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현식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아리랑TV에서 느낀 ‘첫 한류’의 희열, 충남도 가능”

혁신도시법 통과로 충남도청이 위치한 내포신도시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인구 3만 명이 채 안되는 더딘 발걸음을 보이고 있지만, 도내 기관·단체들이 속속 입주하며 중핵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디트뉴스>는 내포신도시에 입주한 기관·단체장들을 순차적으로 만나 활동계획을 들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충남문화재단 김현식 대표이사는 대한민국이 세계문화의 중심이 되고, 충남이 대한민국의 정신문화의 본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취임 100일 즈음에 만난 (재)충남문화재단(이하 재단)의 제4대 김현식(63) 대표이사는 자신을 ‘시대기획자’라고 표현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변화하는 시대에 나아갈 방향과 그림을 제시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은 말이었다. 그리고 그 방점은 ‘대한민국의 문화를 이끄는 충남’에 있다. 

유신정권 때 대학시절을 보낸 김 대표는 내로라하는 여러 굵직한 정치인들과 함께 민주화운동을 벌였다. 그러던 중 긴급조치9호 위반으로 구속된 뒤 강제징집으로 군에 입대했고, 제대 뒤에는 출판사와 홍보기획사를 운영했다.  

이후에도 김근태, 이해찬 등과 함께 민청련을 창립하고 고양시에서 문화마울공동체 운동도 벌인다. 40대는 아리랑TV의 성장에 바쳤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해외교포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기획된 아리랑TV는 오늘날 ‘한류열풍’의 근간이 됐다. 이에 대한 자긍심은 아직도 김 대표의 가슴 한곳에 뜨겁게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그는 대한민국이 가장 급격하게 변했던 한 시대를 온 몸으로 겪은 세대다. 그리고 그 경험들은 이제 이념과 자본이 아닌 ‘문화’가 부국의 동력임을 확신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그 중심에 대한민국이 서게 되는 시대가 오고 있고, 그 안에서 충남이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때마침 양승조 충남지사의 도정은 기존의 정무부지사를 문화체육부지사로 바꿀 정도로 ‘문화’가 갖고 있는 힘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맞춰 김 대표는 재단이 문화예술단체의 행사를 뒷받침하는 기능에 그칠 게 아니라 충남을 ‘대한민국 문화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기획·연구 거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체적인 로드맵도 구상 중이다. 충남연구원의 ‘2030 문화체육관광비전’ 연구용역에 참여하며 문화복지 도시로서의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대기획자’를 자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대기획자 김현식 대표를 만나 ‘문화 부국론’을 들어보았다. 

한편 연기군 전의면(현 세종시) 출신인 김 대표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국제방송) 대외협력관, 한국뉴미디어방송협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사회문화연구소장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연구와 자문 활동을 펼친 바 있다.


[다음은 김현식 대표이사와의 1문 1답]

-재단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충남의 문화예술정책·사업 개발, 지역고유문화육성,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및 복지지원, 문화기획자 및 마케터 양성, 소외계층 문화복지, 도민대상 문화예술교육지원, 생활문화활성화지원, 국제문화예술교류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이를 위해 총 400건이 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ICT기반 문화콘텐츠(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와 유물유적 발굴 보존 및 학술연구(충남역사문화연구원)를 제외한 문화예술관련 모든 업무는 우리 재단의 일이다.”

김 대표는 '복지수도 충남'을 위해 충남문화재단이 문화분야의 복지를 완성하는 한 축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주요사업이 있다면?

“민선7기 양승조 도지사는 정무부지사를 문화체육부지사로 바꾸고 문화관광부 현역 고위 관료를 부지사로 영입할 만큼 ‘문화충남’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도는 ‘문화비전2030’을 수립 중이다. 재단 역시 최우선 과제는 향후 10개년의 중장단기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재단 내 전담TF를 운영 중이며 사업기획팀도 7월 1일부로 신설한다.

대표적으로 ‘충남 무형문화재 대전’과 ‘서해안 비치 국제뮤직페스타’ 그리고 작년에 성황리에 첫 공연을 마친 ‘윤봉길의사 뮤지컬, 워치’ 등 지역고유 문화브랜드 개발 사업과 학업 중단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사업’도 대전 가정법원, 청소년진흥원과 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 추진 중이다. 내년 문체부 ‘문화의 달’ 제정 50주년 기념사업 공모에 선정돼 내년에 홍성·예산을 배경으로 ‘뿌리문화축제–한문화의 달’ 행사를 전국규모 행사로 키울 계획이다.”  

