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식 막국수에 반했다. 철원메밀막국수
강원도식 막국수에 반했다. 철원메밀막국수
  •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 승인 2020.07.12 18: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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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식당(대전 서구 장안동 기성중학교 앞)

막국수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여전히 웰빙음식을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막국수에 대한 인기가 높다.

동치미막국수
동치미막국수

고향 시골집처럼 푸근함과 푸짐함이 있는 막국수. 콩국수

대전시 서구 장안동 기성중학교 앞에 있는 ‘철원메밀막국수’는 강원도 철원 화지리가 고향인 류옥순 대표가 30년 동안 대전에서는 보기 드문 철원식(북한식) 막국수를 연중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막국수전문점.

오래된 구옥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으로 허름하다. 하지만 주차장은 제법 넓다. 식당 옆 논에는 푸른 벼가 자라고 장태산 주변의 숲과 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고향시골집에 온 느낌을 준다. 도심하고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장태산자연휴양림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메뉴는 동치미막국수와 비빔막국수, 서리테콩국수 등 딱 3가지. 하지만 술과 음료는 취급하지 않는다. 오로지 식사만 허용된다. 보통 막국수와 콩국수는 여름 한철에만 판매하는 곳이 많은데 이집은 일 년 내내 취급한다. 겨울에는 콩국물이 따뜻한 콩국수가 나온다.

비빔막국수
비빔막국수

서리테콩국수
서리테콩국수

동치미막국수는 메밀도 중요하지만 맛을 결정하는 것은 육수와 양념장(다대기). 담근 순수한 동치미를 육수로 사용하고 감칠맛 나게 혀를 감도는 특제양념장이 비법. 메밀면 위에 육수를 붓고 오래 묵은 열무김치와 오이채 그리고 벌건 동치미 무를 고명으로 얹어 손님상에 낸다.

동치미 맛을 살리기 위해 그 흔한 김가루, 계란, 참기름 같은 것은 일절 넣질 않는다. 특이한건 동치미 국물이 발갛다. 동치미를 담글 때 비트를 넣기 때문이다.

막국수는 작년 10월에 담근 것으로 깔끔하면서도 개운한 동치미국물과 어우러진 메밀국수 특유의 구수함이 일품. 특히 철원산 메밀이 70%가 들어가 면발이 얇으면 끊어지기 때문에 메밀면발이 다른 곳보다 두껍게 빼서 투박하다. 하지만 뚝뚝 끊기지 않고 탱글탱글한 면이 살아있는 게 인상적이다. 양도 푸짐하다. 모자라면 더 준다.

배추김치와 동치미육수가 있는 비빔마국수와 서리테콩국수
배추김치와 동치미육수가 있는 비빔막국수와 서리테콩국수

류옥순 대표
류옥순 대표

대전에서는 보기 힘든 강원도식 막국수 주류, 음료 판매 안함

비빔막국수는 메밀면에 진안에서 재배한 유기농 포도 식초를 넣은 특제양념이 진한 색감과 매콤달콤한 맛 자체만으로 입맛을 한껏 돋워준다. 처음 접한 사람에게는 낮 설게 보이지만 호기심을 유발하는 비주얼. 특이한건 고기한 점 없지만 길 다란 열무와 비트에 물들은 벌건 동치미 무가 면과 함께 씹히는 맛이 고기이상 가는 별미. 여기에 통째 나오는 배추김치는 막국수와 최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배추김치는 매년 10월 2000포기 김장을 한다. 동치미는 70통. 김장 김치에는 찰 보리를 넣고 멸치다시 물이 들어가는데 다시 물 끓여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보통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리필해 먹던 이 김치 하나에 이런 정성이 숨어 있다. 그래서 이 배추김치 때문에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서리테콩국수는 전북 익산에서 계약 재배한 서리테 콩을 불려서 삶아 맷돌기계로 껍질 째 갈아서 소금으로 간을 해서 오이채만 고명으로 올려 손님상에 낸다. 소금은 3년 간 수를 뺀 천일염을 다시 가을무시래기를 삶은 물에 볶아서 사용한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그래서 콩 국물 맛이 쓴맛이 전혀 없고 진하고 고소하다. 

딸 김준희 씨의 노래자랑 수상 사진이 벽면에 붙어있다
딸 김준희 씨의 노래자랑 수상 사진이 벽면에 붙어있다

허름한 내부
내부

여기에는 유도선수 출신의 딸 김준희 씨가 엄마를 돕고 있다. 노래실력이 대단해 전국노래자랑, 박달가요제 금상, 부산현인가요제 본선진출자로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식당벽면에는 유도 사진과 각종가요제에서 수상한 사진들이 붙어있다.

류옥순 대표는 “정직하게 최고의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신 있고 뭐든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퍼 준다,”며 “30년 오랜 세월이 흐르다보니 단골들의 취향까지 알기 때문에 모든 걸 맞춤형으로 신경을 써 줍니다. 그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막국수는 메밀의 주 재배지인 강원도 지방에서 즐겨 먹던 향토음식이다. 과거에 메밀껍질을 분리하지 않고 맷돌에 막 갈아 국수를 내렸다 하여 막국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연중무휴, 오후 3시∼5시 브레이크타임, 동치미막국수, 비빔막국수. 서리테콩국수 8000원,대전 서구 장안로 83-7 기성중학교 앞

대전 서구 장안동 기성중학교 앞에 있는 철원메밀막국수 전경
대전 서구 장안동 기성중학교 앞에 있는 철원메밀막국수 전경 (흑석리)

모녀가 주방에서 일하는 모습
모녀가 주방에서 일하는 모습

메밀 오방지영물, 곡물계의 숨겨진 보물

메밀은 오방지영물로 비타민P(루틴)가 풍부해 곡물계의 숨겨진 보물이라고 한다. 막국수는 계절의 진미이면서 건강식이다.
요즘 코로나19로 외식업소가 어려움이 많다. 이제 철원메밀막국수로 떠나보자. 대전에서 맑은 공기마시고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외식할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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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소풍 2020-07-14 09:24:07
여길 찾아냈군요 ㅎㅎ
정말 다른곳에서는 맛볼수 없는 독특하고 내공있는 맛~!!
다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