨는 “복컴 준공 후 코로나19 사태로 제대로 개관도 못했다”며 “정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시 예산으로 설계해 조성한 체육시설을 소수 특기생만을 위한 영재교육원 공간으로 뜯어고치는 것은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세금 낭비 사례로 오히려 감사를 청구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청 시민의 창 공개민원글.
세종시청 시민의 창 공개민원글.

이번 문제는 공공체육시설 부족 문제로 갈증을 겪어온 주민들의 불만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사태로도 읽힌다.

그간 다정동 주민들은 복컴 외에 특별한 공공문화·체육시설이 없다는 점을 들어 개선을 요구해왔다.

주민 조 모 씨는 “다정동 복컴은 수영장이 포함되지 않은 실내체육시설로 계획돼 클라이밍과 스쿼시장으로 특화된 것인데, 이를 없애버리면 특색 없는 장소로 전락하게 된다”며 “이용객 감소로 인한 고질적 운영 적자 역시 시민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다정동 복컴 건립 당시 탁구나 배드민턴 외에 추가적으로 클라이밍, 스쿼시 등 종목을 다양화하는 등 첫 체육시설 특화를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층고 5m 이상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이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의견 수렴과 관련해서는 내주 주민과의 대화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시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도시 전체 발전 측면에서 보면 문화예술 기반이 약한 세종시에 장래 영재 예술 교육 메카가 되는 첫 걸음으로 볼 수 있다”며 “인근 학원과 외지 인구 유입으로 미미하지만 여러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세종에서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 또 질 좋은 교양 프로그램을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가온마을 단지 주민들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복컴 일부 시설 용도 변경 건에 관한 공식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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