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남개발공사 권혁문 사장
“임직원, ‘공공디벨로퍼’로서 ‘청렴’ 최우선”

혁신도시법 통과로 충남도청이 위치한 내포신도시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인구 3만 명이 채 안 되는 더딘 발걸음을 보이고 있지만, 도내 기관·단체들이 속속 입주하며 중핵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디트뉴스>는 내포신도시에 입주한 기관·단체장들을 순차적으로 만나 활동계획을 들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충남개발공사 권혁문 사장은 공기업으로서 무엇보다 '청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남개발공사(이하 공사)는 도내 각종 개발 및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업무의 특성상, 조직을 둘러싼 각종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늘 사건사고도 잦고 직원간 보이지 않는 갈등도 조직의 결속력을 금가게 하는 요인이 됐다. 그런데 최근 공사가 달라졌다. 이런 고질병이 치유된 모습이다.

정확한 원인을 꼽긴 어렵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제5대 권혁문 사장의 등장을 본격적인 변화의 시발점이라고 꼽는다. 권 사장이 취임한 지난 2018년 2월, 그 뒤로 2년 5개월 동안 공사 조직원들이 쇄신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디트뉴스>와 만난 권 사장은 무엇보다 ‘공공디벨로퍼’ 역할을 위해 조직에 청렴문화를 뿌리내리는 일이 시급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 그의 취임 이후 공사는  2018~2019년 청렴도평가에서 2년 연속 전국 공기업 중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18 정보공개 실태조사’에서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장관표창을 수상했다. 그가 강조한 ‘청렴’과 ‘투명성’의 성과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중앙부처 공직에 있던 시절 어려운 임무를 막힘없이 해결해 ‘역시 권 프로’라고 불린 그였다. 공직 후반부에는 행안부 의정담당관을 지내며 대통령 두 명의 장례식과 한 명의 취임식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위기와 돌발 상황을 때로는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때로는 천재일우의 행운으로 극복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이 이제 충남개발공사의 방향키를 돌리는 나침반이 되고 있다. 당장은 양승조 지사가 이끄는 충남도정의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사업이라는 파도를 넘어야 한다. 양 지사의 핵심공약인 이 사업은 충남을 넘어 전국적인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권 사장이 '권 프로'라는 별칭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험대 위에 오른 셈이다. 

권 사장은 충남 예산 출신으로, 고입 검정고시를 거쳐 서울 중대부고, 세종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1987년 국가공무원 7급 공채 시험을 통해 총무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총무처 기획예산담당관실, 조직국 조직 1과, 행정자치부 장관 비서관, 행정안전부 인사실 심사임용과 총괄팀장, 대전청사관리소 행정과장, 의정담당관, 서산시 부시장 등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다음은 권혁문 사장과 나눈 1문1답 내용이다. 

-충남개발공사에 대해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지방공기업법 제49조 및 충남개발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의거 충남도에서 자본금을 전액 출자해 설립된 도내 유이한 지방공기업이다. 크게 도시개발․산업단지 조성 및 분양, 주거복지․공공건축․농촌정주환경개선사업 및 토지보상 대행 등 현재 충남 전역에서 총 사업비 1조 9112억 원 규모의 32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자체사업으로 내포신도시(378만1000㎡, 2조 5687억 원)와 당진 수청2지구(48만6000㎡, 2559억 원), 서천 군사지구(16만8000㎡, 472억 원)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자치단체로부터 수탁을 받아 보령 웅천(68만6000㎡, 675억 원)과 공주탄천(99만8000㎡, 899억 원)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분양 중이다. 앞으로도 ‘공공 디벨로퍼’로서 지역균형 발전과 도민 복지를 위한 사업추진을 위해 힘쓸 계획이다.”

그는 자신을 '권 프로'라고 소개했다. 무엇이든 해내서 선임이 붙여줬다는 이 별칭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사장으로서 경영 철학이 있다면?

