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신천식의 이슈토론’...

29일 열린 '신천식의 이슈토론'에서는 대전 유성구 장대B구역 재개발 갈등을 두고 문제점 제시와 해결방안 도출을 위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왼쪽부터) 곽현근 대전대교수, 김찬동 충남대교수, 신천식 도시공학 박사, 강지원 변호사.

대전 유성구 장대B구역 재개발을 놓고 찬반 갈등이 여전하다.

유성시장 재정비촉진지구 내 장대B구역 재개발은 지난 2006년 6월부터 추진됐다.

하지만 찬반여론과 창립총회 무산, 경기침체 여파로 인한 추진위원회 활동 중단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10여 년째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중도일보 ‘신천식의 이슈토론’에서는 유성 장대 B구역 재개발을 둘러싸고 충돌하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

29일 오전 11시 중도일보 사옥에서 진행된 이번 토론에는 신천식 도시공학 박사의 진행으로 강지원 변호사, 김찬동 충남대교수, 곽현근 대전대교수, 경실련 이광진 위원장이 참석했다.

다음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질의응답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1. 신천식 박사 “갈등 해결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의 당위성과 타당성은?”

곽현근 교수 “현대사회를 키워드는 다원화. 다원화는 다양한 인원과 다양한 의견. 다양한 이익이 존재한다. 다원성은 세계화 사회에서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다원화가 강화되는 추세속에서 갈등 또한 강화되고 있기에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토론에 참여하고 남의 얘기를 경청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김찬동 교수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개개인 간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양보와 타협인데 그것이 안 될 때 규칙을 만들게 된다. 상호 합의할 수 있는 규칙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굉장히 다양한 가치관과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많은 갈등이 생기게 된다. 이럴 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노사 간의 갈등이라던지 현재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이 문제. 정부는 갈등 상황 속 격차를 합의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Q2. 신천식 박사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공공의 역할은 무엇인가?”

곽현근 교수 “현재 사회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마저도 계산한다. 모든 것을 이익으로 환산해 버리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경제영역을 넘어 사회까지 침투하고 있다. 요즘 얘기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가 다가 아니고 가치가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개인적 선호가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 이기심 등을 갖도록 문화를 조성하는데 정부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을 공동체 만들기, 주민잔치 활성화 등 주민들이 상호 의존에 대한 경험을 쌓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김찬동 교수 “공공의 역할에서 공공이 과도하게 개입을 할 것인가? 어느 정도 적절하게 개입할 것이냐 선택의 문제이다. 자치사무와 행정사무가 존재하는데 장대 B의 경우 개발 용적률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은 국가 정부가 가치를 배분해주는 것. 이 가치를 더 갖겠다, 덜 갖겠다는 그 구역 속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정부의 영역. 정부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소통과 대화 플랫폼을 구축·운영하는 것이 공공의 역할이다. 패러다임들이 충돌할 때 소통과 중재를 통해 해결방안을 도출 할 수 있는 역량을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 장대 B구역은 전국에서 빚어지고 있는 정비사업장의 갈등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조합설립 승인조건으로 해당 지자체에서 유성 5일장, 유성시장 보존을 조건으로 내걸고 그로인한 갈등 때문에 감정의 골이 생기고 공동체가 훼손됐다. 이런 갈등을 사회적 합의 형성 과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 공론화가 추구하는 목표중 하나다”

Q3. 신천식 박사 “장대B구역은 사회적 합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곽현근 교수 “장대 B지구에 대해서 연구할 기회는 없었지만 솔직히 너무 늦지 않았나 싶다. 2006년부터 이야기가 오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상당한 갈등 비용을 치루면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 유성 5일장이라고 하는 가치를 두고 어떻게 할 것인가. 이는 공공의 갈등이라 생각하며 해결점은 있다고 본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숙의 민주주의 방식.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가 희생되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양보하는 그런 자세가 중요하다.  장대 B지구를 두고 갈등조정협의회 열어서 당사자 참여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과연 이해당사자들이 어떤 자세로 참여했을까? 참여하는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경청 학습하고, 충분한 정보를 갖고 정제된 선호를 가지고 했는지? 양보해야 한다는 자세 없이는 갈등은 평행선을 달린다. 장대 B문제도 규칙을 만들어놓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것이 없이 단순히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Q4. 신천식 박사 “현장 상황에서 극적인 타협? 이런 것이 있지 않나? 이를 이루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인가?”

