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본회의서 찬성 12 대 무효 10으로 당선
민주당 내분 수습, 신임의장 첫 번째 과제
1부의장 민태권, 2부의장 조성칠 의원 선출

권중순 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 자료사진.

권중순 대전시의원(중구3, 민주)이 우여곡절 끝에 대전시의회 8대 의회 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간 내분으로 원구성 파행을 겪었던 만큼, 당내 분란을 수습하는 것이 권중순 신임 의장의 첫 번째 과제가 될 전망이다.   

대전시의회는 13일 251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열고, 단독으로 출마한 권중순 의장 선임의 건을 재적의원 22명 중 22명 전원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2표, 기권 10표로 통과시켰다. 

이날도 권 의장 당선은 순탄치 않았다. 앞서 실시된 1차 투표에서 찬성 11표와 기권 11표 동수가 나오면서 권 의원은 또 한 번 위기에 빠졌다. 권 의원은 지난 3일 실시된 시의회 2차 본회의에서도 두 차례 투표에서 찬성과 기권이 11대 11로 엇갈려 의장도전에 실패한 바 있다. 

결국 3번의 실패 뒤에 ‘의장당선’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권 의장 당선에 대해서 시의회 안팎에서는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의원총회를 통해 합의 추대된 권 의장이 끝내 ‘당내 합의’를 지켜낼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 과정에서 ‘당내 분란’이 노출되는 등 정치력에 타격을 입은 까닭이다. 

민주당은 대전시의회 22개 의석 중 무려 21석을 차지하고 있다. 당내 의사결정이 시의회 운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함에도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불거졌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직후, 민주당 소속 시의원 당선자들은 의원총회를 열고 ‘전반기 보직을 맡은 의원은 후반기에 직을 맡지 않는다’는 것과 ‘전반기 김종천, 후반기 권중순 시의원이 의장을 맡는다’는 두 가지 내용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2년이 흘러 후반기 원구성 시점이 도래하자, 일부 의원들이 2년 전 합의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그런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결국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지난달 25일 다시 의원총회를 열고 2년 전 합의가 유효한지 여부를 가리는 표결까지 벌여 11대 10으로 전반기 합의가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자신들끼리 합의한 내용이 유효한지 표결까지 벌이는 촌극을 벌이고서도, 일부 민주당 시의원들은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의장선출을 위한 투표가 무기명으로 치러지는 점을 이용해 합의에 반하는 표심을 발휘했다.

결국 당내 합의준수를 요구하는 시의원들은 지난 3일 권중순 시의원 의장도전이 본회의에서 11대 11로 부결되자, 부결에 참여한 동료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하며 항의농성에 들어갔다. 그 사이 민주당 대전시당과 현역 국회의원인 지역위원장 상당수가 나서 ‘당론 준수’를 요구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책임을 묻겠다는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대전시의회 원구성 파행은 지난 9일 이종호 시의원(동구2)이 당론을 무시하고 의장후보로 등록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즉각 윤리심판원에 이 의원 징계청원을 하기에 이르렀고, 이 의원은 본회의 투표가 열리는 13일 오전 후보등록을 철회하면서 한 발 물러섰다.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결과적으로 합의정신을 지킬 수 있게 돼 다행이지만, 이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보이지 말아야 할 안 좋은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줬다”며 “후반기 의장으로 당선된 권중순 의원이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동료 의원들을 포용하고 화합하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중순 신임 의장도 이를 의식한 듯 당선소감을 통해 “원만한 원구성을 하지 못해서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쳤다”고 사과한 뒤 “앞으로 대전시의원 22명이 똘똘 뭉쳐서 대전시와 대전시의회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장선출 뒤 치러진 제1,2부의장 선거에서 민태권(유성1) 의원이 제1부의장에, 조성칠(중구1) 의원이 제2부의장에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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