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綠陰)가득한 대청호, ‘명상정원’으로 재탄생
녹음(綠陰)가득한 대청호, ‘명상정원’으로 재탄생
  • 이미선 기자
  • 승인 2020.07.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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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IN충청-⑧]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슬픈연가’ 촬영지
드라마·영화 촬영 명소에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진=대청호 슬픈연가 촬영지. 명상정원 조성의 일환으로 설치된 장독대가 정겹다
사진=대청호 슬픈연가 촬영지. 명상정원 조성의 일환으로 설치된 장독대가 정겹다

“덥지 않을까?”

기우(杞憂)였다. 소나무 사이로 조성된 데크와 그 길 끝에 마주한 대청호,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잠시 딴 세상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난 2005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슬픈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한 대청호반이다. ‘호반낭만길’이라는 이름의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에 속해 있다.

대청호 슬픈연가 촬영지는 동구 마산동 쉼터에서 진입할 수 있다. 쉼터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한 발 내딛자마자 보이는 풍경은 마치 영화 속 ‘점프 컷’ 같다.

숲속 오솔길 같은, 솔 내음 가득한 데크 길을 300m 정도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당황할 필요 없다. 어느 길로 가도 촬영지를 한 바퀴 돌고 나올 수 있는 순환로다. 경사로도 없고 쉬엄쉬엄 산책하기에 안성맞춤. 실제 평일 낮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0여 분 남짓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대청호의 잔잔한 물결과,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꽃과 나무들이 뿜어내는 색의 향연, 건너편으로 보이는 마을의 정겨움 등은 “대전에 이런 데가 있었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나무 그늘 아래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돗자리를 펴고 뜨개질을 하는 중년 여성들, 흔들 그네 의자에 살며시 앉아 보는 부부의 모습 등도 풍경이다.

한 50대 남성은 “대전에 살면서도 처음 와 보는 곳이다. 원래 자기 주변 명소는 잘 모르지 않냐(웃음)”며 “극성인 코로나19도 잠시 잊을 만큼 다른 세상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사진=대청호 촬영지에서 휴식을 취하며 담소를 나누는 시민들 모습
사진=대청호 촬영지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슬픈연가 이후에도 영화 ‘역린’ ‘나의 절친 악당들’ ‘창궐’ ‘7년의 밤’ 등의 촬영이 이뤄진 이곳에 대전시와 동구청 등은 많은 공을 들였다.

방문객이 많아지며 혼잡했던 마산동 쉼터는 올해 초 주차장과 화장실, 휴식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이 설치되며 한결 정비된 모습이다. 데크도 무장애 목재로 조성, 노약자나 장애인 등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무료 와이파이 존도 마련돼 있다.

특히 동구청은 3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퍼플뮬리, 칠자화 등 수만 본의 꽃과 나무를 심고, 전망데크, 전통담장 등의 휴게시설을 만드는 등 일명 ‘명상정원’ 조성 막바지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촬영 명소가 시민들의 편안한 쉼터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드라이브 장소로 유명한 대청호. 잠시만 차를 세우고 걸어보자. 호수의 푸르름과 녹음, 가을 억새, 물안개, 눈꽃 등 아침·저녁마다, 계절마다 다른 대청호의 속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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