- 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 계기와 포부는?
“평소 문화정책과 문화운동이 관심사라 충청사회문화연구소를 운영 중이었고, 도정정책자문위원으로서 여러 정책을 건의해왔다. 존경하는 이명남 전 대표이사님과도 충남문화정책과 전략을 논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일찍 우리 곁을 떠나시게 돼 유업을 이어받게 됐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으뜸가는 ‘문화충남’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이미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이후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고 세계적 위상이 달라졌다. 문화 부분에서도 ‘한류’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인했다. 이에 충남을 대한민국의 ‘국토의 중심에서 문화의 중심으로’ 만들고 싶다. 충남이 소유한 역사인물, 상징, 콘텐츠를 기반으로 인문학 부흥을 이뤄 ‘한국정신문화의 본향’으로 세우고, 이를 예술과 결합해 ‘신한류 창조 문화융합발전소’를 만들고 싶다. 이를 토대로 문화산업과 관광이 발전되도록 토대를 구축하고자 한다.”  

- 그렇게 되면 충남이 세계문화 중심에 설수 있다는 뜻인가.

“시대의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과거 사대주의와 암울한 일제강점기, 6.25전쟁과 남북분단 등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세계 10대 강국 반열에 들어갔다. K방역이 세계 표준이 되고 있고 한류열풍이 분다. 특히 코로나19로 서양문물을 우월하게 올려다보던 의식이 깨지고 위대한 각성이 시작됐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세계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이 될 수 있는 나라다. 세계가 그렇게 인정하는 시대를 맞았다.

그 중에서도 충남은 삼국시대 동아시아 교역의 중심지였던 백제를 역사문화적 근간으로 두고 있다. 아시아권 통틀어 가장 문화예술이 뛰어났던 국가다. 국운이 기울던 때 구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인물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제 대중문화의 한류에 정신문화 한류가 필요하다. 하찮게 여겼던 조상의 위대한 컨텐츠를 재발견하는 한국문화의 르네상스 운동을 충남이 주도해야 한다. 그것을 선언하려는 것이다.”

-구체적인 구상이 있는지. 

“충남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본향이라는 공식을 만들고 싶다. 그걸 위해 도내 시·군마다 장르별로 예술인 마을을 만들 생각이다. 현재 안면도에 ‘청년예술인마을 만들기’ 사업을 구상 중이다. 홍대의 젊은 뮤지션 30명을 이주시키고 낮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예술을 하는 생업에 지장 없이 창작에 몰두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 한다. 거기서 ‘신한류’를 일으킬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자연적으로 천혜의 명소인 안면도에 문화예술이 함께 하면 세계적인 축제의 명소가 될 수 있다. 

또 충남에서 누구나 예술가가 되는 환경을 만드는 목표도 갖고 있다. 예술인들이 지역사회에 재능을 나눠주고 지역민 스스로 발전시켜 뿌리를 내리게 하는 ‘선순환시스템’을 구현하려 한다. 아울러 내년 문화재청 사업인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축제’도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각오로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철저히 준비 중이다.”

새로운 문화 격변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김 대표는 이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는 '시대기획자'의 역할을 자처했다.

-자신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여러 고민 끝에 ‘시대기획자’로 표현했다. 대한민국은 이제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머지않아 4차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문화적 대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시대기획자’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았다. 앞에서 언급한 모든 구상들이 이런 취지의 고민에서 시작됐고 중앙무대에서 활동할 때부터 머릿속에 담았던 내용이다. 충남은 이것을 현실화 할 동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끝으로 도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충남도 민선 7기는 ‘복지수도 충남’을 내걸었다. 진정한 복지공동체가 되려면 ‘먹고 사는 문제’, ‘보건 의료’, ‘문화예술’ 세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 앞으로 우리 재단은 복지수도를 완성시키는 한 축으로서 ‘행복한 문화충남’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문화가 빛나는 충남, 예술이 숨쉬는 마을’을 만드는 일은 주민이 주체가 되어 ‘함께’ 할 때 가능한 것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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