“공직생활 중 소신으로 삼았던 청렴․신뢰․전문성․협업․소통 등 5가지를 경영전략 핵심가치로 삼았다. 이 가운데 청렴을 가장 강조했다. 그래서 취임 후 바로 청렴을 최우선 개혁과제로 설정해 청렴감사실을 신설하고 자정계획을 마련해 일상 복무감찰 활동을 상시화하고 전직원 대상 청렴교육 이수를 의무화했다.
이런 경영방침을 응원해준 도민 여러분과 임직원들 덕분에 취임 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 4등급에서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종합 청렴도 2등급이라는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지방공기업 중 최고 등급이며 평가점수 역시 역대 최고로 높았다. 또 도 감사위원회의 ‘반부패․청렴대책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도지사 표창도 수상했다.”

-청렴을 특별히 강조한 이유가 있었는지.

“사실 와서 보니까 조직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직전에 국무조정실 감사로 직원 11명이 징계를 받았고 직원들 사이에 불신과, 갈등, 반목이 팽배해 고소고발과 각종 투서도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취임초 도의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당시 김동욱 위원장은 ‘소통과 화합이 최우선’이라고 당부했다. 때문에 소통과 함게 청렴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
진실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공직에 있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내부적인 문제가 발생할 땐 빨리 오픈하고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해결책을 찾는 것이 제일 좋다. 직원들에게도 이렇게 강조한다. 2018년에는 행정안전부의 정보공개 실태조사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금은 안정적인 분위기가 자리를 잡았다. 이 자리를 빌어 임직원의 노력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공사의 최대 역점사업은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는다면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사업이다. 사회적문제로 대두된 저출산과 육아문제 극복을 위한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청년층, 신혼부부나 예비신혼부부에게 기존 행복주택보다 주거비 부담을 더 낮추고,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며, 더 편리한 육아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해 추진하고 있다. 
아산시 배방읍 월천지구에 600세대(59㎡형 360호, 44㎡형 180호, 36㎡ 60호)건립을 시작으로, 당진, 홍성, 예산, 천안, 서천 등 2022년까지 6개 지구에 915호를 건축하여 공급할 계획이다. 더불어 건축형이 없는 시․군을 대상으로 매입형 100호를 공급예정이다. 수익창출이 아닌 공익적 사업으로 지난해 충남도민이 뽑은 ‘우수 저출산 극복 정책’ 중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사회적 저출산 극복을 위한 혁신적 주거모델이 되도록 ‘명품 주택’을 만들겠다.”

-2년 4개월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사업의 추진 기반을 마련하고 지난 5월 29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양승조 충남지사를 모시고 성공적으로 기공식을 개최한 일이다. 다만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규 도시개발 사업발굴이 절실함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좀 아쉽다. 국내외 경기회복의 불확실, 부동산경기의 장기 침체 등 어느 공기업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미래사업실을 신설,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고 있으니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47년만에 고향에 돌아온 권 사장은 30여 년 공직 역량을 공사 경영에 모두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역시 권프로’로 하겠다. 공무원 초임으로 총무처(현 행정안전부) 근무시절 상사께서 어떤 난관이 있어도 맡긴 일을 잘 처리한다고 해서 불러주셨던 호칭이었다. 그분께 고맙게 생각한다. 제가 잘 해서 이 말을 들었다기 보다, 오히려 이 말을 들은 이후 모든 일에 프로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고, 긍정마인드와 열정으로 일을 해냈다. 이메일 ID도 ‘kwonpro’로 쓰고 있다.(웃음)”

-그럼 공직생활 중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을 해결한 일이 있었는지.

“가장 오래 근무했던 의정담당관에서 일화가 많은데, 업무 특성상 기밀에 해당하는 부분이 많아 공개는 어렵다. 하지만 스스로 업무에 자긍심을 갖고 있고 지금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운구담당도 맡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을 총괄했다.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5대 국새(國璽)를 제작하는 총괄과장을 지냈다. 해외순방 때 손을 흔드는 과정까지의 업무를 일임했었다. 그런 일은 ‘잘해야 본전’이었기에 늘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이때 쌓아온 역량이 밑거름이 되는 것 같다.”

-끝으로 도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향 예산에 47년 만에 돌아왔다. 30여년 공직생활을 마칠 때 내 주위의 모든 분들이 나를 도와줬고 아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지역발전과 공사가 존재감 있는 공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모두 바치고 싶다. 우리 공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동안 도민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관심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고, 임직원 모두 도민 여러분을 위해 존재하는 지방공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을 약속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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