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본회의서 6개 상임위원장 표결 ‘강행’
법사위원장 거론 박범계, 선수에 밀려

여당이 15일 열린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미래통합당은 거세게 반발하며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파행과 후유증은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국회 본회의 모습
여당이 15일 열린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미래통합당은 거세게 반발하며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파행과 후유증은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국회 본회의 모습

여당이 15일 열린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법제사법위원장(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미래통합당은 거세게 반발하며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파행과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했던 본회의를 오후 6시로 연기한 뒤 상임위원장 선출의 건을 상정했다. 범여권은 표결 처리를 강행해 법사위와 외교통일위, 기획재정위, 국방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보건복지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충청권은 박범계 의원(3선. 대전 서구을)이 법사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윤호중 의원(4선. 경기 구리)에게 돌아갔다. 4선의 윤 의원에 선수(選數)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야는 이날 오전 박병석 의장 주재로 비공개 회동을 가졌지만, 핵심 쟁점인 법사위원장 배분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앞서 박 의장은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15일까지 협상을 마치지 않을 경우 의장 직권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의 건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박 의장은 국회의장 선출에 이어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여권 단독으로 강행하는데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등을 위한 원구성을 더는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병석 의장 “일부 상임위만 구성 아쉽고 유감”
“시간 더 준다고 합의 이르기 희박하다 판단”
“국가적 위기 상황 민생보다 더 소중한 건 없어”
“법사위 월권 행위 제도적 개선 요청”

박 의장은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 상임위부터 구성하게 돼 매우 아쉽고 유감스럽다. 일주일동안 본회의를 2차례 연기하면서까지 협상을 촉구했고, 저 자신도 깊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국민과 국익을 위하는 길이라면 감당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어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이미 일주일이 지났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러울 따름”이라며 “국회와 여야 각 당이 나름대로 사정 있겠지만, 코로나와 남북관계 위기에서 정치권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민생을 돌보는 것보다 더 소중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시간을 더 준다고 해서 합의에 이르기는 희박하다고 봤다. 지난 회기에서 모든 국회운영 기준은 국익과 국민이라고 말했다. 당장 화급을 다투는 국가적 현안이 나라 안팎으로 급박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 여권 의원들이 15일 본회의에서 6개 상임위원장 선거를 하고 있는 모습.
민주당을 비롯한 범 여권 의원들이 15일 본회의에서 6개 상임위원장 선거를 하고 있는 모습.

박 의장은 “진정 기미를 보이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당장 일터와 생계를 걱정하는 국민을 지키는 것이 국회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추경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남북 관계도 다시 긴장상태로 돌아가고 있다. 국회가 이런 위기상황에서 시급히 관련 상임위를 열어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회는 국민과 결코 괴리될 수 없다”고도 했다.

박 의장은 또 “국민들은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시간을 허비하는 건 결코 용납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국가적 재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손잡고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법사위와 관련해서 “국회의장은 그동안 체계 자구심사권을 활용하는 법사위의 월권적 행위를 제도적 개선을 강력 요청해 왔다”며 “민주당은 그렇게 한다고 약속했다. 빠른 시일 내에 제도화해 달라. 법에 따라 원구성을 제도적으로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통합당 “일당독재” 반발 '보이콧'..정국 경색 ‘불가피’

반면 통합당은 본회의장 앞에서 박 의장과 민주당이 야당과 합의 없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것에 “일당독재”라고 항의하며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표결에 앞서 본회의장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회의장은 오늘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려고 한다. 우리 당 의원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없이 의사일정을 올린 것도 잘못했지만, 개헌 국회에서 상대 당 의원들을 (상임위에)강제 배정한 건 헌정사에 처음이다. 뭐가 그리 급한가. 국회는 운영의 룰과 원칙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에게 7석을 준다고 하면 받겠느냐. 법사위 없이는 한 석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본회의장을 떠났다.

같은 당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5선. 충남 공주‧부여‧청양)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 없는 국회는 국회일 수 없다”며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 본령이 사라진 국회의사당은 더 이상 신성한 민의의 전당일 수 없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윤호중 법사위원장,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3선), 윤후덕 기획재정위원장(3선), 민홍철 국방위원장(3선), 이학영 중소벤처위원장(3선), 한정애 보건복지위원장(3선)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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