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원내지도부 공백 감안 상임위원장 선출 본회의 ‘취소’
여야 협상 시간 벌어..주호영 복귀 뒤 협상 재개 전망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면서 박병석 의장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면서 박병석 의장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면서 박병석 의장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국회법이 정한 상임위원장 선출 법정시한을 넘기면서도 여야의 합의를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여야는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각각 6월 5일과 8일까지 선출해야 했다.

박병석 의장은 지난 19일 국회 상임위원장 추가 선출을 위해 예정했던 본회의를 취소했다. 한민수 국회의장 공보수석 비서관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박병석 의장은 야당의 원내지도부 공백 등을 감안해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당초 지난 15일 본회의를 열고 법제사법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뒤 여야 원내지도부에 “19일까지 원구성 합의를 마쳐달라”고 당부했다.

국회 정상화 위해 추가 상임위원장 선출 연기
소통‧대화‧타협 중시 ‘의회주의자’ 면모 엿보여

하지만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일방적인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하고 잠행하면서 여야 협상은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선 박 의장이 이날 본회의를 취소하고 추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않은 건 합리적 결정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여야 원구성 협상이 진척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야당을 배제한 채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경우 국회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통과 대화, 타협을 중시하는 ‘의회주의자’로서 박 의장의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박 의장은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취임 축하 전화를 받고 “야당과 최대한 소통하지만, 국회법 정신에 따라 국회를 운영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야당과 대화에 힘써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앞서 박 의장은 지난 15일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를 비롯한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박 의장은 당시 “일주일동안 본회의를 2차례 연기하면서까지 협상을 촉구했고, 저 자신도 깊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국민과 국익을 위하는 길이라면 감당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특히 코로나 3차 추경과 위기의 남북관계를 언급하며 “국회는 국민과 결코 괴리될 수 없다. 국민들은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시간을 허비하는 건 결코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에 당위성과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한민수 공보수석 “박 의장, 여야 합의과정 지켜본 뒤 결단”
통합당 강경 입장 고수 속 주호영 복귀 뒤 재협상 ‘가능성’

한민수 공보수석은 통합당 원내지도부 공백에 향후 본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과 관련해 ‘야당의 복귀를 마냥 기다릴 순 없지 않느냐’는 <디트뉴스> 질문에 “국가경제, 국민의 삶과 안보, 국민의 안전에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 하루빨리 합의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며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회의장으로서 결단 하지 않겠나”고 답했다.

다만 통합당 일각에서는 원구성 재협상이 이루어져도 민주당이 ‘통 큰’ 양보를 하지 않을 경우 원만한 타결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태흠 통합당 의원(3선. 충남 보령‧서천)은 21일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민주당이 법사위원회를 먼저 차지하고, 선심 쓰듯이 상임위원장 몇 개 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민주당이 1당 독재로 가겠다는 건데, 차라리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고 국정을 책임지라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당이)18개 상임위를 단독으로 구성하면 우리는 상임위원 신분으로 들어가서 활동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기재위와 농해수위를 1순위로 희망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저나 당이나 받아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병석 의장이 향후 본회의 일정을 못 박지 않으면서 여야 모두 시간을 번 셈”이라며 “코로나 경제위기와 한반도 안보상황이 엄중한 시기이기 때문에 통합당으로선 원구성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는 등 접촉을 했으니, 조만간 주 원내대표가 복귀할 걸로 보이고 그에 맞춰 원구성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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