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 안정감 & 명확한 불펜 역할, 선수단 운영 유연하게

최원호 한화이글스 감독대행.
최원호 한화이글스 감독대행.

2020시즌 한국 프로야구 상위권 순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선두 NC가 굳건하게 1위를 유지한 채 여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키움과 두산의 2위 경쟁, LG와 기아의 4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키움이 연승을, LG가 연패와 연승을 오가며 순위 경쟁을 점입가경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던 지난주였다.

당분간은 상위권의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이 5할 승률을 유지하면서 5강 경쟁에 뛰어들 태세를 갖추고 있고 롯데는 5할 언저리에서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KT는 투, 타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서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SK와 한화는 리그에 민폐(?)를 끼치면서 최하위 탈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염경엽 감독의 부재, 최원호 감독대행의 적응이 화두에 오르면서 팀을 추스르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지난주 2승 4패로 여전히 5할 승률과 위닝 시리즈를 만들지 못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아쉬움이 가득한 한 주였다. 여전히 실책과 기록되지 않은 실책들 그리고 득점권에서 집중력 부족이 경기력에 영향을 주면서 더 많은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정감을 찾아가는 선발진과 확실한 교통 정리 필요한 불펜

최원호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고 18연패의 수렁에 빠졌지만 베테랑들에게 휴식을 주고 지친 선발진에게도 여유를 주면서 다시 상승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적어도 투수진이 힘을 얻고 다시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서폴드가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고 부상에서 돌아온 채드벨이 조금씩 지난 시즌의 컨디션을 되찾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채드벨은 물음표가 가득하고 토종 선발진에 대한 믿음도 부족하다.

다만, 최원호 감독대행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기존의 선발진에 여유를 준 것은 현재로서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퓨처스에서 조정기를 거친 장시환과 김민우가 구위를 되찾으면서 점차 기대에 부응하는 듯 보인다. 물론, 장시환은 투구 수 조절과 제구에, 김민우는 레파토리와 제구에 더 힘을 써야 하지만 말이다.

좌완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 파이어볼러 김범수를 선발로 전환시킨 것도 현재로서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최근 김범수는 퀄리티 피칭을 하고 최다 투구 수를 기록하면서도 대단한 구위를 선보였다. 투 피치에서 벗어나 다양한 변화구의 구사 비율을 높이고 제구만 잡을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선발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하지만, 정우람이 불의의 부상으로 빠지고 지난 2018년부터 불펜의 핵심이었던 송은범, 이태양이 떠난 불펜은 너무나 헐거워졌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새로운 얼굴들로 불펜을 재정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 올시즌 불펜의 핵심으로 성장한 김진영의 존재감은 크다. 여기에 정우람을 대신해 마무리에 나서는 박상원은 여전히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으나 기복이 심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이 두 선수를 제외하고선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애매하다.

불펜 투수들은 자신의 역할에 따라 준비하는 루틴이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자신이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지 어느 정도는 감을 잡을 수 있어야 그에 따른 준비도 훨씬 수월해 질 수 있지만 현재 최원호 감독대행은 불펜의 역할에 대한 경계선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유일한 좌완 황영국만이 필승조에 포함되는 형국이다.

베테랑 안영명에 문동욱, 윤대경의 쓰임새가 애매하고 새롭게 합류한 김종수와 강재민의 역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현재로서는 안영명, 문동욱, 윤대경이 박빙 상황에서 추격조로 김종수와 강재민이 뒤진 상황에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기 상황에 따라서 그 선수의 컨디션에 따라서 투입 시기나 기대치가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경험이 많지 않은 불펜 투수들에게 어느 정도의 가이드 라인은 제시하는 것이 경기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컨디션이 떨어진 신정락, 이현호를 퓨처스로 보내고 1군에 등록된 김종수와 강재민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최원호 감독대행만의 색깔 찾아야... 기본에 충실한 선수단 운영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

지난주 한화이글스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충분히 두 번의 위닝 시리즈를 가져올 수 있었으나 실패했다. 바로 기본이 안 된 경기력에서 기인한 것이다.

지난주 삼성전에서 보여줬던 박한결의 기록되지 않은 실책과 정은원의 실책은 실책에 그치지 않고 실점으로 연결이 됐고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팽팽했던 경기를 패배로 몰아넣었다. 또한, KT전에서 나온 강경학과 이성열의 실책도 실점으로 연결이 됐고 대량으로 실점으로 이어졌으며 경기는 당연히 패하고 말았다.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이 선수들이 경기 중 수비에서 저지른 실책이나 실책성 플레이는 모두 평범한 타구였다는 것이다. 어려운 타구를 잡으려다 실책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나 너무나 평범한 타구에 당연히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의 실책은 투수를 힘들게 하고 팀을 어렵게 만들게 했다.

한화이글스의 기나긴 연패 기간에도 반복된 모습들이었다. 특히 선발 투수들이 고군분투하면서 팽팽한 승부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을 때 나오는 실책은 투수 뿐 아니라 경기에 참여한 모든 선수들의 맥을 빠지게 하면서 안 좋은 플레이의 도미노 현상을 낳기도 한다.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이다.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 부족은 투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려 마운드에서 평정심을 잃게 만들고 투수가 가진 최고의 피칭을 할 수 없게 만들곤 한다. 공격에서도 이미 벌어진 점수를, 기울어진 승부를 되돌리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과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어려움이 계속 쌓여가는 악순환이 지속되며 부정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으로 경기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조한민이 퓨처스로, 이번에는 박한결이 퓨처스로 내려갔다.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재정비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매불망 기다렸던 오선진이 복귀하고 강경학도 1군에 올라왔다. 전반적인 수비는 안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내야의 중심 하주석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오선진이 중심을 잡아주고 강경학, 노태형, 정은원, 새롭게 합류한 박정현이 기본적인 플레이부터 실책 없이 해주면 된다. 김태균, 송광민, 이성열이 책임지고 있는 내야의 양코너는 최원호 감독대행이 적절하게 수비 분배를 하면서 운영을 해줘야 할 것이다. 노태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으나 노태형도 전문 코너 내야수가 아니라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선발진이 안정을 찾고 있을 때 최원호 감독대행은 불펜을 빠르게 정비하면서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 여기에서 야수진의 적절한 체력 관리를 해주면서 적재적소에 좋은 선수를 투입해야 한다. 최근 고졸 신인 최인호의 중용은 최인호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높이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아주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다만,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송광민과 이성열 베테랑 콤비와 복덩이에서 타격 부침을 겪고 있는(특히, 찬스 상황에서) 정진호의 활용 여부는 심각하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원호 감독대행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팀의 안정을 찾는 “첫 번째 지름길”이 될 것이다.

어렵게 개막을 맞이한 2020시즌. 팬들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많은 훈련과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부상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승리를 따내고 가을야구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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