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2-4생활권 백화점 부지 변동 예고
상가 공실 고려, 어반아트리움 연계 개발 방향
대전 '현대아울렛·신세계사이언스' 개장 영향도

세종시 2-4생활권 중심상업지구 나성동 백화점 부지. 시는 올해 초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이곳 부지에 꽃을 심는 '초화원' 사업을 시행했다. (자료=세종시)
세종시 2-4생활권 중심상업지구 나성동 백화점 부지. 시는 올해 초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이곳 부지에 꽃을 심는 '초화원' 사업을 시행했다. (자료=세종시)

백화점 부지가 포함된 세종시 2-4생활권(나성동) 중심상업지구 개발 계획이 변동될 전망이다. 상가공실 등 내부 문제가 근본적 원인이지만, 세종시 인접 대전 유성지역에 곧 현대아울렛과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 등 대형유통 시설이 들어서는 것도 개발계획 변경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15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등에 따르면, ‘행복도시 2-4생활권 리뷰 및 기능조정 전략 수립’ 용역이 최근 완료됐다.

연구 용역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총 8개월 간 시행됐다. 국내 최장 문화상업거리인 어반아트리움과의 연계, 핵심 앵커시설 규모 조정, 문화·국제교류 기능 부여 등이 반영됐다.

행복청 관계자는 “용역안은 아직 하나의 대안이고, 향후 LH와 세종시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 시민 공감대 형성 등 여러 절차를 거쳐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상가 공실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공급 시점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성 확대 위한 규모 축소, MICE 시설 부각

이번 연구 용역에서 도출된 2-4생활권 중심상업용지 도입 가능 시설 제시안.
이번 연구 용역에서 도출된 2-4생활권 중심상업용지 도입 가능 시설 제시안.

행복도시 2-4생활권 특별계획 1구역은 백화점과 UEC(Urban Entertainment Center) 용지다. 광장과 공공공지 등 총 6만8580㎡ 규모로 조성된다. 

이번 용역안에는 상가 공실 등 세종시 특수 상황을 감안, 사업성과 민간사업자 참여를 높이기 위해 복합쇼핑몰 규모 조정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용적률은 기존 600%에서 430%로, 연면적도 기존 41만 1480㎡에서 29만 5040㎡로 낮춰 공급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전체적으로는 기능 집적형 보다 기능 분산형으로 방향을 잡았다. 강력한 집객력을 가진 백화점 등 대형 앵커 기능 시설 보다는 개발 지역 전체의 동반 성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인접 어반아트리움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중저가 점포와 단순 근린생활시설 도입은 지양하고, 대규모 점포와 복합 상업시설을 조성해 특화 상권을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복합쇼핑몰을 주 기능으로 하되, 업무시설과 고급 오피스텔 시설을 추가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이춘희 세종시장도 지난해 연말 정례브리핑을 통해 “7만㎡에 달하는 현재 나성동 백화점 부지는 시 상권으로 볼 때 너무 크다는 판단”이라며 “전반적인 유통업계 상황이 전통적인 백화점 형태는 점차 줄어들고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하는 추세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닌 복합적인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수요 타당성은 상업 시설 공실 해소 등을 고려해 2027년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미 조성된 어반아트리움과의 연계 성장을 고려하면 2024년 조기 상업시설 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시설 조성 필요성도 이번 용역안에 담겼다. 

세종의 경우, 주요 공공기관과 기업 행사 유치를 위해 MICE 산업에 대한 전략적 개발이 필요하고, 오는 2025년까지 숙박시설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유통업계 ‘격전지’ 대전 영향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
이달 문을 여는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

인근 생활권인 대전에 대형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이 잇따라 개장하는 움직임도 2-4생활권 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접한 도시가 유통업계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세종시와 행복청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용산동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은 당장 오는 26일 문을 연다.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9만 9690㎡ 규모다. 판매시설 265곳과 호텔 100실, 컨벤션 2개층, 영화관(7개관), 테마공원 등의 시설을 갖췄다.

대전 도룡동 신세계 사이언스 콤플렉스는 내년 5월 개점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 복합쇼핑몰은 5만 4048㎡ 부지에 약 5596억 원을 투입해 지어진다. 지하 4층 지상 43층 규모로 연면만 약 27만㎡에 이른다.

올 9월 유성구 봉명동에는 400여개 패션브랜드가 입점하는 백화점 형태의 쇼핑 공간도 들어선다. 지하 6층, 지상 10층 연면적 9만 6978㎡ 규모로 프리미엄 식당가와 키즈타운 등의 시설이 입점했다.

기존 롯데와 한화, 세이 측도 이에 맞서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추세다. 

행복청 관계자는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업인 만큼 최선의 공급방향을 찾을 계획”이라며 “젊은 세대들의 생활 패턴에 맞고, 중심 상업축을 통한 시너지 효과, 토지 공급 시점 등도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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