강지원 변호사 “우리는 어릴 때 서로 대화하고, 양보하자 이런 교육을 받아본적이 없었다. 쉽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보니 양쪽 당사자를 앉혀놓고 시간도 안준다. 다 잘라버린다. 무조건 만나서 회의를 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얘기를 들으려하는 자세를 갖추고 양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보고 만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재자이다. 각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해주고 절충안을 제시해 이러한 문제도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재자의 역할이다. 이것이 바로 공공의 역할이다. 정책을 내놓고 추진을 한다는 것은 국가 자체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민들의 이익을 위해서 추진하는 것. 하지만 미숙하다. 공부가 덜 됐다고 할까. 더 발전해야 한다”

김찬동 교수 “구역 해제된 장대C 주민들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할 것이다. 장대 B만 용적률 621% 주고 나머지는 해제했기 때문이다. 대전시에서 용적률 600% 이상을 줬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조합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전시민, 인근 개발구역 주민 등의 의견도 들어봐야 할 것이다. 또 다차원적으로 대화를 해야한다. 개념을 얘기하는 것 같지만 갈등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소통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있으면 해결된다. 이해관계의 충돌이 생길 때 정부의 역할은 갈등을 해소하면서 갈등 해결을 위해 추가적인 자원을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장대B가 왜 갈등이 심화됐나. 유성 5일장이 보존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해당사자가 극단적 저항을 하는 이유다. 우선 우리는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꿔야 한다. 갈등이라고 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갈등이 없으면 변화, 발전이 불가하다. 갈등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다. 갈등을 어떻게 치유하냐가 중요하다. 장대B같은 경우 초창기부터 이런 문제에 대한 접근이 필요했다. 이해당사자들이 있었고 이해당사자 그룹들이 요구하는 것이 있었으면 합의 가능한 것들을 찾아냈어야 했는데, 찾아내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우리가 이런 부분에 뛰어든다면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구색을 맞추기 위한 갈등 조정위원회는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 새롭게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무리하게 자꾸만 봉합하려기보다는 문제를 드러내고 치유하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이 지역은 조정을 통합 합의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곽현근 교수 “장대B만의 좋은 스토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장대B지구가 생계에 있어 중요한 개념. 로컬 개념인데 대립되는 이익을 생각하지 말고 좀 더 소중한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 다음세대에 넘겨줘야 할 것이다”

Q5. 신천식 박사 “공동체 회복 방안은?”

강지원 변호사 “공공의 정의는 무엇이냐? 상속세를 50%하는 것이 정의냐 30%하는 것이 정의냐. 정의는 정답이 아니다. 정의는 타협이다. 타협을 해서 45%로 하자 했다면 이는 영구한 정의일까? 이 또한 아니다. 10년을 계산하면 달라질 수 있다. 늘 타협을 통해서 부족한 점을 채워가야 한다. 문명사 쪽으로 반성해야 할 것이 있다. 지나친 이기주의 지나친 탐욕주의다. 탐욕과 욕심을 비우고 내려놓는 연습이 공동체 행복 뿐 아니라 개인의 행복에 다가가는 빠른 길일 것이다”

김찬동 교수 “장대B구역의 경우 사업 특성 자체가 도시화다. 가장 높은 고밀도의 건물을 만들려는 것인데 주거복지 개선과 유성5일장의 보존. 이질적인 패러다임과 가치를 접목시키는 사업이다. 이 갈등 상황들을 보면 상가 비율이 되면 8:2로 되면 주변 상권의 침체로 9:1로 해야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공원녹지와 관련돼 충돌되는 부분도 있다. 행정청에서 이를 조정하고 대안들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갈등은 극단적으로 갈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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