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일 대전 천동초 이동형 선별진료소, 전학년 전수 검사

사진=대전 천동초 6학년 학생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사진=대전 천동초 6학년 학생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2일 오전 3명의 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대전 천동초등학교. 엄마, 아빠 손을 잡은 아이들이 속속 학교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미 검사를 받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은 5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운동장에 설치된 이동형 선별진료소에서 학년별로 검사를 받았으며 대부분 학부모들이 동행했다.

코와 입에 면봉을 집어넣는, 어른들도 눈물이 찔끔 날 만큼 고약스러운 검사에 저학년생들 대부분은 울음을 터트리기 일쑤. 한 1학년 학생은 자지러지는 울음과 발버둥으로 검역 요원과 선생님 4~5명이 달라붙어 간신히 검사를 마쳤다. 이 학생은 검사 후에도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얼굴로 헛구역질까지 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아이들이 제일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학부모들의 절절한 심정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검사를 앞두고 잔뜩 긴장한 3학년 막내 동생과 함께 있던 중학생 고 모군은 “부모님이 모두 일을 나가셔서 온라인 수업도 듣지 못하고 나왔다. 어쩔 수 없었다”며 “코로나19가 빨리 가라앉아서 학교에 가고 싶다. 집에서 혼자 온라인으로 공부하니 못 알아듣는 것도 많고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고 모 군의 중학교도 대전 처음 학생 확진자인 114번·115번과 관련된 접촉자로 인해 등교가 중지되고 3일까지 원격 수업으로 전환된 14개교에 포함됐다.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표출됐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과 마트, 체육관 등 생활반경이 고만고만하다 보니 확진자들과 동선이 겹치는 장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전날 5학년 첫째 아이 검사를 마치고 이날 3학년 둘째 아이 검사를 위해 나온 40대 학부모 김 모 씨는 “어제는 큰 애 때문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며 “다행히 음성으로 나왔지만, 이 지역 분위기도 좋지 않고 아이들 관리 때문에 파트타임으로 하던 일도 당분간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전시나 교육청 등 관계 당국을 향한 불만도 나왔다. 지난 29일 학교에서 첫 학생 확진자가 나온 이후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것. 특히 인근 중학교와 달리 천동초는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아이들을 곧바로 하교 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학부모들의 불안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

김 씨는 “월요일부터 지금 목요일까지 방역당국보다는 엄마들 사이에서의 정보가 더 빨랐다.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 마음이 급한 엄마들이 일일이 교육청, 시청에 일일이 전화해 알아보고...(관계 당국을) 믿을 수 없고 결국 ‘내 아이는 내가 지킬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천동초 교직원들의 분위기도 무거웠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전국 첫 교내 감염 사례 여부가 거론 돼서 인지, 학교 분위기나, 학생들 상태 등을 묻는 말에 대부분 “할 말이 없다. 사양하겠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천동초 운동장에 설치된 이동형 선별진료소에서는 5학년을 제외한 870여 명의 학생들이 검사를 받았으며, 결과는 빠르면 이날 밤늦게나 3일 오전 중에 나올 예정이다.

사진=2일 대전 천동초에 설치된 이동형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학생과 학부모들.
사진=2일 대전 천동초에 설치된 이동형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학생과 학부모들.
사진=코로나19 검사를 힘들어 하는 아이를 꼭 잡아주는 학부모
사진=코로나19 검사를 힘들어 하는 아이를 꼭 잡아주는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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