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켓 등에서 판매, 다른 학부모들은 왜 파냐며 불편한 감정
교육청 "판매금지 강제성은 없어"

사진=대전교육청에서 지원하고 있는 농산물꾸러매(대전교육청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대전교육청에서 지원하고 있는 농산물꾸러매(대전교육청 페이스북 갈무리)

학생 가정에 지원되고 있는 농산물꾸러미를 일부 학부모들이 온라인상에서 되팔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손해를 입은 농산물 생산 농가를 돕고 학생들의 건강 증진 및 가계 부담 경감이라는 취지를 고려해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전교육청은 관내 유·초·중·고·특수학교 재학생 약 18만 명의 가정에 3만 원 상당의 친환경 및 일반 농산물꾸러미와 농협 농촌사랑상품권 7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유치원 상품권은 4만 원이다.

학교급식 중단에 따라 발생한 무상급식비 가용재원 중 교육청과 시청 및 5개 구청이 무상급식비 분담 비율에 따라 지원하는 것으로 약 173억 상당이 소요된다.

지난 16일 저학년부터 농산물꾸러미 배송이 시작됐으며 친환경쌀, 현미, 찹쌀을 기본 구성으로 학교급에 따라 찰기장, 찰보리, 찰흑미 등이 추가로 포함됐다. 초등학생 꾸러미에는 채소 씨앗도 동봉해 배송 중이다.

사진=한 온라인 마켓에 올라와 있는 농산물꾸러미 판매 게시글(온라인 카페 캡쳐)
사진=한 온라인 마켓에 올라와 있는 농산물꾸러미 판매 게시글(온라인 카페 캡쳐)

하지만 농산물꾸러미를 받은 일부 학부모들이 온라인 마켓에서 이를 판매한다고 나서 논란이다.

한 온라인 마켓에는 “지난 20일 받은 농산물꾸러미인데 시골에서 쌀이 와서 내놓는다”며 일괄 3만 5000원에 가격조절은 안한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와 있다. 다른 곳에서도 “저희 집에서 먹는 곡물 종류가 아니라서요. 2만 5000원에 드립니다” 등의 판매 글이 게시돼 있다.

이에 다른 학부모들은 “꾸러미 이렇게 판매해도 되는 건가요?” “판매금지라고 학교에서 문자도 왔는데...” “드시지 않을 거면 무료 나눔이 더 좋을 듯해요” “진짜 별걸 다 파네... 대전 망신이에요” 등의 댓글로 농산물꾸러미 판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실제 각급 학교에서는 ‘농산물 꾸러미 및 상품권은 금전 거래(중고나라, 온라인까페등)가 불가합니다. 이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메시지를 발송한 바 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도 꾸러미나 상품권 등이 거래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 이를 예방하고자 판매 불가 안내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소수의 학부모들이 그런 것 같다”며 “판매 금지를 강제할 수는 없고 권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드시지 않을 거면 무료나눔 하시라는 말도 (교육청에서) 섣불리 할 수 없다. 그러면 무료나눔 하지 않은 학부모들은 나쁜 사람들이라는 거냐. 교육청의 의도가 뭐냐는 민원도 발생한다. 타 시·도에서도 그런 예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는 물론 자신이 먹지 않는 것이니 다른 종류나 현금으로 바꿔 달라는 요구도 왕왕 있어 농협에서도 난감한 경우가 많다는 귀띔이다.

자녀를 둔 유성구 관평동 김 모(42) 씨는 “저희도 친정에서 농사를 지으셔서 쌀이나 잡곡이 넘치지만 팔 생각은 못 해 본 것 같다”며 “파는 분들도 사정이 있으시겠지만, 우선은 애들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등 농산물꾸러미를 받고 싶어도 못 받는 분들이 주위에 있나 보고 나눔을 하면 좋을 듯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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