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지성' 국립대 교수사회 성범죄 발칵
'최고의 지성' 국립대 교수사회 성범죄 발칵
  • 지상현 기자
  • 승인 2020.07.09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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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국립대 교수들, 잇따라 성범죄로 징역형 집행유예
사회적 엄벌 분위기 불구 교육 등 자정노력 부족...강제조치 및 인식개선 필요

대전지역 국립대 교수가 잇따라 성범죄 사건으로 유죄가 선고되면서 교수사회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성교육 강제는 물론,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지역 국립대 교수가 잇따라 성범죄 사건으로 유죄가 선고되면서 교수사회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성교육 강제는 물론,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고의 지성 중 지성으로 일컬어지는 교수사회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대전지역 국립대 교수들이 잇따라 성범죄를 저질러 법원에서 유죄가 선고된 것인데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교수사회는 성교육 등 윤리적인 자정노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교육계 내부로부터 나오고 있다.

9일 대전법원에 따르면 국립대 교수 A씨(55)는 대학원 석사과정에 다니는 제자인 피해자를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16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 명령이 내려졌다.

피해자의 연구활동 및 논문 등 지도교수인 A씨는 너무도 거리낌없는 행동을 했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헤어질 것을 종용하고 서슴없이 신체접촉을 일삼았다. 입맞춤을 요구한 뒤 거부당하자 강제로 끌어안기도 했다.

재판부(대전지법 형사4단독 이헌숙 판사)는 "피고인이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피해자의 지도교수임을 기화로 피해자를 5개월이 넘게 지속적으로 추행해 그 죄질이 나쁜 점,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며 범죄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 대학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5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논의한 뒤 A씨를 해임했다. 법원 판결보다 앞서 엄한 처벌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가 내린 형량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교수직을 유지할 수 없었다.

앞서 대전에 있는 또 다른 국립대 교수도 비슷한 사건으로 유죄가 선고됐다. 학과장을 지낸 B씨(61)는 지난 2018년 11월 23일부터 4차례에 걸쳐 부하직원인 피해자를 성추행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9년 3월 27일에는 "여자가 왜 이렇게 딱딱해. 여자답게 부드러워야지"라며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법원 공판 과정에서 혐의 사실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대전지법 형사8단독)는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범행기간, 추행 방법, 추행 횟수,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나쁘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국립대 교수 B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과 24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했다.

A씨처럼 B씨도 이같은 형이 확정될 경우 교수 신분을 유지할 수 없지만, 학교 측은 지난 2월 직위해제한 데 이어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임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최고 지성들의 집단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교수사회, 그것도 국립대 교수들이 잇따라 성범죄 사건으로 유죄가 선고되자 교수사회 내부는 충격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이들이 근무하고 있는 국립대 교수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유죄가 선고됐다고 하니 충격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사실이라고 해서 너무 놀랐다"고 얘기했다.

문제는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와 달리 교수사회는 미온적이라는 데 있다. 교수사회도 일반 공직사회처럼 성폭력과 성희롱, 성매매 등 성교육이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교수들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한 국립대의 경우 교육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별다른 패널티가 없다보니 교수들은 외면하기 일쑤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다보니 성인지 감수성이 사회적인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국립대 교수는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교수사회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라며 "교수들은 가장 상위 레벨에 있는 지성인 만큼 성윤리 등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을 강화하고 의무적으로 윤리의식 강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과거 허용됐던 행위가 지금은 절대 안된다는 사실을 교수들도 자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립대 관계자도 사견임을 전제로 "교육도 중요하지만 교수 개개인의 성인지 감수성과 행동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배울만큼 배운 분들이 교육을 받는다고 바뀔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의무적인 교육과 함께 스스로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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